[단독] ‘일본해’라 쓰고 전범기업에 국부유출하는 녹십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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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일본해’라 쓰고 전범기업에 국부유출하는 녹십자
  • 김인수 기자
  • 승인 2020.05.25 12: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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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쓰비시도쿄UFJ은행으로부터 차입금 이자 명목 억대 송금
10대 제약사 중 유일… 미국법인 GCAM 지도엔 일본해 표기
사진=녹십자 홈페이지
사진=녹십자 홈페이지

국내 매출 순위 10대 제약사 중 GC녹십자가 유일하게 전범기업과 조우하면서 벌어들인 돈의 일부를 전범기업에 유출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특히 녹십자는 해외 법인의 위치정보 지도를 ‘일본해’와 ‘리앙쿠르암초’로 표기된 지도를 사용하고 있기도 한데요. 녹십자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백신·혈액제제 기업으로서 우리나라 명함을 들고 세계로 진출한다는 것에 실망감을 더해 주고 있습니다.

본지가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녹십자가 조우하고 있는 전범기업은 일제 강점기에 최악의 3대 전범기업 중 하나인 미쓰비시그룹인데요. 미쓰비시그룹의 핵심 계열 은행인 미쓰비시도쿄UFJ은행으로부터 빌린 돈에 대한 이자로 일본으로 유출하는 것으로 확인된 것입니다.

녹십자가 전자공시시스템에 차입한 은행에 대해 공시한 2015년부터 살펴본 결과 그해에는 장·단기 차입금 은행에 일본 전범기업 은행이 보이지 않고 국내 시중은행(우리은행, 한국씨티은행, 신한은행, KEB하나은행, KDB산업은행, 농협은행)에서 차입한 것으로 나와 있습니다.

그러다가 2016년 공시부터 일본 전범기업 계열 은행이 보이기 시작하는데요. 바로 미쓰비시도쿄UFJ은행입니다. 미쓰비시도쿄UFJ은행으로부터 50억원을 차입했고, 이자율은 일반한도대출 1.84%입니다. 계산하면 9200만원이 이자에 대한 명목으로 미쓰비시도쿄UFJ은행에 지출됩니다. 2019년에도 MUFG로부터 단기차입금으로 이자율 2.03%로 100억원을 빌린 것으로 나옵니다. 이자로 2억300만원이 지출됩니다. 올해 1분기 공시에도 MUFG Bank, Ltd.라는 이름으로 1.94% 이자에 100억원을 빌렸습니다. 계산하면 이자는 1억9400만원이 됩니다.

미쓰비시도쿄UFJ은행과 MUFG, MUFG Bank, Ltd.는 이름만 다를 뿐 모두 같은 은행입니다. MUFG는 주식회사 미쓰비시UFJ파이낸셜 그룹(Mitsubishi UFJ Financial Group, Inc.)의 영문기호 앞글자만 딴 약칭으로, MUFG Bank, Ltd.와 동일하며, 미쓰비시도쿄UFJ은행은 미쓰비시UFJ파이낸셜 그룹 산하의 도시은행입니다.

각 사 CI
각 사 CI

미쓰비시는 10만명이 넘는 한국인을 탄광 등지에 강제로 징용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심지어는 13세 소녀들을 끌고 강제노역을 시킨 최악의 전범기업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추악한 일에 대해 미국과 중국에는 사과를 했지만 우리나라에만 여전히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한국 대법원은 2018년 신일본제철과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승소판결을 내렸지만 이들은 여전히 묵묵부답입니다. 오히려 법원에 상고장을 내는 등 반성이라는 단어조차 모르는 파렴치한 짓을 일삼고 있습니다. 게다가 식민지 조선인 징용은 합법이라면서 사과나 보상의 대상이 아니라는 망언도 하고 있습니다.

특히 2016년에는 배우 송혜교가 전범기업이라며 미쓰비시 자동차 광고 모델 제의를 거절한 사건은 유명하죠. 미쓰비시그룹은 2014년 국무총리 산하 ‘대일항쟁기 강제동원 피해조사 및 국외 강제동원 희생자 등 지원위원회’가 지정한 전범기업입니다. 카메라로 유명한 니콘(Nikon)과 기린맥주가 대표적인 미쓰비시그룹 계열사입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녹십자가 이런 최악의 전범기업과 손잡고 우리나라와 전세계에서 벌어들인 돈의 일부를 차입금에 대한 이자 형식으로 국부를 유출하고 있는 것입니다.

반면 최근 3년간 공시를 살펴본 결과 녹십자를 제외한 국내 10대 제약사 중 일본 전범기업과 손잡았거나 손잡고 있는 제약사는 하나도 없었습니다.

글로벌 시대에 외국계 기업과 손잡고 투자를 받거나 운용자금을 차입하는 것이 문제가 되지는 않습니다. 문제는 하필이면 전범기업이라는 것입니다. 지난해 7월 아베정부의 경제보복 조치에 나선 직후인 7월 5일 최종구 당시 금융위원장도 기자간담회에서 일본 아니어도 돈 빌릴 데가 많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최 위원장은 “2008년 금융위기 때와 달리 지금 우리 거시경제와 금융시장은 안정적”이라며 “설령 일본이 돈을 안 빌려준다고 해도 우리 금융기관들이 얼마든지 다른 데서 빌릴 수 있다”고 말한 것이 그것입니다.

사진= 녹십자 미국법인 GCAM 위치지도
사진= 녹십자 미국법인 GCAM 위치지도

한편 녹십자는 지난 3월 본지의 일본해와 리앙쿠르암초로 표기된 지도를 사용하고 있다는 지적에도 여전히 고집하고 있는 것으로 재확인이 됐습니다. 지난 3월 지적 당시에는 혈액제제를 생산하는 미국법인 GCAM의 12곳 혈액원과 시애틀에 위치한 백신회사 ‘큐레보’(Curevo, Inc) 그리고 샌안토니오에 있는 백신 연구회사 GC LabTech 등이 일본해와 리앙쿠르암초로 표기하고 있었는데요. GC LabTech는 지도 대신 주소로, 큐레보는 고정된 지도로 바꿔져 있었는데, GCAM은 여전히 일본해와 리앙쿠르암초로 표기된 지도를 사용하고 있더군요.

구글은 ‘글로벌 사이트’에서 일본해와 리앙크루암초 표기가 논란이 일자 2012년부터 ‘구글 지도 한국 사이트’(.co.kr/maps)에 동해와 독도로 표시되게끔 개정한 바 있는데, GC녹십자는 이를 무시하고 글로벌 사이트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녹십자는 아베정권의 경제보복으로 인해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극에 달했던 지난해 7월 일본 다케다제약 제품인 종합 감기약 브랜드 ‘화이투벤’과 구내염 치료제 ‘알보칠’ 제품에 대해 판권을 획득해 판매한 것이 알려져 불매운동 대상이기도 했었죠.

전세계로 진출하고 있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제약회사의 엇나간 역사의식과 국민정서에 반하는 이같은 행태에 비난이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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