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부터 정유사 분명 문제 있었다. 국제유가 오르면 바로 올리고, 내릴 때는 찔끔찔끔. 누구나 다 예상했던 건데 이제 와서. 이 정도면 얘들은 법인 등록 취소시켜야지. 26조가 아니라 징벌적 손해배상 해라.”(ttae****)
미국과 이란 전쟁 직후 4대 정유회사가 담합을 했다는 소식에 한 누리꾼은 ‘징벌적 배상’까지 꺼냈다. 앞서 지난달 18일 HD현대오일뱅크 임직원이 구속됐는데, 이를 자세히 들여다봤더니 대형 정유사들이 모두 연루된 것으로 드러난 것이다. 다만, 이들 정유사 및 관계사뿐 아니라 정유 관련 주식들은 여전히 전쟁 특수를 누렸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부장검사 나희석)는 전날 HD현대오일뱅크·SK에너지·GS칼텍스·에쓰오일 등 4대 정유회사 법인과 HD현대오일뱅크 가격결정부서 부서장과 책임매니저, 법무실장, GS칼텍스 국내영업부문장을 공정거래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했다. 이 가운데 HD현대오일뱅크 부서장은 앞서 언급했듯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수사 결과, 이들은 가격 인상 시기와 규모를 합의한 정황이 확인됐다. ‘두 회사는 2024년 7월부터 올해 2월까지 가격정보를 교환해 왔고, 이런 관행이 전쟁이라는 국제적 위기 상황에서 노골적인 가격 인상 합의로 이어진 것’이라고 검찰은 의심했다. 아울러 GS칼텍스와 에쓰오일도 이들 두 회사를 따라서 가격을 올렸다고 본다.
검찰은 이번 HD현대오일뱅크와 SK에너지의 담합 규모를 14조2000억원으로 추산했다. 다만, GS칼텍스와 에쓰오일이 담합 가격을 추종하며 발생한 파급 효과까지 고려하면 26조원 상당의 경쟁 제한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진 다음 날, 정유주와 정유 관련주는 종목별로 희비가 갈렸다.
정유주는 ▲HD현대오일뱅크 지주사 ‘HD현대’ ▲GS칼텍스 지주사 ‘GS’ ▲SK이노베이션 ▲S-Oil(에쓰오일)이 손꼽힌다. 이어 ▲GS칼텍스로부터 석유제품을 사들여 대구·경북에 도·소매로 공급하는 ‘흥구석유’ ▲석유화학 제품 제조와 주유소 사업을 영위하는 ‘한국석유’ ▲SK에너지와 계약을 맺고 수도권 주유소와 LPG 충전소를 운영하는 ‘중앙에너비스’도 있다.
이밖에 ▲윤활유 제조 전문 ‘극동유화’ ▲정유주와 묶여 등락하는 도시가스 공급기업 ‘대성에너지’와 ‘지에스이’(GSE) ▲합성수지 등을 제조하며 석유화학 및 에너지 테마로 나뉘는 ‘SH에너지화학’ 등이 있다. 이날 GS 우선주와 한국석유, 지에스이를 제외한 나머지 종목은 모두 상승 또는 보합 마감했다. 특히 S-Oil과 우선주, SK이노베이션은 7~8%대까지 올랐다.
이들 정유주는 호르무즈 해협이 개방되고 이란산 원유 수출 제재가 완화되는 등 전쟁 특수가 사라지면서, ‘구조적 공급 과잉’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아울러 기름값이 떨어지면 재고 평가손실과 함께 ‘정제 마진’도 축소된다. 6일(현지시간) 9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종가는 0.18%, 8월 인도분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종가는 0.20% 내렸다.
한편, 앞서 언급한 누리꾼의 지적처럼 이번 사건은 형사 기소와 별개로 대규모 소비자·기업 손해배상 청구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공정거래법>은 부당한 공동행위로 발생한 손해에 대해 법원이 손해액의 3배 이내에서 배상액을 정할 수 있도록 하는 ‘징벌적 손해배상’(제109조)을 규정하고 있다.
이날 ▲효성화학 ▲레몬헬스케어 ▲에스와이 ▲서산 ▲세종텔레콤 ▲케이피엠테크 ▲원풍물산은 상한가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케이피엠테크는 2연상을 달렸다.
양 주식시장은 또 동반 하락했다. 코스피 지수는 395.02p(4.91%) 빠진 7656.31로 8천피마저 내줬고, 코스닥은 15.84p(1.87%) 내린 831.23으로 장을 마감했다.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2.1원 내린 1528.2원에 거래를 마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