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 옷 벗기기’ 게임이 15세용?… 구글의 ‘성 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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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 옷 벗기기’ 게임이 15세용?… 구글의 ‘성 인지’
  • 김인수 기자
  • 승인 2022.01.06 10: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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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자체 등급 분류에 따라 ‘15세 이용가’로… 논란 일자 ‘삭제’ 아닌 ‘숨김’
게임학회 “틈새를 노리고 발생한 문제, 문제 업체는 심의 권한 회수해야” 지적
옷 벗기기 게임을 청소년 이용가능 등급으로 올린 구글이 논란이 되고 있다. /사진=와이푸 게임 캡처
옷 벗기기 게임을 청소년 이용가능 등급으로 올린 구글이 논란이 되고 있다. /사진=와이푸 게임 캡처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기본앱에 올라온 ‘옷 벗기기’ 게임 광고가 최근 해외 게임업체로까지 옮겨가면서 선정성 논란이 되풀이되고 있는데요. 해당 게임을 판매하는 구글의 태도가 도마에 올랐습니다. 분명 선정적인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중·고교생이 이용 가능한 등급을 매겼다는 비판입니다.

문제의 게임은 싱가포르 게임 개발사인 ‘팔콘 글로벌’이 지난 12월 22일 출시한 ‘Waifu-Sexy Time’(국내명 : 와이푸-옷을 벗기다)이 그것인데요. 해당 게임은 출시 1주일 만인 지난달 30일 마켓앱 구글플레이에서 100만 이상의 다운로드를 기록하며 구글플레이 게임 부문 1위에 오르는 등 인기를 얻었습니다.

하지만 해당 게임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선정적인 소재로 인해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게임 방식은 간단합니다. 가위바위보를 통해 게임 속 여성 아바타의 옷을 벗기는 게임인데요. 이용자가 모두 이기면 여성 캐릭터는 속옷 차림으로만 남습니다. 다만 게임에서 지면 광고 시청 후 재시도 기회가 주어집니다. 비길 경우에는 별도 페널티 없이 재도전이 가능합니다.

옷을 전부 벗기면 컬렉션 기회가 주어지는데요. 일종의 ‘미소녀 수집’입니다. 최대한 많은 여성의 옷을 벗기고 수집하는 것이 이 게임의 목표입니다.

구글플레이 리뷰란에는 해당 게임을 비꼬는 글이 올라오면서 비난이 쏟아지기도 했습니다. 한 이용자는 “아이 정서에 매우 좋은 게임이다. 두뇌 발달에 도움이 될 것 같다. 부끄러운 부모가 되지 않기 위해 모든 부모는 이 게임을 적극 권해야 한다”고 비아냥댔습니다.

개발사 측은 “사랑스러운 소녀들의 남자친구로 변신해 가위바위보 게임을 하고, 모든 소녀들을 정복하고, 그들의 비밀과 어울리는 도전을 수락하게 된다”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가능 이용 연령입니다. 이 게임의 이용 가능 연령은 15세입니다. 중·고교생을 비롯한 미성년자들도 제재없이 다운로드할 수 있는 것이죠. 게임 이용자들은 리뷰란 등을 통해 “이게 15세 게임인가? 19세로 바꿔야 할 듯. 19세로 바꾸거나 게임 삭제해라” “이런 게임은 신고해야 한다” 등 항의했습니다.

그럼에도 해당 게임은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3일까지 구글플레이 인기 게임 순위 1위를 달렸습니다. 그러다가 돌연 4일 구글 플레이스토어 인기차트 목록에서 와이푸 게임이 사라졌습니다. 하지만 해당 게임은 ‘삭제’가 아닌 ‘숨김’ 처리가 된 것 같다는 의견이 나와 또 다른 논란이 예상됩니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 회장은 4일 MBC라디오 ‘표창원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와이푸가 유통된 것 자체가 부끄러운 일”이라면서 “구글플레이가 해당 게임이 논란이 되자 ‘숨김’ 처리한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차단하지 않고 숨김 처리를 했다는 것은 검색이 안 됐을 뿐이지 기존 게임으로 인정하고 있다는 것”이라면서 구글 측 대응을 비판했습니다.

와이푸가 15세 이용가 판정을 받은 이유는 게임물관리위원회의 ‘자체등급분류’ 제도 때문이라는 지적입니다. 게임사들이 국내에 게임을 유통하기 위해서는 게임위로부터 등급 분류를 받아야 합니다. 문제는 게임위가 시장의 유연성을 돕기 위해 구글과 애플, 삼성전자 등과 같은 사업자에게 게임 등급을 자체적으로 매길 수 있는 권한을 줬기 때문에 와이푸 게임을 중고생들도 이용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위정현 위원장은 “와이푸의 경우 자체등급분류 틈새를 노리고 발생한 문제”라면서 “문제가 생기는 업체는 심의 권한을 회수해야 하는데 한번 심의 권한을 주면 (문제가 생겨도) 그대로 유지한다”고 비판했습니다. 게임위 관계자는 “해당 게임에 대해 논란을 인지하고 내부적으로 모니터링 진행 중이었다”고 밝혀 어떤 규제 조치도 취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앞서 지난해 7월에는 삼성 스마트폰 기본 앱에 여성의 살색 광고가 가득한 선정적인 내용이 포함된 광고가 올라와 게임 유저 등 누리꾼들로부터 뭇매를 맞은 바 있습니다.

문제가 된 광고는 ‘Brain Rush - Brain Hole Bang’으로, 총 16개 레벨 가운데 레벨2 ‘누가 살인자일까요?’, 레벨3 ‘아이템에 맞는 상자로 드래그 하세요’, 레벨4 ‘가위 바위 보’ 등 3개 부분이 가장 수위가 높았습니다.

먼저 살인자를 찾는 부분에서는 피를 흘리고 있는 누워있는 남성 사이에 두 여성이 서 있는데, 속옷이 투영되는 돋보기가 남자와 여성을 번갈아 움직이는 과정에서 유독 여성 속옷만 보이도록 처리했습니다.

레벨3 게임은 해변에 누워 있는 여성의 비키니를 모두 벗기면 성공해 다음 레벨로 넘어가는 내용이고, 레벨4는 두 여성이 가위 바위 보를 하면서 진 여성의 속옷을 벗기는 형식으로 구성됐습니다. 레벨4의 경우는 이번 와이푸 게임과 판박이입니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여자 캐릭터들이 가위바위보 하며 옷 벗는 게임 광고 보고 놀랐다”면서 “심지어 캐릭터는 오버워치 메르시앙 따라 도용에 전체연령 사용 가능한 상태에서 저런 게 나오니 당황스러웠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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