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총선의 결과를 받아들이는 그들의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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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총선의 결과를 받아들이는 그들의 자세
  • 김호덕 기자
  • 승인 2016.04.14 13: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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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20대 총선이 끝이 났다.

시험을 앞두고 흔히 볼 수 있는 '아, 어떻게 해..나 공부를 하나도 못해서 시험 망칠 거 같아' 라는 엄살 이후에 당연한 좋은 성적으로 주위 경쟁자들에게 '노력이 없이도 천재적인 머리'가 자신에게 있음을 과시했던 상위권 종자들의 행태를 그대로 보여줬던 '홍당무'들은 울음을 삼켰고,

서로 자기가 적자라며 으르렁대던 '퍼렁이와 누렁이'는 결국 한동안 삼시세끼는 챙겨줄 각자의 주인에게로 그 품을 안겼다.
(해놓고 보니 너무 오버스럽고 확 와닿지 않는 비유이기는 하다.)

항상 선거철이 다가오고 그것을 지켜보는 국민들은 단 하나의 변하지 않는 그들의 자세를 마주한다.

국민을 위해 이 한 몸 바치겠다,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 머슴의 마음으로 국민을 섬기겠다..등등.

하지만 항상 제자리를 찾아가는 그들의 탄력성은 지구상 어느 물질과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의 정도를 지니고 있는지 선거가 끝나면 오만하고 이기적이며 권력을 위해서는 물불을 가리지 않는 본래의 모습으로, 그것도 굉장히 빠르게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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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총선의 결과를 두고 오만과 불통에 대한 여권에 대한 심판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며 그 결과를 받아들이는 각 당의 모습은 '국민의 결정은 겸허히 받아들이겠다', '초심으로 돌아가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하겠다' 라는 원조 국밥집 사골과도 같은 우려먹음을 보여준다.

물론 표현이 새롭지 않음을 굳이 비판하고 싶지는 않다.

가장 중요한 것은 그러한 진부한 표현이 어떠한 진실되고 진정한 마음을 그리고 있느냐는 것이다.

아무리 새롭고 인상적인 표현일지라도 진심을 담고 있지 못하다면 그것이 가지는 힘과 지속성은 금새 바닥나게 마련이며 반대로 진부하고 낡은 표현이라고 할지라도 진정한 변화와 마음을 감내하고 있다면 그것은 결국 드러나 국민들의 마음을 두드릴 것이기 때문이다.

여권의 참패가 곧 야권의 승리는 아닐 것이다.

여권 못지않게 부끄러움과 참담함을 국민들에게 안겼던 야권의 행태 또한 반대를 받기에 충분하지만 상대적인 부분에서의 국민들의 선택이라는 것을 마음깊이 새겨야 할 시점이 지금이 아닐까 생각한다.

일하고 싶어도 일을 하지 못하고 사회밖으로 내쳐지는 청춘들, 젊은 시절을 모두 바쳐가면서 국가와 사회, 가정의 안위를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은 중장년층, 이 사회가 온전한 사회로 바로 설 수 있도록 참상을 견뎌내고 일궈낸 노년층 모두 정치라는 것을 업으로 삼으며 국민들을 섬기겠다는 사람들이 외면해서는 안되는 사회의 구성원이다.

또한 그런 이들이 먹고사는 문제로 편을 가르고, 갈등하며 서로 미워하지 않을 수 있도록 적절하고 현실적인 정책과 법안을 만들기 위해 공부하고 현장에서 느끼고 목소리를 내라고 주는 것이 선거에서 그들이 그렇게나 구걸했던 '한표'인 것이다.

그 '한표'를 손에 받아든 그들이 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는 가르쳐주지 않아도 조금은 알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철없는 思考뭉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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