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태영건설 아니라고? ‘롯데건설 PF’에 주목하는 이유 [마포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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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태영건설 아니라고? ‘롯데건설 PF’에 주목하는 이유 [마포나루]
  • 최석영 기자
  • 승인 2024.01.30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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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증권 리포트 ‘롯데건설 PF 우발채무’ 부분 삭제, 부실 의혹 키워
올해 1분기 우발채무 4조원 만기 도래… ‘그룹 지원 통해 해결’ 가닥
서울 서초구 롯데건설 본사. /사진=롯데건설
서울 서초구 롯데건설 본사. /사진=롯데건설

연초부터 들려오는 건설업계의 유동성 위기가 점차 증폭되는 분위기다. 특히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로 워크아웃에 들어간 태영건설의 전철을 밟을 다음 타자는 어디가 될지 업계의 관심이 모아진다.

건설업계의 개발 사업 PF는 부동산 호황기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하지만 경기가 침체되면서 미분양이 급증하고, 개발 사업이 삐걱대면 PF가 ‘위험한 부메랑’으로 되돌아오는 구조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기준금리가 오르면서 자금 회수에 난항을 겪는 사례가 급증했다. 미분양 물량이 속출하면서 시행사와 시공사의 수익성이 악화돼 원금 상환에 난항을 겪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롯데건설의 유동성 문제가 부각되고 있다. 각 증권사와 신용평가사가 유동성 리스크에 대한 리포트를 잇달아 내놓고 있어서다.

특히 업계는 이달 초 하나증권이 발표한 리포트 가운데, 롯데건설 관련 내용이 빠진 것을 두고 미심쩍어하는 분위기다.

하나증권은 지난 3일 관련 내용을 담은 건설업황 리포트에서 롯데건설 관련 부분을 삭제했다. 물론 하나증권 측은 자체적으로 결정, 수정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얼마 후 나이스신용평가(나이스신평)가 롯데건설의 PF 우발채무 문제를 담은 보고서를 냈다.

나이스신평은 보고서를 통해 롯데건설의 PF 우발채무는 지난해 말 현재 5조4000억원이라고 밝혔다. 이는 전년 말보다 약 1조4000억원 감소했다면서도, 그러나 이는 자기자본 2조7000억원(지난해 9월 말 기준) 대비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짚었다.

게다가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높은 ‘도급사업 관련 미착공 및 저조한 분양률 사업장’의 PF 우발채무가 3조3000억원인데, 우발채무의 광역시 및 지방 지역 비중도 50%를 상회하고 있다고 걱정했다. 이에 올해 정상적인 사업 진행에 따른 착공 및 본PF 전환 등을 통해 우발채무 감축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올해 1분기에 약 4조원의 PF 우발채무 만기가 도래하는 상황이며, 이 가운데 메리츠금융그룹 펀드의 차환 여부 및 만기 등 조건이 ‘PF 우발채무 차환 위험 경감’에 중요한 요소라고 지적했다.

롯데건설의 PF 리스크에는 메리츠금융그룹도 엮여 있다. 지난해 초 롯데건설은 메리츠금융과 1조5000억원 규모 펀드를 공동으로 결성했는데. 당시 롯데그룹 계열사들이 후순위로 6000억원, 메리츠금융그룹에서 선순위 9000억원을 부담했다.

롯데건설은 이 펀드를 통해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등을 매입 소각해 위기를 넘겼다. 이 펀드는 오는 3월 말 만기가 돌아온다.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은행권 지원을 통해 저리로 자금을 조달하고, 메리츠금융 자금은 상환하는 것으로 방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1분기 만기가 돌아오는 미착공 PF 3조2000억원 가운데 2조4000억원은 시중은행을 포함한 금융기관 펀드 조성 등을 통해 본PF 전환까지 장기 조달구조로 연장한다는 게 롯데건설의 복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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