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 만에 LS그룹 편입’ LS증권의 해피엔딩 되려면 [마포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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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 만에 LS그룹 편입’ LS증권의 해피엔딩 되려면 [마포나루]
  • 최석영 탐사기획에디터
  • 승인 2024.06.10 13: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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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베스트투자증권 간판 떼고 ‘범LG 가문의 유일한 금융사’로 주목
16년 전부터 LS가 주인이었는데… 반겨야 할 직원 반응은 ‘미지근’
/사진=LS증권
/사진=LS증권

LS증권이 이베스트투자증권에서 이름을 바꿔 달고 이번 달 1일 정식 출범하면서 시선을 모으고 있습니다. LS그룹에 정식으로 편입돼 모기업의 후광을 업고 업계 10위권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도 밝혔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이를 격하게 환영해야 할 내부 구성원들의 반응이 미지근합니다. 범LG 가문의 유일한 금융사이자 재계 서열 16위인 LS그룹의 식구가 된 셈인데 말입니다. 이유는 그동안 이베스트투자증권이 겪었던 서러운 과거 때문으로 보입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2008년부터 사실상 LS네트웍스가 실질적인 주인으로 LS그룹의 일원이었습니다. 그러나 LS라는 사명을 쓰지 않고 있었죠. 전신은 1999년 당시 미국 이트레이드증권과 일본 소프트뱅크, 한국 LG투자증권이 합작한 이트레이드증권이었는데, 2002년 LG카드 사태가 터지면서 LG그룹이 금융업에서 발을 뺐고, 남은 대주주인 이트레이드재팬 등이 2008년 지분 전량을 사모펀드인 지앤에이사모전문투자회사(G&A PEF)에 매각했습니다. 당시 LS그룹 계열사인 LS네트웍스는 G&A PEF에 지분 30.1%를 출자한 재무적 투자자(FI)로 참여했고, 이후 풋옵션 행사로 지분 98.81%까지 확보하며 사실상 직접적인 지배를 하게 됐습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의 역사에서 보듯 16년 전에 LS그룹 금융사로 편입돼 사업영역을 넓히며 도약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었던 셈입니다. 이에 이제야 제 식구라고 챙기는 모기업을 바라보는 LS증권 내부 직원들의 시선이 차가웠던 것이죠.

게다가 이번 LS그룹의 이베스트투자증권 계열 편입도 순전히 자본시장법 때문이었습니다. LS네트웍스는 이베스트투자증권 경영에 참여하지 않는 유한책임투자자(LP)라 법상 계열사는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경영 참여형 PEF는 이를 목적으로 투자하는 경우, 15년 이내에 지분을 처분해야 하는 자본시장법 조항 때문에 LS그룹은 지난해 이베스트투자증권 인수를 결정하고 대주주 변경 승인신청을 냈죠.

금융위원회는 지난 1월 이베스트투자증권의 대주주를 G&A PEF에서 LS네트웍스로 변경하는 안건을 승인했고, 이에 사명도 LS증권으로 바뀌는데, 이는 2015년 이베스트투자증권의 전신인 이트레이드증권에서 사명을 변경한 지 9년여 만입니다. 이 때문에 LS증권 내부에선 ‘마지못해 모그룹이 인수한 것 아니냐’ ‘편입 시너지 효과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김원규 LS증권 대표는 이번 사명 변경으로 상위 10위 증권사로 성장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의지를 밝히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LS증권은 종합금융본부를 신설하고 그동안 약점으로 꼽혔던 기업금융(IB) 부문 사업성을 강화할 예정입니다.

업계에서는 LS증권이 그룹을 등에 업고 경쟁력을 높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LS증권이 그룹 내 계열사의 회사채 발행이나 증자 등 자금조달 주관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며 “그룹의 자본력을 동원해 특정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반면 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그룹 내 계열사 IPO는 이해관계 상충 문제로 계열 증권사가 주관하기 어렵다”면서 “증권사 대주주를 보고 상장을 맡기는 회사는 없을 것”이라고 반박했습니다.

구자열 LS그룹 이사회 의장은 과거 LG투자증권에서 영업총괄 부사장을 역임하며 성과를 낸 바 있습니다. 또 마침 김원규 LS증권 대표도 LG투자증권 출신입니다. 새 이름을 내건 LS증권이 사업과 영업 역량이 한층 업그레이드될 수 있는 조건을 충분히 갖췄다는 얘기입니다. 그동안 사실상 LS의 구성원이었음에도 이방인으로 취급받았던 내부 직원들의 마음을 풀어줄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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