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수질·폐기물·화학물질·토양오염 등 위반 사항만 70건 넘어
경제개혁연대 “계획된 범행”… 이사 5명에 손해배상 소송 제기
영풍, 고려아연 경영권 인수 시도 이어 잇단 이슈 불거지며 홍역
MBK파트너스와 손잡고 고려아연 경영권 인수를 시도하면서 관심을 끌고 있는 영풍이 이번엔 석포제련소의 환경법 위반 사건으로 인한 조업정지 판결, 소액주주들이 전·현직 이사 5명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 등의 이슈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영풍은 지난 1일 석포제련소 조업정지 처분 취소 소송이 대법원에서 ‘상고심 심리불속행’으로 기각돼 조업정지 ‘1개월 30일 처분’이 확정됐다고 공시했다. 생산중단 일자는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태이며 일자 확정 시 재공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영풍 석포제련소가 2021년 11월 조업정지 10일 행정처분을 받은 적은 있지만, 두 달 가량 조업이 중단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낙동강 최상류인 경상북도 봉화군에 위치한 영풍 석포제련소는 2019년 오염 방지시설을 거치지 않은 폐수 배출시설을 설치·이용한 사실 등이 적발됐다. 당시 경북도는 조업정지 2개월 처분을 내렸지만, 영풍은 이에 반발해 법원에 소송을 냈고 1~3심 모두 영풍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조업정지 2개월 처분을 그대로 최종 확정했다. 5년 만에 결론이 난 셈이다.
2014년부터 환경단체를 중심으로 영풍 석포제련소가 낙동강 상류 오염의 원인이라는 주장이 강하게 제기되자 환경부가 2019년 4월 석포제련소 특별 점검을 통해 충격적인 오염물질 배출 사실을 확인했다.
당시 환경부 자료와 보도에 따르면 석포제련소 제1·2공장 인근에서 하천수질 기준(0.05mg/L)을 최대 4578배 초과하는 카드뮴(22.888mg/L)이 검출됐다. 제련소에서 누출된 카드뮴 공정액이 토양과 지하수를 거쳐 낙동강으로 유입된 것으로 밝혀졌다. 환경부는 이렇게 유출된 카드뮴 양이 하루 약 22kg에 이른다고 밝혔다. 연간으로 따지면 8톤 가량의 1급 발암물질인 카드뮴이 낙동강을 죽이고 있었던 셈이다.
영풍 석포제련소의 오염수 불법배출과 같은 환경법 위반은 이 사건이 처음은 아니었다. 2013년부터 2020년 10월까지 대기·수질·폐기물·화학물질·토양오염 등 환경법령 위반 사례 70여건이 제기됐으며 이 가운데 20건이 고발조치 된 바 있다.(2020년 10월 더불어민주당 이수진 의원의 국정감사 자료)
또 대구검찰청은 2015년부터 영풍이 제련과정에서 발생한 중금속 오염수를 낙동강에 고의로 유출한 혐의로 2022년 2월 임직원 7명을 기소해 아직 재판이 진행 중이다. 지난 9월엔 안전조치 소홀 등으로 최근 9개월간 근로자가 잇따라 숨진 사고와 관련, 제련소 대표와 소장이 구속 기소되기도 했다.
한편 경제개혁연대와 영풍 소액주주들은 11일 석포제련소의 환경법 위반 사건과 관련해 장형진 등 전·현직 이사 5명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주주대표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제기했다고 밝혔다. 석포제련소의 카드뮴 누출로 인해 2021년 11월 환경부로부터 부과된 과징금 280억원과 회사가 지출한 복구(정화) 비용 등 손해에 대한 책임을 추궁하기 위한 것이다.
경제개혁연대는 “석포제련소에서 장기간에 걸친 환경 오염이 단순한 우연이 아닌 계획된 범행”이라며 “경영진이 아무런 내부통제 시스템을 갖추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은 임무해태 행위가 있었던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경제개혁연대는 상법이 정한 대표소송의 절차에 따라 지난달 영풍 감사위원회에 소송을 제기할 것을 청구했지만 회사 측이 이를 거부함에 따라 소송을 제기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경제개혁연대는 “이번 소송을 통해 영풍의 잘못된 경영 관행에 책임을 물어 내부통제 시스템을 강화할 유인을 제공할 계획”이라며 “다수의 국민에게 피해를 입히는 기업의 환경범죄엔 손해배상 책임이 따른다는 선례를 남겨 기업들의 인식 전환의 계기로 삼고자 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