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마다 1억달러… 弗같은 ‘수출효자’의 질주 언제까지 [오인경의 그·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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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마다 1억달러… 弗같은 ‘수출효자’의 질주 언제까지 [오인경의 그·말·이]
  • 오인경 후마니타스 이코노미스트
  • 승인 2025.05.0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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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환율’ 조미료까지 더한 K-라면 성장세, 올해 수출액 2조원 후루룩 넘길 기세
/출처=삼양식품
/출처=삼양식품

​바야흐로 K-푸드 수출 실적을 주도하는 아이템은 라면이다. 라면의 원산지가 일본인데도 K-푸드로 둔갑한 건 아이러니컬하다. 아무튼, 라면은 어느새 매월 1억달러 이상 수출되는 효자 상품이 되었으며, 올해는 연간 수출 총액 규모가 무려 2조원을 훌쩍 뛰어넘을 기세다.

​라면 수출 데이터는 무역통계진흥원에서 매월 세 차례 발표하는데, 월별 데이터는 매월 초하루에 확인할 수 있다. 이번 달 1일에 발표된 ‘4월 수출’ 데이터는 여전히 놀랍다. 지난 21년 동안의 월별 수출액 가운데 단연 최대 금액일 뿐만 아니라, 증가세의 기울기도 더욱 가팔라지는 모양새이기 때문이다. 2005년 1월부터 지난달까지 244개월 동안에 해외로 수출된 라면은 중량 기준으로 216만톤에 이르며, 금액으로는 무려 81억달러를 기록할 만큼 놀라운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한국 라면 월별 수출 추이. /그래픽=오인경
한국 라면 월별 수출 추이. /그래픽=오인경

K-푸드가 해외에서 놀라우리만큼 높은 인기를 구가하는 이유는 K-컬처에 대한 꾸준한 인기몰이가 단단한 밑바탕이 되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오늘날 K-뷰티와 K-푸드로까지 널리 확산 중인 K-컬처의 인기몰이는 멀리 거슬러 올라가자면 드라마 <겨울연가>로부터 시작되었다고도 볼 수 있다. 주로 일본과 중국을 비롯한 동남아시아로부터 거세게 불어 닥친 한류 바람이 BTS, 블랙핑크, 싸이 등이 주도하는 K-팝으로 이어지면서 삽시간에 전 세계적인 문화 현상으로 확산하더니, <기생충>, <오징어 게임> 등이 OTT 서비스의 확산과 함께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일으킨 덕분에 K-컬처는 어느덧 전 세계 젊은이들 누구나 즐기는 일상적인 문화로 빠르게 자리 잡기 시작했다.

드라마 ‘겨울연가’. /출처=KBS
드라마 ‘겨울연가’. /출처=KBS

유튜브, 인스타그램, 틱톡 등 새로운 SNS 서비스가 한국 드라마와 K-팝을 더욱 빠르고 광범위하게 확산시켰음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한국인들이 오래전부터 즐겨먹는 김치, 만두, 햇반뿐 아니라 바나나우유와 ‘한국식 라면’까지도 십수년째 해외시장에서 꾸준한 인기몰이를 지속하는 배경에도 K-컬처가 광범위하게 확산된 메커니즘과 유사한 작동 방식이 자주 발견된다.

다양한 국가에서 이미 오래전부터 즐겨먹던 라면 시장에서 유독 한국식 매운 라면이 인기를 끄는 까닭은 무엇인가? 그 원인은 K-컬처 말고도 하나 더 있다. 2012년에 불쑥 등장한 삼양식품의 메가 히트 브랜드 ‘불닭볶음면’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라면조차 소비가 감소할 정도로 내수시장이 침체에 빠진 대신 해외 수출이 급증세를 구가하는 데에는 환율 효과도 무시하기 어렵다.

연도별 라면 수출금액을 (우리은행에서 환율 정보를 제공하는) 2003년 시점까지 거슬러 올라가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원/달러 환율이 2006∼2007년 대비 무려 50% 가까이 튀어 오른 덕분에 해외 수출 비중이 높은 식품업체일수록 외형과 수익성이 좋아지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일찌감치 해외시장에서 성장의 돌파구를 마련한 삼양식품과 오리온 등이 대표적이다.

연도별 라면 수출 추이. /그래픽=오인경
연도별 라면 수출 추이. /그래픽=오인경
원/달러 환율 추이. /그래픽=오인경​
원/달러 환율 추이. /그래픽=오인경​

​라면 수출액 가운데 원화로 환산한 금액(빨간 막대기 부분)이 파란 선보다 좀 더 가파른 기울기를 보이는 이유는 장기간 약세 흐름을 이어온 원/달러 환율 때문이다.

연도별 라면 수출금액 추이.
연도별 라면 수출금액 추이.

​삼양식품의 메가 히트 브랜드인 ‘불닭 브랜드’의 인기는 각종 통계 수치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 불과 5년 전만 하더라도 국산 라면 총수출에서 삼양식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48.9%였으나, 어느새 (정확한 통계는 발표되기 전이지만) 80% 수준까지 치솟은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1분기 라면 전체 수출액은 5000억원에 불과 6억원 모자라는 수준까지 올라왔다. 현재의 추세가 꾸준히 유지된다면 올해 연간 라면 수출액은 2조원을 거뜬히 넘길 전망이다.

삼양식품 수출 추이.
삼양식품 수출 추이.
삼양식품 수출 비중 추이.
삼양식품 수출 비중 추이.

​삼양식품이 라면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해 볼 때, 삼양식품의 올해 연간 수출 실적 또한 1조원대 후반 내지는 2조원에 육박하는 수치가 예상된다. 해외시장에서 부분적인 공급 부족 사태까지 빚을 만큼 빠듯한 제품 공급 여건이 금년 5월에 완공 예정인 밀양 제2공장(연간 6억9000만본 생산 능력) 준공으로 빠르게 해소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해외 시장에서 한국산 라면 수출이 향후 얼마만큼 더 확장될 수 있을지에 대한 검토는 국가별 라면 수출 통계가 좀 더 업데이트되고 나면 다뤄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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