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생명과학 ‘인보사 종양 사례’에 또 무릎 꿇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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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생명과학 ‘인보사 종양 사례’에 또 무릎 꿇나?
  • 서중달 기자
  • 승인 2023.09.22 09: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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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약처, 투여 환자 90명에게서 이상 사례 발생 보고
품목허가 취소·거래 재개 등 벼랑 벗어나자 또 악재
코오롱선 “정확한 인과관계 밝혀진 것 아니다” 일축
골관절염 세포 유전자 치료제 '인보사케이주'. /사진=코오롱생명과학
골관절염 세포 유전자 치료제 '인보사케이주'. /사진=코오롱생명과학

핵심성분이 종양을 유발할 수 있는 신장 세포로 바꿔 시험한 사실이 드러나 품목허가가 취소된 코오롱생명과학의 골관절염 세포 유전자 치료제 ‘인보사케이주’를 투여한 환자 중에서 종양이 생기는 이상사례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며 논란이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지난해 기술 수출과 미국 내 임상 재개 등으로 인보사 신뢰도 회복에 집중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논란이 앞으로 진행될 임상에 미칠 영향에 대해 촉각을 세우고 있다.

최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식품의약품안전처를 통해 받은 ‘인보사 투여 후 암 발생사례 및 인과관계 평가 결과’를 통해 6월 말 기준 인보사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에 들어온 인보사 부작용 보고를 보면, 종양 관련 이상사례 보고가 90건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상사례 종양 종류는 악성자궁내막신생물, 위암종, 췌장암, 간신생물, 여성악성유방신생물, 악성자궁내막신생물, 폐암종, 악성갑상샘신생물, 직장암종, 신장암, 담관암종, 유방암, 부신샘종, 급성백혈병, 신경아교종, 쓸개관암종, 전이성신장암, 악성림프종, 전립선암, 대장암종, 피부암, 전립선암, 대장직장암, 난소낭종 등으로 다양하다.

인보사는 사람 연골에서 추출한 ‘연골세포(HC, 1액)’와 TGF-β1 유전자를 도입한 ‘형질전환세포’(TC, 2액)를 3대 1 비율로 섞어 관절강 내에 주사하는 유전자 치료제로 세계 최초 골관절염 세포 치료제로 주목받았으나, 2019년 주성분이 종양을 유발할 수 있는 신장세포로 바뀐 사실이 드러나 품목허가가 취소됐다.

이로 인해 코오롱티슈진은 금융당국으로부터 주식거래 정지명령을 받았으며, 인보사 개발을 주도한 이우석 전 코오롱생명과학 대표가 2020년 구속됐다가 보석으로 풀려난 바 있다.

코오롱티슈진은 거래 정지에도 2020년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인보사 임상보류 해제를 받은 데 이어 2021년 임상3상 환자 투약을 재개했다. 코오롱티슈진은 같은 해 인보사 적응증을 고관절 골관절염까지 확대하는 임상 2상 승인도 FDA로부터 받아 인보사 연구에 총력을 기울여 왔다. 또 인보사의 아시아지역 권리를 보유한 코오롱생명과학을 통해 싱가포르의 주니퍼바이오로직스에 7000억원대의 기술 수출을 성사시키기도 했다.

코오롱생명과학 본사. /사진=코오롱생명과학
코오롱생명과학 본사. /사진=코오롱생명과학

여기에 최대주주인 코오롱의 적극적인 지원을 통해 임상자금을 조달했다. 코오롱티슈진은 2021년 12월과 지난해 8월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743억원을 조달했고, 지난해 9월 33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도 발행했으며 10월에도 유상증자 방식으로 3000만달러를 확보했다. 코오롱티슈진은 지난해 10월, 3년 5개월 만에 거래정지가 풀리며 벼랑 끝까지 몰렸다 구사일생했다.

코오롱티슈진은 최근 유럽에서 개최된 골관절염 국제학회에서 TG-C 세포유전자치료제가 골관절염을 대상으로 한 원인치료제로 유망하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데 이어 지난 9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최된 2023 국제연골재생학회(ICRS) 학술대회를 통해 TG-C 임상 2상 결과를 공개했다.

미국 2상 장기추적 환자를 대상으로 TG-C 투여후 무릎인공관절수술을 받지 않은 환자와 해당 수술을 받은 환자와의 차이를 분석한 결과로, 평가 대상 환자 중 80%가 인보사를 투여받은 이후 현재까지 무릎인공관절 수술을 받지 않았고, 나머지 20%는 평균적(Median)으로 TG-C 투여 5년 9개월 후 무릎인공관절 수술을 받았다.

무릎 적응증 외에도 퇴행성 척추디스크질환 적응증에 대한 동물실험 결과도 공개하고 TG-C를 투여한 실험 쥐(Rat)가 투여 받지 않은 실험쥐보다 척추 통증에 있어 유의미한 반응 개선 효과가 있는 것도 확인했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이번 종양 이상사례 보고가 임상 참여 환자들에게 경각심을 갖게 해 인보사의 계획에 차질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식약처는 인보사 부작용 사례, 허가 시 독성자료, 방사선 조사 등을 고려할 때 큰 우려가 없다고 판단하면서도, 환자의 안전을 위해 2019년부터 거점병원을 선정해 15년간에 걸쳐 이상반응 장기 추적 조사 등 특별관리를 하고 있다.

식약처는 종양 관련 이상사례로 이번에 보고된 90건에 대해 혈액과 조직 유전자 정밀성분(STR) 검사에서 양성으로 나온 조사 대상자는 없다면서도 인보사 투여와의 인과관계를 평가한 결과, ‘평가 곤란’이 73건, ‘평가 불가’가 17건이었다고 했다.

평가 곤란은 적정한 평가를 위해 더 많은 자료가 필요하거나 추가 자료를 검토 중인 경우를 말하고, 평가 불가는 정보가 불충분하거나 상충해 판단할 수 없고 환자가 사망했거나 미등록인 경우라 이를 보완하거나 확인할 수 없다는 의미이다.

코오롱생명과학 측은 이 같은 보고에 대해 정확한 인과관계가 밝혀진 게 아니라고 일축하고 있다. 규제기준이 가장 엄격한 미국에서 임상3상 재개를 통해 인보사의 안전성이 입증됐고 인보사 투여로 인한 암 발생이라고 판단할 근거가 부족하다고 반박하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선 신장세포로 바꿔치기 시험한 충격적인 사실을 겪은 이후로 인보사에 대한 불신이 깊어진 상황에서 이 같은 이상사례 보고가 나와 적지 않은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이번 이상사례 보고가 품목허가 취소, 거래정지라는 사지로 몰렸다 기지개를 켜던 인보사가 악재를 딛고 화려하게 부활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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