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 정지선 재선임 발목 잡은 ‘일감 몰아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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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백화점 정지선 재선임 발목 잡은 ‘일감 몰아주기’
  • 김인수 기자
  • 승인 2020.02.27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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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스틴베스트 “정지선, 현대 백화점·그린푸드 지분 동시 보유… 이해 상충 소지”
‘총수 일가 지분 38.2%’ 현대그린푸드, 현대百으로부터 1700억 매출… 규제 대상
현대백화점 압구정점
현대백화점 압구정점

정지선 현대백화점 대표이사(회장)가 오는 3월 25일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재선임될 예정인 가운데 의결권자문사 ‘서스틴베스트’가 부정의견을 밝혀 정 회장의 재선임 여부가 주목되고 있는데요.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에 발목을 잡는 것은 계열사 현대백화점과 현대그린푸드 간의 내부거래입니다. 현대그린푸드는 공정위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 기업에 속해 있는 것이 문제로 부각되는 모양새입니다.

표=서스틴베스트
표=서스틴베스트

서스틴베스트는 “(정지선 회장이 사내이사로) 재선임 시 상당한 규모의 거래관계가 있는 현대백화점과 현대그린푸드의 동시에 등기임원으로 재직하게 되고, 여기에 두 회사의 지분을 모두 가지고 있어 회사 및 주주와의 이해상충 소지에 대한 우려가 존재한다“고 지적했습니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주주총회에서 선임될 사내이사는 ▲정지선 ▲김형종 ▲장호진 ▲노민기 ▲고봉찬 등 4명입니다.

정지선 회장/사진=현대백화점
정지선 회장/사진=현대백화점

현대백화점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정지선 그룹 회장은 현대백화점의 최대주주로 지분 17.09%를 가지고 있으며, 아버지 정몽근 명예회장(2.63%), 현대그린푸드(12.05%) 등 특수관계인이 36.08%를 가지고 있습니다.

현대그린푸드의 대표이사도 겸직하고 있는 정지선 회장은 현대그린푸드의 지분도 12.7%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는 동생이면서 현대그린푸드 사내이사인 정교선 부회장(23.5%)에 이은 2대 주주로 올라 있습니다. 현대그린푸드의 총수일가 지분은 38.2%입니다.

정지선 회장은 이렇게 현대백화점(17.09%)과 현대그린푸드(12.7%) 양사의 지분을 모두 가지고 있습니다. 문제는 현대그린푸드가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에 속해 있는 가운데 현대백화점을 비롯한 그룹 차원의 내부거래입니다.

현대그린푸드가 최근 2년간(2017~2018년) 계열사로부터 올린 매출액 대비 비율은 각각 17.8%, 16.9%입니다.

연도별로 보면 2017년 20개 계열사(공동기업 매그놀리아코리아 포함)로부터 올린 수익은 총 매출액 1조4775억원 중 2627억원(17.8%)입니다. 이중 최대 매출처인 현대백화점으로부터는 1745억원을 기록했는데요. 이는 총매출액의 11.8%, 계열사로부터 올린 전체 매출액의 66.4%나 됩니다.

2018년에는 19개 계열사로부터 올린 매출은 총 매출액 1조5146억원 중 16.9%에 해당하는 2559억원입니다. 현대백화점으로부터 거둬들인 매출은 1726억원으로, 총매출액의 11.4%, 계열사 전체 일감의 67.5%에 이르는 규모입니다.

지난해에는 계열사(특수관계자)와의 거래처가 22개사로 늘었는데요. 공시된 3분기 기준으로 보면 1403억원을 올렸고, 3분기 누적 매출 1조84억원 중 13.9%에 해당하는 금액입니다.

이는 전년도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비율은 13.9%로 비슷한 수준이지만 금액상(1387억원)으로는 증가했습니다.

현대그린푸드의 이같은 그룹 계열사와의 내부거래가 규제 대상인데요.

현행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자산 5조원 이상인 기업집단은 총수 일가 지분이 30%(비상장 계열사 20%) 이상일 경우, 계열사의 내부거래 금액이 연간 200억원 또는 국내 매출의 12% 이상일 때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받게 됩니다.

현대그린푸드의 오너 일가 총 지분은 38.2%이고, 내부거래 금액도 200억원이 훌쩍 넘습니다.

일감몰아주기 논란에 이해 상충 소지 등으로 사내이사 재선임에 적격성 문제가 불거진 정지선 회장. 2020 정기 주총에 정지선 회장의 사내이사 안건이 뜨거운 감자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한편 2019년 현대백화점의 주당 배당금은 전년 900원에서 1000원으로 올려, 현금배당 총액은 203억원에서 223억원으로 늘었습니다. 총수일가가 챙긴 배당금은 지분율(36.08%)에 따라 80억원 정도입니다. 현대그린푸드의 현금배당액은 183억원으로, 이중 오너일가에 배당된 금액은 지분(38.2%)에 따라 70억원 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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