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고치 불장에 휩싸인 공매도, 탈출구는 없다? [오인경의 그·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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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고치 불장에 휩싸인 공매도, 탈출구는 없다? [오인경의 그·말·이]
  • 오인경 후마니타스 이코노미스트
  • 승인 2026.02.02 11: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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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공매도 잔액 톱50, 1월에만 3조5473억원 평가 손실… ‘주가조작 패가망신’ 꼭 지켜야
/일러스트=클립아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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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월 한 달 동안에도 대한민국 증시는 거침없는 질주를 이어갔다. 시가총액은 어느새 4953조원을 넘어섰다. 이에 주춤거리던 공매도 잔액마저 덩달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2023년 11월에 기록했던 19조원대를 훌쩍 뛰어넘더니 어느새 21조원대로 올라섰다. 이토록 가파른 공매도 증가세와 시가총액 증가세가 지속될 수는 없을 테니 언제 어디서 어떤 계기로 급제동이 걸릴지 귀추가 주목된다.

/그래픽=오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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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 잔액 추이를 양대 시장으로 나누어 분석해 보면 그림이 사뭇 달라진다. 코스피 시장의 공매도는 그나마 증가세가 완만한 반면 뒤늦게 불이 붙은 코스닥 시장에서는 공매도 잔액 증가세가 훨씬 더 가파르다. 양대 시장의 시가총액 비중이 대략 87대 13인데 비해 공매도 잔액 비중은 65대 35에 이를 만큼 코스닥 종목에 대한 공매도 잔액이 최근 들어 급증하고 있다. 시장이 지금처럼 꾸준히 상승한다면 공매도를 지나치게 걱정할 까닭이 없다. 그러나 시장이 조정 국면에 진입하고 나면 주가 상승에 시달려온 공매도 세력은 지금보다 훨씬 공격적으로 주가를 뒤흔들 가능성도 있다.

/그래픽=오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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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 동향에 대해서는 언론에서 크게 다룬 적이 없지만, 실상 이번 불장에서 엄청난 손실을 보고 있다. 공매도 잔액이 많은 순으로 상위 50종목을 분석한 결과, 1월 말 종가 기준으로 평가 손실 규모만 대략 3조5473억원에 이른다. 공매도 잔액은 매일 변동하므로 종목별로 이미 실현된 손실까지 감안하면 실제 손실은 이보다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래픽=오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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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전체 공매도 잔액은 현재 21조1620억원에 이르므로, 공매도 상위 50종목이 차지하는 금액 비중은 64.3%다. 종목별 공매도 평균단가는 별도로 제공되는 시스템이 없으므로 일일이 수작업으로 계산할 수밖에 없다. 공매도 상위 50종목만을 대상으로 지난해 3월 31일부터 계산한 결과 1월 말 기준 공매도 평가손실은 3조5473억원이었다. 공매도 잔액이 걸려 있는 나머지 1585종목에서도 똑같은 비율로 손실을 입었다고 가정하면 시장 전체 공매도 평가손실은 대략 5조5169억원으로 추산할 수 있다. 막연히 추정했던 손실보다 훨씬 더 큰 금액이다.

/그래픽=오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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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돌아보면, 2023년 11월부터 '불법 공매도 근절'을 위해 1년 5개월 동안 공매도를 전면 금지한 조치가 '신의 한 수'였다는 생각도 든다. 전산화 마무리 이후 공매도를 재개한 시점이 하필이면 탄핵 정국과 맞물리면서 주가가 바닥권일 때였기 때문이다. 공매도 재개 당시 5조원 남짓한 공매도 잔액이 21조원까지 급팽창했고, 공매도 평균단가는 비록 종목별로 편차는 있겠지만 지금보다 훨씬 낮을 개연성이 크기 때문이다. 공매도 잔액 상위 50종목 가운데 주가 상승률이 높은 종목 20개사만 살펴봐도 공매도 포지션이 얼마만큼 심각한 손실 상태인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그래픽=오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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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 잔액이 1억원 이상 걸려 있는 종목은 시가총액 기준으로 4606조원에 이른다. 종목수로는 1635종목에 불과하지만, 전체 시가총액 대비로는 93.0%에 이르기 때문에 자잘한 종목들을 제외하고 나면 사실상 거의 전 종목에 걸쳐 공매도가 걸려 있다고 볼 수 있다.

한국 증시는 과거 오랫동안 불법적인 주가 조작과 불법 공매도에 시달려온 것이 사실이다. 주가가 지금보다 더 높이, 더 멀리 상승하기 위해서는 불법적인 주가조작이 발붙이지 못하도록 각별히 경계할 필요가 있다. 또한 한국 증시에 상장한 기업들의 체력을 너무 얕잡아 보고 과도한 공매도 공격을 일삼아온 투기 세력들한테는 막대한 공매도 상환 부담을 안김으로써 경종을 울릴 필요가 있다.​

막대한 자본과 조직을 갖춘 공매도 세력이 이번에 '상상을 초월하는 불장'에 휘말려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고 하더라도 그들이 당장 한국 증시에서 영영 사라질 것이라고 착각해서는 안 된다. 그들은 국경이 없는 세계 자본시장에서 온갖 경험을 두루 쌓은 노련한 투자자들이다. 주가가 가파르게 상승할수록 기업의 펀더멘털과 점점 더 괴리되는 버블이 형성되기 쉽다. 오늘날 뜻밖의 불장이 전개되면서 공매도 숏커버까지 가세해 준 덕분에 주가가 그야말로 하늘을 날아오르는 종목들이 속출하고 있다. 그러고 보면 벤저민 그레이엄이 1949년에 세상에 맨 처음으로 내놓았던 『현명한 투자자』의 맨 끝 구절은 지금도 여전히 유효하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다.

물론 우리는 평소 신중하면서도 기민한 자세로 대처하는 모든 현명한 투자자에게 이와 유사한 화려한 경험을 약속할 수는 없다. 우리는 시작할 때 우스갯소리로 했던 "모든 사람이 부자가 될 수 있다"라는 J.J.Raskob의 슬로건으로 끝맺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증권시장에는 흥미로운 가능성들이 넘쳐나니, 현명하고 적극적인 투자자는 이 떠들썩하고 즐거운 서커스에서 즐거움과 이익을 모두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흥분의 도가니를 보장한다. -벤저민 그레이엄 <현명한 투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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