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도 도입 당시 급하게 준비했던 것은 맞고, 어떻게든 드러누워서라도 막았어야 했나 개인적으로 반성하고 후회하고 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 22일 기자간담회서
코스피 시장에 또 매도 사이드카와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된 가운데, 금융당국에 대한 감사가 진행되고 있다. 최근 주식시장 과열에 따른 투자 위험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감사원은 특히 이찬진 금감원장의 발언처럼 ‘삼전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상장’과 관련, 당국의 투자자 보호 조치가 적절했는지 들여다볼 것으로 관측된다.
26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감사원은 전날부터 20일간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을 대상으로 감사를 진행 중이다. 감사원은 ▲투자자 보호를 위한 사전 예방·사후 조치 업무의 적정 여부와 함께 ▲투자자가 증권사에 지불하는 비용 또는 수익 산정 체계의 적정 여부 ▲당국의 퇴직연금 운용 규제가 투자 기회를 제한하는지 등도 이번 감사에서 짚어 볼 방침이다.
이에 따라 홍콩 주가연계증권(ELS) 등의 불완전 판매 절차와 함께 최근 논란인 삼전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에 대해서도 살펴볼 가능성이 크다. 또 이찬진 원장이 “증권사 배만 불리고 있다”라며 언급했던 증권사 매매 수수료 체계도 감사 대상이다. 퇴직연금과 관련해서는 연금의 70%까지 위험자산에 투자할 수 있는 ‘70% 룰’이 도마 위에 오를 전망이다.
한편, 삼전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상장된 뒤 코스피 변동성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박우열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가 2008년 금융위기 당시 고점인 89.3이었는데, 이번 달 9일 91.2를 돌파하며 역사적 신고점을 경신했다”라고 밝혔다.
박 연구원은 이어 “미국에서 시총 비중이 가장 큰 엔비디아도 레버리지 ETF가 나올 당시 지수 비중은 2~3%, 현재도 8% 수준”인데 “삼전닉스는 코스피200 대비 65% 수준”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MSCI KOREA(국내 중·대형주 벤치마크 지수) ETF와 대비해도 절반에 육박”한다며 “단일종목의 변동성 확대가 지수에 미치는 영향력은 그만큼 커지게 된다”라고 풀이했다.
이를 반영하듯 지난달 27일 삼전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상장한 뒤, 코스피 시장에서는 사이드카(프로그램 매수효과 일시 효력 정지) 조치가 모두 10차례나 내려졌다. 특히 이달에만 9차례 발동,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10월(12회)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이다. 이날 삼전닉스 레버리지 ETF 14종목은 모두 두 자릿수 넘게 폭락했다.
이날 ▲광주신세계 ▲금호건설 ▲금호건설우 ▲금호전기 ▲남화산업 ▲남화토건 ▲삼기 ▲티이엠씨씨엔에스 ▲동양파일 ▲앱튼 ▲뉴인텍은 상한가를 기록했다. 앞의 여섯 종목은 삼전닉스의 호남권 반도체 투자설에 급등했다. 또 삼기는 글로벌 로봇 기업의 휴머노이드 프레임 개발업체 선정 소식에 사흘째 ‘쩜상’(개장하자마자 상한가)을 기록했다.
양 주식시장은 동반 하락했다. 코스피 지수는 519.09p(5.81%) 급락한 8411.21로 주저앉았고, 코스닥은 36.44p(4.10%) 빠진 851.37로 장을 마감했다.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0.7원 급락한 1532.0원에 거래를 마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