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그룹(회장 정몽규)은 지난해 공정거래위원회의 공시대상기업집단 순위 34번째로 계열회사 수 34개, 자산 총액 17조5000억원에 이르는 그룹이다. HDC그룹은 고 정세영 회장이 현대그룹에서 친족 분리한 이후 2000년부터 현재까지 공시대상기업집단이었고, 2006년부터는 정몽규 회장이 동일인 자격을 승계했으며, 2018년에는 HDC(주)를 주축으로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했다. 그런 재벌급 기업집단이 최근 다소 믿기 힘든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검찰에 고발당했다.
HDC그룹은 공정위가 정몽규 회장을 동일인으로 지정한 이후 무려 19년 동안 거짓 보고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고발은 공소시효를 참작하여 2021~2024년 제출 자료를 기준으로 했다. 공정위는 이 자료를 바탕으로 상호출자제한, 사익편취 억제 등을 위한 내부거래를 점검하는데, 이를 위해 지배주주를 동일인으로 지정하고 계열회사에 자료 제공 의무를 부과한다.
지배주주인 정몽규 회장은 특히 기업집단 보고의무가 있는 HDC(주)의 대표이사직까지 맡고 있음에도, 소속 회사로 신고 의무가 있는 약 20개 친족 회사를 빠뜨렸다. 정몽규 회장은 자산 규모로 연간 1조원 이상의 계열사 거래 정보를 누락함으로써 이들에 대한 공정거래법상의 규제를 회피하도록 했다.
필자가 보기에 HDC그룹이 장기간 규제를 회피했다는 사실도 문제이지만, 더 심각한 것은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었는가 하는 점이다. 과연 공정위가 30위 권역의 기업집단이 장장 19년간 계열사 정보를 누락하는 그것을 모를 수 있었을까? 공정위가 알고 있었는데 지금까지는 봐줄 만했거나, 아니면 봐줘야만 했었으나 이제 봐줘서는 안 되는 상황이 된 것일까? 어떤 이유든지 부정이거나 무능이거나 둘 중 하나일 것이다. 참 답답한 현실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