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의 ‘권력기관’ 출신자 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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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의 ‘권력기관’ 출신자 채용
  • 이경호 기자
  • 승인 2021.09.27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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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년 만에 경찰·검찰·청와대 출신 퇴직자 집중 채용
‘플랫폼 기업 규제 강화에 대비하기 위한 전략’ 분석
카카오가 최근 반면 만에 권력기관 출신 4명을 잇따라 영입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사진=카카오
카카오가 최근 반면 만에 권력기관 출신 4명을 잇따라 영입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사진=카카오

플랫폼의 독점 구조와 골목상권 침해 등 논란으로 올해 국정감사에 소환된 카카오가 최근 반년간 청와대 출신 등 권력기관 퇴직자를 집중적으로 채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전례가 없는 이례적인 일로, 정부의 플랫폼 기업 규제 강화에 대비하기 위해 관련 인력을 끌어모으고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실제로 금융위원회는 지난 7일 카카오페이와 네이버파이낸셜 등 플랫폼 기업의 카드·보험·연금 등 금융상품 판매가 ‘미등록 중개’이며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 위반이라며 플랫폼 기업 규제 강화에 나설 것을 예고했다.

현재 일반인들에게 제공되고 있는 온라인 금융 플랫폼 서비스가 그동안 ‘단순 광고 대행’으로 판단해 온 금융당국이 ‘중개 서비스’로 태도를 바꾸면서 금소법 상 미등록 중개 행위로 판단한 것이다.

지난 9일에는 고승범 금융위원장이 빅테크에 대해 ‘동일기능 동일규제’ 원칙을 강조했다. 앞으로 예외를 두지 않고 혁신금융 기업에도 동일 규제를 적용하겠다는 방침이다.

공정거래위원회도 네이버, 카카오 등 플랫폼 기업의 부작용을 우려하며 규제 강화를 시사했다.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은 10일 주한유럽상공회의소(ECCK) 조찬 간담회 강연에서 현재의 거대한 플랫폼 기업을 두고 “생활은 편리해졌지만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라면서 “플랫폼이 입점업체에 새로운 시장접근 기회를 부여하지만 불공정행위 우려도 상존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카카오의 권력기관 인재 채용은 정부의 이같은 플랫폼 기업 규제 강화에 대비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것이다.

27일 인사혁신처가 국민의힘 김상훈 의원에게 제출한 ‘최근 5년간 카카오 및 계열사에 취업한 공직자 현황’에 따르면 2020년 12월부터 2021년 8월까지 검·경 등 소위 ‘힘있는’ 기관 출신 퇴직자 4명을 잇따라 채용했다. ㈜카카오의 경우 2020년 12월 경찰청 소속 6급 퇴직자를 채용했고, 2021년 7월에는 검찰청 소속 검사 경력자를 연이어 고용했다.

㈜카카오페이 또한 올해 8월 금융감독원 출신 3급 직원이 재취업했고, ㈜카카오스페이스는 2020년 12월 청와대 경호처 출신 4급 인사를 영입했다.

카카오의 경우 최근 5년간 공직자 출신 재취업이 단 한 건도 없었으나, 2020년 12월부터 최근까지, 경찰, 검사, 금감원, 청와대 인사를 콕 찍어 채용했다는 점에서 매우 이례적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이들 4명 중 2명은 공직자윤리위를 거치지 않고 임의취업을 해 과태료 요청이 내려지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카카오가 공직자 출신을 시급히 데려갈 이유로 ▲문어발 확장 ▲독과점 비판 ▲가족채용 등이 제기되면서 이에 대한 대처를 강화하기 위해서라고 보고 있다.

김상훈 의원은 “최근 카카오T 독점 문제와 같이 국민생활 전반에 걸쳐 카카오의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다”며 “이에 반해 정부는 플랫폼 시장조차 명확히 규정하지 못할 정도로 뒤처지고 있다. 전관의 영입이 이어지는 것에는 분명히 그 이유가 있다. 경계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누리꾼들은 “한국은 전관사회다” “카카오 정치에 개입되는군” “하는 짓거리가 썩은 기업이랑 똑같네” “혁신이 아니라 구태의 답습이구나. 카카오의 미래가 처참하다” “완전실망이다. 악습은 다 배워서 그대로 하네” “못된 짓만 하는구나” 등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한편 김범수 카카오 의장은 오는 10월 열리는 국감에서 국토교통위와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정무위원회, 환경노동위원회 등 다섯개 상임위의 출석 명단에 올랐다.

이들 상임위에서는 카카오의 플랫폼의 독점 구조, 직장 내 괴롭힘 문제, 골목상권 침해에 따른 소상공인 피해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따져 묻겠다고 벼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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