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벌레 햄버거’ 봉투로 입막음 시도한 버거킹의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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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벌레 햄버거’ 봉투로 입막음 시도한 버거킹의 사과
  • 서중달 기자
  • 승인 2023.09.15 15: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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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유지 각서 요구하며 봉투”에 신세계푸드 “정신적 위로금 명목”
패티 등 납품사 신세계푸드선 “버거킹서 제시한 브랜드 각서”
버거킹 “사과 차원 상품권 제안, 각서는 사실과 다른 부분 있다”
2년마다 이물질 사과·실수 반복… ‘위생 철저 관리’ 진실성 의심
2019년 버거킹 햄버거에서 나온 초록색 벌레.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2019년 버거킹 햄버거에서 나온 초록색 벌레.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햄버거에서 이물질이 발견될 때마다 죄송하다며 잘못을 인정하는 버거킹의 행태는 어디까지가 진심일까. 조리 과정에서의 실수를 빌고 앞으로 위생·품질 관리에 더 신경쓰겠다며 고객에게 사과하는 일이 반복된다면 의심을 살 만하다. 잊을 만하면 터지는 이물질 사고는 대부분 소비자들의 SNS를 통해 알려지곤 한다. 문제를 키우는 건 소비자가 아니라 이 같은 사실을 덮고 쉬쉬하기에 급급한 프랜차이즈 본사의 대응이다. 심지어 입막음을 위해 급기야 해당 고객에게 돈봉투를 내밀고 심지어 비밀 유지 각서를 건네기까지 했다니 기막힐 일이다.

최근 모 매체에 따르면 2019년 A씨(대전 중구)는 집으로 포장해 온 버거킹 햄버거를 먹던 중 손가락 두 마디 길이의 살아 있는 초록색 애벌레를 발견했다. 햄버거를 먹다가 무언가 툭 떨어져 집으려고 보니 살아있는 초록색 애벌레였다는 것. 기겁한 A씨는 곧바로 매장으로 연락을 했으나 해당 매장에서는 ‘교환 또는 환불을 해주겠다’는 입장만 전했다. 화가 난 A씨는 “환불이나 보상을 원하는 게 아니다”라며 “품질 관리를 어떻게 하기에 이 정도 크기의 벌레가 나왔는지 의문이다. 원재료를 어떻게 관리하는지 알려달라”고 항의했다.

이후 A씨는 양상추 납품 업체인 신세계푸드 그리고 버거킹과 만남을 가졌는데, 만나자마자 서류에 사인 후 외부로 관련 내용과 사진을 발설하지 않는다는 조건이라며 흰 봉투를 건넸다. 보상을 요구한 적 없던 A씨는 불쾌감을 느꼈고 “돈이나 보상은 필요 없고 앞으로 원료 관리를 잘해달라. 앞으로 버거킹에서 유사한 위생 관련 문제가 생기면 다시 문제 제기를 하겠다 말하고 매장을 나왔다”고 밝혔다. 햄버거 애벌레 사태를 알리지 않고 마무리했던 A씨는 최근 버거킹 비닐 햄버거로 위생문제 논란이 다시 불거지자 자신의 사연을 공개했다.

이런 사연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시끄러워지자 신세계푸드는 매체에 “사건 이후 양상추 위생 관리에 더욱 만전을 기하고 있다”라며 “봉투를 건넨 것은 맞지만 정신적 위로금 명목이었다”라고 해명했다. 또한 “소비자가 주장하는 각서는 우리 측 각서가 아닌, 버거킹에서 제시한 브랜드 각서”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버거킹 측은 “당시 소비자에게 죄송하다는 입장을 밝히며 상품권을 건넸고, 외부 발설 금지 각서는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라고 밝혔다는 것이다.

2021년 조치원에서 나온 '비닐 햄버거'(왼쪽)와 최근 김포에서 논란이 된 햄버거 속 이물질.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2021년 조치원에서 나온 '비닐 햄버거'(왼쪽)와 최근 김포에서 논란이 된 햄버거 속 이물질.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지난달에는 경기 김포에서 B씨가 버거킹에서 포장해 온 햄버거를 먹던 중 이물질이 나왔다. 씹어도 잘 안 씹히는 이물감을 느껴 뱉어 보니 이물질 두 조각이 나왔는데 버거킹의 영문자 뒷부분인 ‘KING’이 새겨져 있었다.

매장 측은 “조리과정에서 실수로 포장용 테이프가 함께 들어가 녹은 것”이라며 사과하고 상품권을 제안하며 사건을 무마하려 했다. 하지만 피해자는 공익을 위해서라며 관계당국에 신고하고 언론에 제보했다.

또 2021년 11월에는 세종시 조치원에서도 직장인 C씨가 햄버거에서 비닐 조각이 나와 논란이 된 바있다. 이 때 나온 이물질도 고기 패티의 비닐 포장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때도 버거킹은 “조리과정에서 패티의 비닐 포장이 제거하지 못한 실수”였다며 사과하고 품질관리와 서비스 운영에 더욱 힘쓰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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