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총 톱10 종목 쏠림 심각… ‘두산에너빌리티·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한때 100위권 밖이었다
지난해 조기 대선 이후부터 지난 주말까지 한국 증시에서 일어난 놀라운 지각변동을 일일이 되돌아볼 필요는 없다. 그러나 2016년 말 이후부터 지금까지 코스피 상장기업의 시가총액이 약 4배 이상(1308조 → 5305조원) 불어난 것은 매우 고무적인 현상이 아닐 수 없다. 지난 주말 기준으로 시가총액 상위 100종목에 속한 종목들 중에서도 10배 이상 상승한 종목은 총 19종목에 이른다. 성과가 특히 좋은 10종목은 원금 대비 무려 85.9∼21.6배에 이를 만큼 뛰어났다.
이와는 정반대로, 현재 시가총액 상위 100 종목을 구성하는 종목임에도 불구하고 형편없는 성과를 보인 종목도 꽤나 많다. 그 가운데 원금 손실을 기록한 종목만 하더라도 7개에 이르며, 2016년 말 대비 주가 상승률이 1.5배 이하인 종목만 20개에 이른다.
심지어 현재 시가총액 톱10에 올라 있는 종목들의 경우에도 과거 한때나마 '매우 어려운 시절'이 있었음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지난 10년 가까운 기간 동안 시가총액 톱10을 한 번도 벗어나지 않은 종목은 LG에너지솔루션을 포함하더라도 다섯 종목에 불과하다. 시가총액 순위가 여러 해 동안 100위 밖으로 벗어난 종목(두산에너빌리티,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있었다.
결국 현재 시가총액 톱50 또는 톱100을 벗어난 종목이라고 하더라도 장차 시가총액 순위를 대폭 끌어올릴 만한 잠재력을 지닌 종목들은 얼마든지 나타날 수 있다. 투자자들은 그런 역량을 지닌 종목들을 남들보다 일찍 찾아내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단순히 시가총액 순위가 너무 뒤처진다는 이유로 유망한 종목을 일부러 배척할 필요는 없다는 얘기다.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미국 증시에서도 시가총액이 매우 큰 종목들의 투자 성과가 다른 종목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뛰어난 경향을 지속적으로 보여왔던 건 사실이다. M7 종목이 주도하는 증시 흐름은 지금도 여전히 유효하다. 한국 증시 상승을 주도하는 종목들도 시가총액 톱10 종목들 중심으로 점점 좁혀지는 분위기가 느껴진다.
하지만 코스피 시가총액 톱10 종목의 합산 시가총액이 이미 54.5%에 이를 만큼 지나치게 높은 대목은 우려스럽다. M7을 중심으로 한때나마 극단적인 압축 현상을 보였던 미국 증시조차 톱10종목의 투자 비중은 40.4% 정도다. 코스피 시가총액 톱50 종목의 합산 시가총액이 코스피 전체 시총의 79.3%에 이를 만큼 높은 점도 지나친 쏠림 현상의 일단이 아닐까 의심스럽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