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조원이 훌쩍 넘는 파운드리(위탁생산) 계약 축포를 쏘아 올린 삼성전자 주가가 모처럼 강세를 보였다. 2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005930)와 우선주(005935)는 전 거래일보다 각각 6.83, 4.60% 오른 7만400원과 5만6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반면 SK하이닉스(000660)는 1.50% 빠진 26만2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삼성전자는 정규장 시작 전 22조7647억6416만원 규모의 반도체 파운드리 공급계약을 공시했다. 계약 규모는 최근 매출액(300조8709억원)의 7.6%로,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매출(79조1400억원)의 28.7%에 해당한다. 다만, 계약 내용은 경영상 비밀 유지에 따라 비공개이고 계약 기간은 2033년 12월 31일까지다.
이번 대규모 수주로 삼성전자 주가가 들썩이기 시작한 것이다. 올해 들어 주가가 26.78% 올랐지만, 이는 코스피 수익률(32.89%)보다 낮다. 특히 주가가 7만원대로 마감한 것도 지난해 9월 4일이 마지막이다. 다만,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 발표 이후 목표주가를 잇달아 높이고 있다.
앞서 키움증권은 지난 21일 반도체 기술 경쟁력이 회복되고 있다며 삼성전자의 투자 의견 ‘매수’를 유지하고, 목표주가를 8만원에서 8만9000원으로 상향했다. 같은 날 흥국증권도 매수 의견을 유지하고, 목표주가를 7만5000원에서 7만8000원으로 올렸다. 이어 글로벌 투자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도 7만5000원에서 8만5000원으로 목표가를 상향 조정했다.
반면, HBM(고대역폭 메모리) 가격 협상력이 점차 수요자로 넘어가면서 SK하이닉스도 HBM 가격 하락 압력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17일 “SK하이닉스는 주요 고객사(엔비디아) 매출 비중이 높은 편”이라며 그만큼 마진 손실 압력도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SK하이닉스 투자 의견을 ‘중립’으로 하향하고 목표주가를 31만원으로 내놨다.
이처럼 국내 반도체 빅2의 전망이 엇갈리는 가운데, 두 회사를 포함한 국내 반도체 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이 반도체 품목 관세를 다음 달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원가 부담, 가격 상승 압박 등이 초읽기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그 누구도 일희일비할 수 없는 처지에 놓였기 때문이다.
한편, 인적자원(HR) 테크기업 인크루트가 조사한 ‘2025 대학생이 일하고 싶은 기업’에서는 SK하이닉스가 1위를 차지했다. 구직 중인 대학생 1176명에게 국내 증시 시가총액 상위 170개 회사(6월 5일 기준, 지주사·금융사·공기업 제외)를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다.
응답자 7.1%가 꼽은 SK하이닉스는 지난해보다 8계단 상승, 처음 1위를 차지했다. ‘만족스러운 급여와 보상 제도’(66.7%)가 가장 많은 선택 이유였다. 2위는 ‘우수한 복리후생’(41.8%)의 CJ ENM을 응답자의 6.7%가 선택했다.
반면 지난해 1위였던 삼성전자는 5.4%의 득표율에 그치며 3위로 밀렸다. 삼성전자를 선택한 이유로는 SK하이닉스와 마찬가지로 ‘만족스러운 급여와 보상 제도(41.3%)’가 가장 많았다. 다만, 응답 비율은 25.3%포인트 낮아 ‘이름값보다는 돈’이라는 세태를 반영했다.
이날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이동형 모듈러 건축 전문 ‘엔알비’(475230)는 공모가(2만1000원)보다 20.67% 빠진 1만6660원에 첫 거래를 마쳤다. 또 ▲두산테스나 ▲코아시아 ▲제이엔비 ▲유에스티는 상한가를 기록했다.
2019년 세워진 엔알비는 모듈러 건축 시장을 개척한 ‘퍼스트 무버’로 평가받는다. 제품 개발부터 제작, 유지 관리를 아우르는 원스톱 솔루션을 구축했고, 국내 최대 규모의 모듈러 전용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에는 자동화 설비 도입으로 균일한 품질 확보를 위해 1공장을 증축·증설하며 생산 능력 확대를 진행하고 있다.
오늘도 양 주식시장은 희비가 갈렸다. 코스피지수는 13.47p(0.42%) 오른 3209.52로 3200선을 되찾았고, 코스닥은 2.55p(0.32%) 내린 804.40으로 장을 마감했다.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4.1원 오른 1382.0원에 거래를 마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