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악화”라면서… 배당금 늘려 상납한 KB국민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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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악화”라면서… 배당금 늘려 상납한 KB국민카드
  • 김인수 기자
  • 승인 2022.02.10 10: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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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실적에 배당금 전년보다 25% 늘려… 지분 100% 가진 지주사로 전액 지급
가맹점 수수료 인하에 대출 규제로 실적 악화 예상된다며 카드 혜택은 줄여 놓고
배당 실시한 8년 동안 한차례 빼고 모두 배당성향 50% 넘어… 캐시카우 역할?
KB국민카드가 경영악화가 예상된다며 소비자 혜택은 줄여 놓고, 배당금은 대폭 늘려 지주사 배만 불려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KB국민카드
KB국민카드가 경영악화가 예상된다며 소비자 혜택은 줄여 놓고, 배당금은 대폭 늘려 지주사 배만 불려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KB국민카드

“경영악화”라면서 소비자 혜택을 줄인 KB국민카드가 배당금을 전년보다 대폭 늘려 지주사인 KB금융지주의 배만 불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KB국민카드는 지난 7일 이사회를 열고 보통주 1주당 2718원, 모두 2500억5600만원 규모의 배당을 결정했는데요. 배당금 전체로는 전년보다 500억4800만원(25.0%) 늘었고, 2019년과 비교하면 1500억5200만원(150.0%)이나 증가한 것입니다. 배당금 전액은 KB국민카드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KB금융지주에게 돌아갑니다.

KB국민카드의 이 같은 고배당은 호실적에 따른 것인데요. KB국민카드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4189억원으로 전년 대비 29% 증가했습니다. 당기순이익에 따른 배당성향은 59.7%인데요. 결국은 지난해 순이익의 절반 이상을 배당이라는 이름으로 지주사에 상납한 셈입니다.

KB국민카드의 고배당은 해마다 이어져 지주사의 배를 두둑이 불려주고 있는데요. 이 같은 일은 지주사에서 분리된 지 3년 뒤부터 벌어집니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11년 3월 국민은행에서 분사한 KB국민카드는 3년만인 2014년 처음으로 배당을 실시합니다. 배당금액은 총 3000억1200만원입니다. 당시 당기순이익이 3327억원으로, 배당성향은 90.2%입니다. 순이익의 대부분을 배당금으로 지급한 것인데요. 역시 배당금 전액은 지주사인 KB금융지주 주머니로 들어갔습니다.

다음 해인 2015년 역시 순이익의 절반 이상의 고배당을 실시했는데요. 현금배당 총액은 2000억800만원입니다. 당기순이익이 3550억원으로, 배당성향은 56.3%입니다. 2016년에는 전년에 비해 현금배당이 늘어납니다. 총 배당금액은 2500억5600만원입니다. 당기순이익이 3171억원으로, 배당성향은 78.9%입니다.

2017년에는 총 1800억4400만원을 현금배당했으며, 배당성향은 60.7%입니다. 2018년에도 2000억800만원을 배당했으며, 현금배당성향은 69.8%로 역시 순익의 절반 이상을 지주사로 보냅니다. 2019년에는 3165억원의 당기순이익에 1000억400만원을 배당해 현금배당성향은 31.6%를 기록하며 배당을 실시한 뒤 처음으로 50% 이하를 기록합니다.

하지만 다음해부터는 다시 60% 이상의 고배당으로 복귀하는데요. 2020년 당기순이익 3247억원 중 2000억800만원을 현금배당합니다. 배당성향이 61.6%에 달합니다. KB국민카드가 현금배당을 실시한 8년 동안 배당성향이 50% 이하인 적은 2019년 단 한 차례뿐입니다. KB금융지주에 지급한 배당액만 1조6801억9600만원에 이릅니다. 8년 동안 1조원이 넘는 금액을 지주사에 보낸 것입니다.

배당금의 100%는 지주사로 돌아가기 때문에 결국은 KB국민카드가 지주사인 KB금융지주의 캐시카우 역할을 하고 있는 셈입니다. 문제는 역대급 호실적에 배당금을 대폭 늘려 지주사의 배를 불려주고 있으면서도, 정작 실적을 올려준 소비자들은 ‘찬밥’ 취급이라는 것입니다.

KB국민카드는 지난달 28일 ‘해피포인트 플래티늄 S카드’ 신규 발급을 중단한 데 이어 오는 28일에는 ‘청춘대로 꿀쇼핑알파카드’ 신규 및 추가, 교체 발급도 중지합니다. 청춘대로 꿀쇼핑알파카드는 인터넷 쇼핑몰과 소셜커머스에서 건당 2만원 이상 결제 시 10% 할인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해 왔습니다.

이 같은 혜택 축소는 올해 가맹점 수수료 인하에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로 실적 악화가 예상돼 어쩔 수 없다고 설명합니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시선은 곱지 않습니다. 실적 악화가 예상된다면서도 고배당으로 지주사 배만 불려주는 태도를 이해할 수 없다는 지적입니다. KB국민카드에 비판이 쏟아지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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