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에도 바뀐 것 없는 이랜드의 ‘직장 갑질 춤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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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에도 바뀐 것 없는 이랜드의 ‘직장 갑질 춤판’
  • 서중달 기자
  • 승인 2024.01.05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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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당 없는 휴일 대체 협약서에 서명 강요, 4년여 근무수당 지급 안 해
이은주 의원 “노동부에 진정… 부당한 권리 침해 없도록 철저히 조사해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이은주 의원이 지난 3일 국회 소통관에서 이랜드그룹의 임금체불, 인권 침해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이은주 의원 블로그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이은주 의원이 지난 3일 국회 소통관에서 이랜드그룹의 임금체불, 인권 침해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이은주 의원 블로그

박성수 회장의 불시 점포 방문을 대비해 직원들에게 밤샘 근무를 하게 하고, 송년회 단체공연에 수백명을 동원해 춤 연습을 시키는 등 전근대적 ‘갑질’로 비난을 받고 있는 이랜드그룹이 이번엔 수당 없는 휴일 대체협약서 서명 강요와 임금체불 논란으로 2024년 새해를 열고 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이은주 의원(정의당·비례)은 지난 3일 국회 소통관에서 이랜드그룹의 임금체불, 인권 침해 등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의원에 따르면 이랜드그룹은 2009년 비정규직 대량 해고 사태, 2016년 애슐리 임금 체불 사건 이후 국민 앞에 쇄신하겠다고 약속했지만, 부가 업무 강요, 체결되지 않은 연봉 계약서 서명 강요, 연장근무 수당 꺾기 등의 갑질이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의원은 “기업은 우리 사회의 법과 규범에 따라 운영돼야 하며 구성원이 가진 정당한 권리에 기초해 이익을 내고 사업을 영유해야 한다”며 “이랜드그룹은 수당 없는 휴일 대체 협약서의 서명 강요, 임금 체불 등으로 노동자들을 고통스럽게 만들고 기본권을 위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지난 4년여 기간 동안 노동자들이 당연히 받아야 할 수당을 지급하지 않았다고 증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어 “이미 노동자들은 이랜드그룹의 직장 횡포와 노동권 침해에 대해 고용노동부에 진정을 넣었다”며 “사측의 부당한 권리 침해가 없도록 철저하게 조사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특히 “최근에는 회사 송년행사를 위해 직원들을 강제 동원해 춤연습을 시키는 상식적으로 납득되지 않는 직장 횡포를 자행하다 근로기준법 위반, 업무방해 등 혐의로 경찰과 감독관청에 고발되었다는 충격적 언론보도가 있었다”면서 “도저히 21세기 기업사회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는 믿기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이 의원은 그러면서 “이미 잘 알려진 대로 이랜드의 박창수 창업주는 독실한 개신교도이며, 기업문화 자체도 종교적 색채가 강하다고 한다”며 “그러나 기업은 신앙촌이 아니다. 기업은 우리 사회의 법과 규범에 따라 운영돼야 하고 구성원이 가진 정당한 권리에 기초해 사업을 영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규혁 전국민주노동연합 서비스연맹 위원장도 이랜드그룹이 임의적으로 선출되지 않은 근로자 대표가 서명한 것을 근거로 3년 반이 넘는 기간동안 휴일 근무 수당 등을 지급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강 위원장은 “임금협상을 하는 와중에도 서명을 강요하며 서명·불서명에 따라 임금 인상에 차별을 두겠다는 황당한 협박을 하고 있다”며 “현재 고용노동부가 특별근로감독을 진행하고 있는데 한국의 노동법이 살아있으며 노동자들의 목소리들이 옳다는 것이 증명되길 바란다”고 토로했다.

지난해 12월 13일 진행된 이랜드 그룹의 연말 행사 '송페스티벌'의 모습.  /사진=JTBC 화면 캡처
지난해 12월 13일 진행된 이랜드 그룹의 연말 행사 '송페스티벌'의 모습.  /사진=JTBC 화면 캡처

앞서 지난해 송년행사를 위해 직원 수백명을 동원, 강제로 춤연습을 시켰다는 의혹을 받은 이랜드그룹은 고용노동부로부터 특별근로감독을 계기로 전사적인 조직문화 쇄신에 나서 성숙한 기업문화를 만들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직원들이 업무 시간에 연습을 하느라 야근하며 밀린 업무를 처리하느라 고충을 겪고 있다는 보도가 이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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