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장 vs 공매도’ 대충돌, K-증시 최후의 승자는? [오인경의 그·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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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장 vs 공매도’ 대충돌, K-증시 최후의 승자는? [오인경의 그·말·이]
  • 오인경 후마니타스 이코노미스트
  • 승인 2026.05.19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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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 잔액 톱10, 알테오젠 빼고 3조 넘는 평가손 발생… 거침없는 황소 질주에 고전
/일러스트=클립아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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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투자자들이 주도하는 공매도 거래가 나날이 폭증하고 있다. 종가 기준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지난주 목요일 기준으로 공매도 잔액은 29조4069억원을 기록할 정도로 급팽창하고 있다. 빌려 팔아놓은 주식이 급증할수록 주가 등락에 따른 공매도 포지션의 손익도 확대될 수밖에 없다. 주가가 고점을 향해 치달을수록 투자자들의 탐욕뿐만 아니라 공매도 포지션을 구축한 투자자들의 '손실에 대한 공포'가 주가를 가파르게 밀어올리는 현상도 더욱 잦아지고 있다.​

현재 한국 증시에서 공매도 포지션을 구축한 투자자들이 폭주하는 황소처럼 질주하는 상승장세에 얼마만큼 고전하고 있는지는 '공매도 상위 10개사 현황'만 간략히 살펴보더라도 쉽게 유추할 수 있다.​

공매도 톱10 종목의 공매도 잔액과 공매도 평가손실을 한꺼번에 그려보면 다음과 같다.

/그래픽=오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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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 상위 10종목 가운데 코스닥 바이오 업종을 대표하는 알테오젠을 제외하고는 전부 평가손실 상태임을 알 수 있다. 10개사 합계 공매도 잔액은 12조3805억원으로 공매도 전체 잔액(29조4069억원) 대비 42.1%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 10개 종목에서 발생한 공매도 평가손실만 무려 3조2072억원에 이른다. 시장 전체 공매도 평가손실 추정액(6조5045억원) 대비 49.3%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그래픽=오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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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 톱10을 구성하는 종목의 구성비에도 상당한 변화가 나타났다. 오랫동안 공매도 잔액 최상위 그룹에 속했던 몇몇 바이오·제약 종목들(셀트리온, 한미약품)이 사라진 대신 현재 한국 증시 상승을 이끄는 주도주군에 속하는 자동차(현대차), 조선(HD현대중공업), 반도체(한미반도체), K-푸드(삼양식품) 종목들이 대거 신규로 진입했기 때문이다.​

이들 10개 종목의 주가 흐름과 공매도 잔액 추이를 함께 살펴보면 향후의 주가 움직임을 예상하는 데 어느 정도 힌트를 얻을 수도 있다. 공매도 증가세가 주춤하거나 감소하기 시작하면 그때부터 주가 상승세가 빨라지는 경우가 많다. 반면, 주가 상승에 정면으로 맞서 대항하는 방식으로 공매도가 증가하면 추가적인 주가 상승에 어느 정도 제약을 받기 쉽다.​

현대차는 한미반도체를 제치고 한국 증시에서 가장 많은 공매도 포지션이 쌓인 종목으로 올라섰다. 주가가 20만원대에서 오래도록 횡보하다가 '피지컬 AI 유망주'로 각광받기 시작하면서 단숨에 70만원대까지 급상승하는 바람에 공매도 잔액도 역대급으로 쌓이고 있다. 향후로도 주가 변동과 공매도 공세가 격렬하게 맞설 가능성이 커 보인다.

/그래픽=오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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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반도체는 오랫동안 공매도 잔액 규모 1위와 공매도 평가손실 1위를 동시에 기록해 온 종목이었다. 공매도 투자자들이 지나치게 낮은 가격에 엄청난 규모의 공매도 포지션을 구축하는 바람에 대규모 평가손실이 발생했고, 공매도 숏커버를 노린 투기성 매수세가 가세하면서 주가가 폭등했기 때문이다. 1분기 실적 부진으로 주가가 상당폭 조정을 거쳤음에도 공매도 잔액은 아직까지 그대로다.

/그래픽=오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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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반도체의 공매도 투자 실패는 주가가 바닥권인 8만1800원일 때 이미 595만주가 넘는 대규모 공매도를 구축한 때문이다. 그 이후로도 몇 차례 공매도 포지션을 청산할 기회가 있었으나 끝끝내 미뤄진 끝에 지금까지도 530만주에 가까운 공매도 잔액이 쌓여 있다.

/그래픽=오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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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중공업에도 대규모 공매도 잔액이 쌓여 있고 공매도 잔액의 증가세도 매우 가파른 편이다.

/그래픽=오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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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너지솔루션은 2차 전지 투기 붐이 발생한 이후로 내내 공매도 잔액 최상위권에 머물러 있는 종목이다. 장기간 동안 공매도 잔액이 크게 변동하지 않는 대표적인 종목이다. 에코프로, 에코프로비엠, 포스코퓨처엠도 '공매도 톱10'에 드는 단골 종목들이다.

/그래픽=오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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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증권은 금융주 가운데 이례적으로 공매도 톱10에 올라온 특이한 경우다. 미래에셋증권의 경우에도 한미반도체처럼 너무 낮은 주가 수준에서 너무 무리하게 공매도 포지션을 구축한 게 화근이 된 경우로 판단된다.

/그래픽=오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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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증권의 공매도 잔액은 주가가 2만2000원대에 머물 때 이미 1354만주가 넘는 공매도 잔액이 쌓인 게 결정적인 패착으로 보인다. 활황 증시에서 가장 큰 수혜를 입는 종목 가운데 증권주를 빼놓을 수 없다. 주가가 상승할수록 공매도 잔액이 줄어드는 게 정상이지만, 주가가 지나치게 급등하면서 도리어 공매도 잔액이 계속 증가하는 모습이 이채롭다. 조그마한 재료에도 주가가 언제든지 크게 출렁거릴 가능성이 크다.

/그래픽=오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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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 톱10에 올라 있는 종목 가운데 가장 이해하기 힘든 경우는 삼양식품이다. 지난해 9월에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무렵만 하더라도 공매도 잔액은 무시해도 좋을 만큼 미미했으나, 지난해 11월 이후 공매도 잔액이 급증하기 시작한 이후로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더군다나 삼양식품의 영업실적은 올해 1분기에도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할 만큼 탄탄한 실적을 이어가는 중이어서 더더욱 의아하다.

/그래픽=오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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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기준으로 공매도 잔액이 3000억원 이상인 종목은 10개사에 불과하다. 이들 가운데 한미반도체와 미래에셋증권은 지나치게 낮은 가격에서 과도한 공매도 포지션을 쌓는 바람에 몇 배나 비싼 가격에 부랴부랴 숏커버에 나설 수밖에 없는 처지에 내몰린 상태다. 적지 않은 기간 동안 무리한 공매도를 지속해서 늘려온 삼양식품이 이들 두 종목의 사례를 답습할지 여부가 궁금하다.

/그래픽=오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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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 톱10 가운데 유일하게 평가이익 상태인 종목은 알테오젠이다. 한국 증시에서 제약·바이오 업종 주식들은 대체로 고평가된 경우가 많다. 공매도 투자 금액(4940억원)에 비해 상당한 평가이익(625억원) 상태인 게 이채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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