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 카카오은행에 KO패 당한 케이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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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 카카오은행에 KO패 당한 케이뱅크
  • 김인수 기자
  • 승인 2020.02.04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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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은행, 고객 1000만명 넘고 대출은 13조원 ‘훌쩍’… 케이뱅크의 10배
“모기업 ‘카카오톡’ 덕”…건전성 지표 BIS비율은 케이뱅크가 11.85%로 앞서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우리나라 인터넷 전문은행 양대산맥인 케이뱅크(K-Bank)와 한국카카오은행이 출범한 지 3년째를 맞고 있는데요. 우리나라는 IT 강국답게 3년 전 이 두 은행이 출범할 당시 전국이 들썩일 정도로 뜨거운 관심을 보였죠. 그렇다면 지난 2년 동안 이 두 인터넷 전문은행에 국민들은 얼마나 관심을 가졌을까요.

결론적으로 말하면 ‘형보다 나은 아우 없다’는 우리 속담이 보기 좋게 빗나갔습니다.

국민들의 관심도에 따른 성장을 보면 먼저 탄생한 ‘형’ 케이뱅크(2017년 4월 3일 영업)가 ‘동생’ 카카오은행(2017년 7월 27일 영업)에 ‘KO패’당한 형국입니다.

케이뱅크는 카카오은행에 비해 고객 수는 10분의 1, 총 여신(은행이 고객에게 빌려준 돈) 역시 10분의 1, 총 수신(고객이 은행에게 맡긴 돈)은 8분의 1 수준에 불과했습니다. 자본금에서도 3분의 1수준에 머물렀습니다. 단, 은행의 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인 BIS비율에서는 케이뱅크가 앞섰네요.

BIS비율이란 국제결제은행(BIS)에서 은행의 위험 자산(부실 채권, 대출 등)에 대해 일정 비율 이상의 자기 자본을 보유하도록 일반은행에게 권고하는 자기자본비율 수치입니다. 은행의 신용 위험과 시장 위험에 대비해 최소한 8% 이상이 되도록 권고하고 있으며, 10% 이상이면 우량 은행으로 평가 받습니다.

2019년 9월 말 기준 각 사별로 보면 계좌개설 고객 수는 케이뱅크가 약 120만명으로 알려졌으며, 카카오은행은 1069만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총 1200만명에 가까운 국민이 인터넷전문은행을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우리나라 경제활동인구(통계청, 2846만명) 약 2명 중 1명이 인터넷전문은행 계좌를 갖고 있는 셈이죠. 특히 카카오은행만 따지면 3명 중 1명 꼴이네요.

총 여신(대출)은 케이뱅크가 1조4832억원으로, 카카오은행 13조5802억원의 10분의 1 수준 밖에 되지 않습니다. 각각 전년 같은기간 대비 25.5%, 46% 늘었습니다.

총 수신(예치)은 케이뱅크가 2조5230억원으로, 카카오은행 19조8819억원 대비 8분의 1 수준입니다. 증가 폭은 각각 74.4%, 112% 상승했습니다.

수익에서는 케이뱅크는 741억9200만원 순손실로 적자를 계속해서 이어간 반면, 카카오뱅크는 2018년까지 마이너스 성장에서 2019년 1월부터 흑자로 전환하면서 3분기 연속 흑자로 154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습니다.

매출액 부문에서도 케이뱅크는 324억원으로, 카카오은행 4806억원의 10분의 1도 안 되는 실적을 냈네요. 자본금에 있어서도 케이뱅크는 5051억원인데 비해 카카오은행은 1조3000억원으로 3배 정도 차이가 납니다.

특히 케이뱅크는 KT를 대주주로 변경해 올해 초 5900억원을 수혈 받아 자본금을 1조원대로 확대해 자금난을 돌파한다는 계획이었죠. 하지만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계류 중입니다.

반면 카카오은행은 출범한 해에 5000억원 규모에 이어 2018년 또 다시 5000억원 규모 등 2번에 걸쳐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금을 1조3000억원까지 늘렸습니다.

하지만 카카오은행의 이런 좋은 실적에도 불구하고 은행의 건전성에 있어서는 케이뱅크가 훨씬 앞서고 있습니다.

사진=각 사 CI
사진=각 사 CI

BIS비율은 자기자본을 위험가중자산(대출이나 보증 등)으로 나눈 뒤 100을 곱한 수치로, 자기자본이 그대로일 경우 위험가중자산이 많을수록 비율은 떨어지는데요. 즉, BIS비율이 낮을수록 위험치가 높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죠.

케이뱅크의 BIS자기자본은 1769억원이고 위험가중자산은 1조4925억원으로, BIS비율을 계산하면 BIS자기자본(1769)/위험가중자산(1조4925억원)=11.85%가 나옵니다. 이는 전년 11.32%에서 0.53%p 높아진 수치입니다. 은행 건전성이 매우 높다는 것이죠.

반면 카카오뱅크는 BIS자기자본은 1조1402억원에 위험가중자산은 11조4415억원으로, BIS비율은 9.97%에 그칩니다. 전년 15.67%에 비해 5.70%p나 낮아진 것인데, 이는 자기자본은 큰 변동이 없는 반면 위험가중자산이 7조원 이상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은행 건전성을 제외한 모든 실적 부문에서 카카오은행이 앞서고 있는 것은 모기업을 카카오로 가지고 있기 때문이란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업계는 “카카오은행의 좋은 실적은 ‘카카오톡’이란 플랫폼을 통해 쉽게 계좌개설이 가능하다는 것과 카카오 프렌즈가 그려진 귀여운 실물카드 발급이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한편 각 사의 주주를 보면 케이뱅크는 우리은행(13.79%), 케이티(KT)(10.00%), NH투자증권 (10.00%), 케이로스(9.99%), 한화생명보험(7.32%), GS리테일(7.20%), 케이지이니시스(5.92%), 다날(5.92%) 등 21개사가 주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카카오은행은 모기업인 카카오가 34%로 최대주주이며,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29%), 국민은행(9.86%), 한국투자금융지주(5%), SGI서울보증·우정사업본부·넷마블·텐센트(각 4%), 예스24,(2%), 우리사주조합(1.4%) 등 10개사가 주주로 구성돼 있습니다.

특히 최대주주인 카카오의 경우 2019년 11월 21일 기존 최대주주인 한국투자금융지주의 지분 50% 중 16%를 사들여 지분율 34%로 최대주주가 됐는데요. 이는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에 따라 은행의 최대주주가 되는 국내 첫 산업자본입니다.

전문가들은 카카오가 카카오뱅크의 1대 주주로 등극을 하면서 기술 기반의 혁신 금융분야에서 시너지가 더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한편 지난해 12월 16일 금융위원회는 토스뱅크를 제3 인터넷전문은행으로 예비인가를 내줘 인터넷전문은행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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