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브영 납품 갑질’ 진실 공방, 쿠팡 주장 맞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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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브영 납품 갑질’ 진실 공방, 쿠팡 주장 맞을까
  • 서중달 기자
  • 승인 2023.08.08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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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공정위에 ‘CJ올리브영 독소조항 계약’ 추가 자료 제출… 올리브영 반박 속 제재 수위 관심
CJ올리브영 매장 전경. /사진=CJ올리브영
CJ올리브영 매장 전경. /사진=CJ올리브영

쿠팡이 지난달 24일 대규모 유통업법 위반 혐의로 CJ올리브영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한 가운데 CJ올리브영이 납품업체와 계약을 하면서 다른 채널에 동일한 상품 납품을 막는 독소조항을 담았다는 주장과 정황이 이어지고 있다.

또 쿠팡은 이같은 증거가 담긴 추가 자료를 공정위에 제출한 것으로 밝혀져 당국의 조사에 의해 그 진위가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한 협력업체가 올리브영과 체결한 상품공급 계약서에는 ‘일정기간 판매 촉진을 위해 타 채널 운영시 사전 협의가 필요하다’라는 내용과 특정 상품명, 용량, 쿠팡 등 경쟁사 이름을 담고 있다. 올리브영이 납품업체가 쿠팡에 납품하는 것을 명시적으로 금지하거나 거래에서 불이익을 주는 등 독점거래를 강요해 납품업체들이 쿠팡과의 거래를 포기했다는 것이 쿠팡 측의 주장이다.

잘 나가는 중소 뷰티 제품들을 올리브영과 일부 오픈마켓에서만 찾을 수 있고 쿠팡을 포함한 다른 오프라인에선 찾기 어려운 점이 이를 반증하는 것이라는 주장이다.

그동안 유통업계에선 올리브영에 입점했지만, 다른 채널로 판로를 넓히지 못한 중소업체들의 불만이 많았다. 올리브영은 올해 초 '연매출 100억 브랜드 38% 늘었다'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통해 연 매출 100억원을 넘긴 브랜드 수가 21개이고, 이 가운데 중소기업은 19개로 올리브영과 함께 협업해 인지도와 경쟁력을 높여 매출 성장으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그러나 성공사례로 소개한 중소업체들은 상당수 브랜드 제품을 올리브영과 일부 오픈마켓에서만 팔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로 선크림을 파는 B업체는 올리브영과 CJ온스타일 등에 입점해 있고, 립스틱·립밤 등 인기 브랜드를 파는 중소 뷰티업체들은 판로가 올리브영 중심으로 구성돼 다른 유통채널에선 찾을 수 없다.

올리브영과 협력업체 계약서에는 쿠팡 이외에도 회원제 오프라인 대형마트도 적시돼 올리브영의 ‘납품 갑질’이 쿠팡을 대상으로 한정된 것이 아니라 광범위하게 적용된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이는 제조사 물건을 독점적으로 납품받으면서 직접 가격을 설정해 공정한 시장 거래를 왜곡함으로써 대규모유통업법을 위반한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같은 주장에 대해 올리브영 측은 “타 업체 판매시 사전협의해야 한다는 등의 조항을 계약서에 넣지 않았다”라며 허위 사실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CJ올리브영 매장 내부.
CJ올리브영 매장 내부.

올리브영은 올해 초부터 랄라블라, 롭스 등 경쟁 H&B 오프라인 스토어에 상품을 공급하지 않도록 납품업체에 독점 거래 등을 강요한 의혹으로 공정위 조사를 받고 있다. 공정위는 현재 올리브영을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볼 수 있는지 여부를 놓고 심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갑질이라도 시장지배적 사업자에겐 더 과중한 제재를 부과하고 있다.

한편 공정위는 오는 14일부터 다음달 22일까지 34개 유통브랜드와 7000여개 납품, 입점업체를 대상으로 유통 분야 실태 조사를 진행한다. 새로 신설된 대규모유통업법상 경영간섭행위 금지 조항에 따라 납품업체에 대한 경영활동 간섭 행위를 심도있게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또 부당하게 경쟁사에 납품을 못하게 하거나 다른 사업자와의 거래를 방해하는 행위 등을 상세히 살펴볼 예정이다.

쿠팡이 증거 자료를 공정위에 잇달아 제출함에 따라 이번 실태 조사를 통해 올리브영에 어떤 조치를 내릴지와 제재 수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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