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위 지나면 증시에 ‘미래의 FAANG’은 떠오를까 [사자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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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위 지나면 증시에 ‘미래의 FAANG’은 떠오를까 [사자경제]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1.09.17 11: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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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우리나라 주식 투자자에게 ‘돈나무 언니’로 더 잘 알려진 캐시 우드, 캐서린 우드가 선호하던 테슬라 주식을 대량으로 팔아치워 배경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사진=아크인베스트먼트 누리집 동영상 갈무리
우리나라 주식 투자자에게 ‘돈나무 언니’로 더 잘 알려진 캐시 우드, 캐서린 우드가 선호하던 테슬라 주식을 대량으로 팔아치워 배경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사진=아크인베스트먼트 누리집 동영상 갈무리

“기자야, 리밸런싱이라는 거를 모르나???”

금소법 계도기간 종료를 앞둔 지난 16일, ‘돈나무 언니’의 소식이 전해집니다. 캐서린 우드라는 이름에서 따온 ‘캐시 우드’를 한글로 바꾼, 미국 아크인베스트먼트의 CEO입니다. 그가 오를 것이라던 테슬라 주식을 이달에만 3000억원어치 넘게 팔아치우자, 언론들은 ‘언니의 배신’이라고까지 표현합니다. 이에 누리꾼들은 “비중조절”이라며 언론의 무지를 나무랍니다.

‘증시휴장’. 주식시장을 열지 아니하고 쉼을 일컫는 네 글자입니다. 우리나라 증시가 추석 연휴로 오는 20~22일 휴장에 들어갑니다. 주말을 포함하면 깜깜이 닷새 동안 투자자들은 돈나무 언니 같은 소식이 언제 또 터질지 불안합니다. 전문 투자자가 아니면 휴장을 앞둔 오늘(17일)도 보유한 종목에 신경 쓸 겨를이 없습니다. 긴~ 휴장 이후 시장은 어디로 굴러갈까요.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미국 부채한도 조정 이슈, 외국인 매도세, 경기 둔화우려 등 증시를 짓누르고 있는 악재가 정점을 지나고 있다고 분석합니다. 이효석 SK증권 연구원은 “악재가 여전하지만 현재 정점을 지나고 있다고 판단된다”라며 “우려는 과도하다”라고 강조합니다.

SK증권에 따르면 2005년 이후 추석 연휴 앞뒤로 1주일 동안의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연휴 이후에 이전보다 수익률이 높았던 경우가 62%였습니다. 이 연구원은 “2008년 금융위기와 2018년 미·중 무역 갈등 이슈를 제외하면, 추석 연휴 이후 큰 조정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된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주말을 포함해 추석연휴 닷새 동안 주식시장이 휴장에 들어가는 가운데 이후 증시가 어떻게 될지 투자자들은 불안해 하고 있다. SK증권에 따르면 2005년 이후 추석 이후 일주일 주가 수익률이, 이전 일주일보다 높았던 경우가 62%였다. /사진=픽사베이
주말을 포함해 추석연휴 닷새 동안 주식시장이 휴장에 들어가는 가운데 이후 증시가 어떻게 될지 투자자들은 불안해 하고 있다. SK증권에 따르면 2005년 이후 추석 이후 일주일 주가 수익률이, 이전 일주일보다 높았던 경우가 62%였다. /사진=픽사베이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 역시 지수의 변동성이 커질수록 대응 강도를 높여간다는 여유 있는 투자 자세가 필요하다고 조언했습니다. 이 팀장은 “9월 FOMC 경계감, 차익실현 심리 확산에 따라 변동 폭이 커질 가능성은 경계해야 하지만, 4분기 재고 축적 수요와 연말 소비 시즌 모멘텀에 대비한 전략이 유효하다는 의미”라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추석 연휴 직후 예정된 FOMC는 경계심리를 높일 요인으로 꼽혔다. 이 팀장은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을 불안하게 만드는 근본적인 문제는 글로벌 경기둔화와 연준 통화정책 전환에 대한 불안감이 동시에 유입되고 있다는 점”이라면서 “양립하기 어렵지만 동시에 현실화한다면 글로벌 금융시장에 부정적인 조합이 형성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신중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옵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적극적 투자보다는 방어적 대응이 필요하다”라며 “추석 직후인 23일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FOMC 회의 결과가 발표되는데 최근 미국 고용시장에서 구인 및 채용 간 괴리 확대로 임금 상승 압력이 높아지고 있어 물가 지표에 더욱 눈이 가는 상황”이라고 진단했습니다.

김 연구원은 이어 “만약 해당 지표에서 추가적인 물가 상승세가 확인된다면 연준의 테이퍼링 스케줄이 앞당겨질 수 있어 시장은 다시 움츠릴 수 있다”라며 “따라서 적극적인 투자보다 방어 관점에서 시장을 지켜볼 필요가 있으며 FOMC 이후에 다시 시장에 접근해도 늦지 않다는 생각”이라고 조언했습니다.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가운데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을 획득한 28곳(표 참조)을 제외한 나머지 35개 업체는 모든 거래 지원을 중단한다고 17일까지 투자자에게 공지해야 한다. /자료=금융감독원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가운데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을 획득한 28곳(표 참조)을 제외한 나머지 35개 업체는 모든 거래 지원을 중단한다고 17일까지 투자자에게 공지해야 한다. /자료=금융감독원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도 “추석 연휴 다음 주까지 증시는 위험을 회피하는 성향이 커질 가능성이 크다”라면서 “우선은 경계감을 가지고 남은 9월 증시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날(17일)부터 2주일 동안 펀더멘털 뒷받침 없이 과거 평균 수준을 크게 웃돈 주가 밸류에이션을 낮추는 기간이 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문 연구원은 이어 “위기는 기회라는 말처럼 9월 말이면 불확실성이 해결될 것”이라며 “이후 4분기를 염두에 두고 적극적으로 주식을 공략해도 되는 시점”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그러면서 스타일로는 성장주, 섹터별로는 IT·헬스케어·신재생·경기소비재, 테마로는 친환경·인프라를 추천종목으로 제시했습니다.

/자료=금융감독원
/자료=금융감독원

한편 주식 투자자와 함께 가상화폐 투자자도 추석 연휴가 불안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인증을 받지 못한 가상자산 거래소 60곳이 연휴가 끝난 뒤인 오는 24일부터 서비스 일부 또는 전부를 중단하기 때문입니다. 이른바 빅4를 뺀 나머지 코인 거래소는 이날(17일) 안으로 서비스 종료 사실을 투자자에게 꼭 알려야 합니다.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에 따르면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가운데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을 획득한 28곳을 제외한 나머지 35개 업체는 모든 거래 지원을 중단한다고 공지해야 합니다. ISMS 인증을 받았더라도 실명계좌가 없는 업체는 원화 거래 지원을 중단하고 이 같은 사실도 고객에게 알려야 합니다.

FIU는 거래소 공지 동향을 확인하고, 영업중단 예정을 공지하지 않는 업체에 대한 정보를 검찰과 경찰에 제공할 예정입니다. 이와 함께 블록체인 기술력을 보유하고, ISMS 인증도 받았지만 실명계좌를 확보하지 못한 고팍스, 지닥, 후오비코리아 등 중위권 거래소도 원화마켓 종료 사실을 공지해야 합니다.

올해 추석 당일인 21일에는 저기압 영향으로 전국에 비가 내려 보름달은 볼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픽사베이
올해 추석 당일인 21일에는 저기압 영향으로 전국에 비가 내려 보름달은 볼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픽사베이

“나는 미래의 FAANG을 찾고 있다”. 돈나무 언니, 캐시 우드가 ‘왜 FAANG(페이스북·아마존·애플·넷플릭스·구글)과 같은 종목들을 사지 않느냐’라는 질문에 내놓은 답입니다. 그러면서 “내게 빅테크는 안전자산과 같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이미 덩치가 너무 커져 폭발적 성장이 불가능하다는 것입니다. 한가위가 끝나면 ‘미래의 FAANG’이 보름달처럼 떠오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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