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적자금 신청한 SK E&S, “허위 광고”로 국제 망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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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적자금 신청한 SK E&S, “허위 광고”로 국제 망신
  • 김인수 기자
  • 승인 2021.12.24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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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2-free LNG”라며 홍보, 시민단체로부터 허위 과장 광고 제기
기후솔루션 “배출가스의 일부만 제거… 연소 때 방출 CO2는 무방비”
“가스전 사업 모든 과정서 배출되는 온실가스 중 16%만 제거” 지적
“온실가스 배출 안 하는 LNG인 것처럼 홍보” 우리나라 공정위에도 제소
SK E&S가 그린워싱으로 국내외서 고발당했다. /사진=SK E&S
SK E&S가 그린워싱으로 국내외서 신고당했다. /사진=SK E&S

“CO2(이산화탄소) 없는 친환경 LNG(액화천연가스) 시대를 연다.”

국내 최대 민간 가스공급 업체인 SK E&S가 지난 3월 호주 바로사-칼디타 해상 가스전 개발 사업에 참여하기로 확정하면서 보도자료와 블로그, 유튜브 등에서 홍보한 문구인데요. 해당 문구로 인해 SK E&S가 호주에서 진행 중인 프로젝트에서 녹색인증에 대해 허위 광고를 했다는 주장이 기후운동 시민단체로부터 제기돼 법적조치에 직면, 국제적 망신을 사고 있습니다.

24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환경단체인 기후솔루션은 호주 북부 해안의 바로사 프로젝트에서 나온 액화천연가스를 ‘CO2-free’로 표시한 SK E&S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기후솔루션은 “SK E&S는 LNG를 만드는 동안 생산된 온실가스를 포획한다고 주장하지만, 이 과정에서 배출가스를 일부만 제거하고 가스가 연소될 때 방출되는 CO2에 대해서는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김혜진 SK E&S 커뮤니케이션 부사장은 “SK는 탄소 포획과 격리를 통해 연간 400만톤에 달하는 배출량의 60%를 제거하고, 나머지를 상쇄하기 위해 숲을 가꿀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김 부사장은 “한국의 주요 LNG 공급업체로서 배출량을 줄이고 순제로전환의 일부가 되기 위해 CCS(탄소 포집·저장기술)와 같은 청정 기술에 적극적으로 투자함으로써 책임을 다하기 위해 최선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기후솔루션 오동재 연구원은 “CO2-free LNG는 없다”면서 “SK E&S는 CCS 기술을 과하게 평가했다”고 지적했습니다.

SK E&S는 지난 3월 “37.5%의 지분을 보유한 호주의 바로사-칼디타 가스전 개발에 14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라면서 “2025년부터 20년간 매년 350만톤의 LNG를 생산하고, 이 중 130만톤을 국내에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과정에서 배출되는 CO2는 탄소포집·저장기술을 사용해 제거하고 인근 해양 폐가스장으로 주입할 계획입니다.

탄소포집·저장기술로 제거되는 CO2는 연간 약 240만톤에 달할 것으로 SK E&S는 보고 있습니다. 탄소포집·저장기술을 적용할 계획이므로 친환경 사업에 해당한다는 게 SK E&S의 입장입니다. 하지만 이같은 SK E&S의 주장은 ‘그린워싱’(Green Washing)이란 게 환경단체들의 지적입니다. 그린워싱이란 겉으론 친환경인 척하는데 실제론 환경파괴를 하고 있는 ‘위장 환경주의’를 의미합니다.

기후솔루션은 호주에 이어 우리나라에서도 SK E&S를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섰습니다. 지난 22일 공정거래위원회에 그린워싱으로 제소한 것인데요. 기후솔루션은 SK E&S를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표시광고법) 위반으로 SK E&S를 공정위에 제소했다고 밝혔습니다. 가스전 개발로 대규모 온실가스 배출이 예상됨에도 이를 ‘CO2-free LNG’로 홍보하는 등 소비자들을 기만하는 과장 광고를 했다는 것입니다.

호주 바로사 가스전 지층 내의 CO2는 18%로, 호주 내 다른 가스전 대비 2배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뿐 아니라 가스전에서 생산된 LNG가 연소되는 과정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를 모두 포함한다면 가스전 사업 추진으로 연간 1350만톤의 온실가스가 배출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정의당 장혜영 의원이 수출입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바로사 가스전 사업을 통해 생산‧액화‧수송‧기화‧소비 전 과정에서 배출되는 연간 총 온실가스 배출량이 1350만톤 중 CCS를 통해 포집할 수 있는 양은 210만톤(16%)에 불과합니다.

윤세종 기후솔루션 소속 변호사는 “현재 SK E&S의 계획에 따르더라도 포집·저장되는 양은 전체의 16%에 불과하다”면서 “CCS가 적용된다고 해도 신규 가스전 개발 사업은 막대한 온실가스의 추가 배출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하지현 기후솔루션 소속 변호사는 “LNG 생산은 필수적으로 운송과 최종 소비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을 수반함에도 SK E&S의 광고는 이 부분을 누락하고 마치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LNG인 것처럼 홍보하고 있다”며 “이는 소비자들과 시민들에게 SK E&S의 사업 행위가 친환경적이라는 명백히 잘못된 인상을 심어줄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한편 국내 공적 금융기관들이 그린워싱 논란에 휩싸인 SK E&S의 호주 바로사 가스전 사업에 연내 투자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SK E&S는 지난 3월 최종투자결정(FID) 후 현재 무역보험공사와 수출입은행 등 공적 금융기관의 금융 지원을 신청한 상태입니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144개 국내 기후환경단체들은 수출입은행과 무역보험공사에 서한을 발송해 SK E&S의 바로사 가스전 사업에 투자하지 말 것을 요구했습니다.

호주 현지 환경단체 역시 SK E&S의 가스전 사업과 한국 공적 금융기관에 투자 중단을 촉구하는 서신을 송부했습니다.

환경파괴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는 SK E&S의 호주 가스전 사업에 공적 자금이 투자돼 대한민국 정부가 환경파괴를 부추기는 비난의 대상이 될지 세계의 이목이 쏠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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