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가상자산 거래 서비스 개시 이후 총 누적 거래액 1650조원, 총 누적 거래 고객 7000만명을 자랑하는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 홈페이지를 통해 빗썸은 업계 최고 수준의 고객자산 보호 시스템, 365일 고객 지원과 24시간 보안 모니터링을 제공한다고 홍보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그들이 자랑하는 시스템 이외의 영역에서 고객을 위협하는 사건이 연달아 벌어지며 빗썸의 호언장담을 무색하게 했다.
설날 연휴 일주일을 앞둔 이번 달 6일,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은 가상자산업계의 신뢰도를 망치는 대형 사고를 치고 말았다. 빗썸 거래소 마케팅 행사로 시행한 랜덤박스 이벤트에서 ‘원’ 표기를 ‘BTC(비트코인)’로 표기해 당첨금 2000원을 약 2000억원, 5만원을 약 5조원으로 지급했다. 오류로 지급한 BTC 개수는 62만개로 알려진다. BTC의 총발행 가능 수량은 2100만개이며 지난달 말에 1900만개가 채굴된 것으로 알려지는데, 오류 지급 물량은 채굴 수량의 3.2%에 해당한다.
단순한 표기 오류라고 해도 이 과정에서 엄청난 시스템 오류가 드러나고 말았다. 공시된 빗썸 사업보고서에서 지난 3분기 말 BTC 잔액은 175개로 알려지는데, 오류 개수와 차이인 61만9825개를 허위 지급했다. 즉 가상자산 신뢰성을 보강할 의무가 있는 거래소가 ‘가상(假像)’ 자산을 숫자만 존재하는 ‘가장(假將)’ 자산으로 추락시켰다. 만약 직원이 마음먹고 보유 자산을 유출하면 거래소 자산은 깡통이 되고 고객은 피해를 볼 수 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빗썸 본사는 서울경찰청 공공수사대 압수수색을 받았다. 여당의 전 실세 국회의원 차남을 특혜 채용한 혐의다. 제도적으로 법적 기반이 불안정한 가상자산 거래소가 정경유착을 할 수밖에 없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그러나 다른 국내 최대 규모 거래소에도 해당 국회의원이 청탁했으나 이를 거절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빗썸의 정경유착 행보는 더욱 주목받고 있다. 거래소 운영 직원을 전문성, 공공성과 무관히 정경유착의 특혜 때문에 채용했다면 결과는 거래소 이용자에 불이익으로 현실화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생각이다.
지난해부터 가상자산 산업과 거래소 규제를 담은 <디지털 자산 기본법>이 발의되고 논의가 한창인 가운데, 빗썸은 외부 해킹 등 보안 이슈뿐 아니라 가상자산 거래소의 거래와 운영시스템에 대한 신중한 검토 필요성을 제기했다. 디지털 자산 산업이 제도 금융권으로 들어왔을 때 운영하는 사람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면 회사도 고객도 끝장이다. 하필 3월 말 대표이사 연임 만료를 앞둔 이재원 대표로서는 속이 탈 것이 틀림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