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로 읽는 뉴스] 5G 서비스 1년… ‘불통’에 분통 터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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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로 읽는 뉴스] 5G 서비스 1년… ‘불통’에 분통 터진다
  • 이경호 기자
  • 승인 2020.06.16 15: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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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인터넷커뮤니티
사진=인터넷커뮤니티

# 소비자 강모씨(남, 40대, 경기)는 5G스마트폰을 구입해 사용하던 중 인터넷이 자꾸 끊기고 통화품질이 좋지 않아 사용에 어려움을 겪었다. 통신사에 문의하니 LTE로 연결해 사용하라는 답변을 들었다. 5G요금제에 대한 금액을 지불하고 있는데 LTE를 이용하라니…. 요금제 변경을 하려고 했으나 요금제 변경은 계약 후 6개월이 지나야 가능하다고 거부당했다.

# 소비자 이모씨(남, 50대, 분당)는 위약금 지원과 5G 단말기 무상교체 1+1 이벤트를 이용해 배우자까지 통신사를 이동해 5G폰을 개통했다. 그러나 단말기 요금 70만원이 부과되는 것을 알고 이의를 제기하자 판매점은 월 2만8000원만 할인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계약 당시 이에 대한 설명을 듣지 못했고, 계약 당시 알았다면 통신사 이동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5G스마트폰의 고가요금제 대비 낮은 통화품질에 대한 소비자 불만이 2019년 4월 5G 서비스 상용화 이후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으나 이동통신사들은 뒷짐만 지고 있는 모양새다. 이통3사는 5G 서비스 상용화 초기 당시 초고속, 초저지연, 초연결의 특징을 내세우면서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소비자들을 끌어 모았다. 상용화 1년 만에 이용자수가 600만명을 넘어설 정도로 급증했다.

하지만 이통사의 마케팅과는 전혀 다르게 자주 끊김 현상 등으로 불만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한국소비자연맹이 2019년 4월 상용화 이후 1년간 1372 소비자상담센터에 5G 서비스 관련으로 접수된 소비자상담을 분석한 결과 총 2055건이 접수됐다.

자료=한국소비자연맹
자료=한국소비자연맹

’계약해지’가 702건(34%)으로 가장 많았고, ‘품질’ 관련이 590건(29%)으로 뒤를 이었다. 커버리지 불안정과 5G 서비스를 통해 이용할 콘텐츠가 부족한 상태에서 상용화가 진행되면서 소비자는 5G서비스에 대해 기대를 갖고 고가의 요금제를 이용하고 있지만 제한적 서비스와 품질불량에 대한 소비자불만이 접수되고 있는 것이다.

‘계약해지’ 관련 상담 내용을 살펴보면 5G서비스 이용을 위해 기존보다 비싼 요금을 지불하지만, ‘통화 끊김 현상’, ‘LTE 전환’ 등 품질불량을 이유로 계약해지를 원하는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한국소비자연맹 관계자는 “5G서비스가 상용화된 시점부터 꾸준히 제기돼 온 통신망 부족에 따른 품질문제가 소비자들의 계약해지를 원하는 주요 원인이 되고 있는데 통신3사는 이를 단순변심으로 인한 계약해지로 간주해 위약금을 부과하며 이 과정에서 소비자불만이 접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품질 불만은 5G 접속 속도에서 기인 것으로 나왔다. 지난 5월 영국 시장조사기관 ‘오픈시그널’의 조사에 따르면 한국의 5G 접속 속도가 평균 224Mbps로 미국 버라이즌사(506Mbps)의 절반도 못 미쳤다고 확인된 바 있다.

또 ‘계약 불완전이행’으로 접수된 상담 내용을 보면 판매당시 불완전판매로 인한 문제로 판매과정에서 단말기를 공짜로 준다거나 불법 보조금 제공을 약속한 후 이를 지키지 않아 생기는 불만이었다.

요금제관련 불만이 2019년도에 비해 2020년도에 3.9% 상승했다. 통신3사가 단말기지원금과 다양한 혜택을 고가요금제에 집중하며 공격적인 마케팅을 하는 과정에서 소비자불만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자료=한국소비자연맹
자료=한국소비자연맹

2020년 3월 기준 전체 기지국 수 중 약 45%가 서울과 경기에 집중돼 있다. 5G 서비스 불량 및 통신 불량 등의 품질 문제는 기지국 불충분으로 인한 통신망 부족에 따른 결과인데 지역별 품질 관련 소비자 불만 접수 현황을 보면 1년 간 서울의 접수 건은 147건(25%)이고, 비 서울의 접수 건은 443건(75%)이다. 서울을 제외한 지역에서 품질불만이 높은 것이다.

이동통신사별 5G 가입자 수는 SK텔레콤이 240만7413명으로 전체의 45%를 차지하고 있고 KT는 162만2015명(30%), LG유플러스는 133만953명(25%)이다. 5G 서비스 관련해 소비자 불만이 제일 많았던 통신사는 KT(33%)이고, 그 뒤로 SK텔레콤(25%)과 LG유플러스(24%)가 잇고 있다.

소비자연맹 관계자는 “5G 서비스가 세계최초의 타이틀을 달고 성공적으로 안착을 할 수 있었던 중요한 요인 중 하나는 많은 소비자들이 5G 통신환경이 부족한 상황에서도 기꺼이 고가요금제에 가입해 이용해주었기 때문일 것”이라면서 “이제는 정부와 통신사가 품질을 높이고 통신서비스에서 소비자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노력해 줄 것을 요청한다”고 강조했다.

자료=한국소비자연맹
자료=한국소비자연맹

5G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 불만이 끊임없이 제기되자 정부도 팔을 걷어 붙였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최근 서울을 포함한 전국 6대 광역시에서 100곳을 표본으로 지정해 서비스 품질 평가에 착수한 것이다. 지난해 4월 3일 5G 서비스가 시작된 이후 정부에서 직접 서비스 품질 조사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6일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행정동과 건물내(인빌딩) 등 100여곳을 표본으로 지정해 ▲5G 서비스 제공 ▲5G 통화 품질 ▲LTE 전환율 등을 주로 살펴본다. 평가 결과는 내달 발표할 예정이다.

과기정통부 측은 “이번 서비스 품질 평가를 실시해 소비자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소비자들의 불만이 조금이나마 해소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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