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륜 의혹으로 금융 공기업에서 물러났던 A씨가 수협중앙회 감사위원장에 선출됐다는 내용의 본지 보도가 국정감사에서 인용되며 또 한 번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김승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9일 수협중앙회 국정감사에서 감사위원장 A씨의 도덕성 문제를 지적한 것인데요.

김 의원은 감사위원장 A씨가 2018년 4월 불륜 의혹이 제기되자 기술보증기금 이사장직을 자진 사퇴한 전력이 있다는 내용을 공개하며 “누구보다도 엄격한 도덕적 눈높이를 충족시켜야 할 감사위원장 자리에 도덕적 하자가 있는 인물을 선임했다는 비판이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수협중앙회장의 (이 같은) 인사를 들여다보면 임준택 회장이 수협을 사조직화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지울 수 없다”며 “수협의 인사는 공정과는 크게 동떨어져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김승남 의원이 이처럼 지적한 사실은 본지가 지난 7월 29일 〈수협중앙회 감사위원장에 ‘불륜 해임’ 이력자라니…〉 제하의 기사를 통해 폭로한 내용인데요. A 감사위원장은 불륜 의혹으로 2018년 4월 기술보증기금 이사장에서 사퇴한 뒤 1년 1개월 만인 올해 5월에 수협중앙회 감사위원장에 선출됐습니다.

이를 두고 수협 일각에서는 “일반 경영자라면 몰라도 어느 직보다 청렴하고 도덕성을 필요로 하는 감사위원이나 위원장 자격에는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뒷말이 나왔습니다. 불륜 의혹으로 해임된 인물을 감사위원장 자리에 앉혔기 때문입니다.

당시 JTBC 보도에 따르면 기술보증기금 A 이사장이 부산시 경제부시장 재직 시절인 2015년 아내 몰래 여성과 2년여 동안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습니다. 이는 내연녀 K씨가 A 이사장으로부터 폭력을 당했다고 폭로하면서 알려졌습니다. 수협중앙회 A 감사위원장은 2014년 8월부터 2016년 12월까지 부산시 경제부시장을 지낸 뒤 2017년 1월 기술보증기금 이사장에 취임했습니다.

불륜 당시 부시장직을 맡고 있던 A 감사위원장은 부시장 관사를 포함해 시청 인근에서 업무시간에 K씨를 만나 부적절한 관계를 맺기도 했으며, 해외출장·골프 때에도 수차례 동행했습니다. 그러다 2016년 여름 K씨가 한 아파트에서 잠든 사이 A 부시장이 몰래 K씨의 나체사진을 촬영하면서 두 사람 사이가 틀어졌다고 합니다.

사이가 나빠진 두 사람은 한 모텔 주차장에서 A 부시장이 관계를 정리하자며 K씨의 휴대폰을 강제로 뺏으려 하면서 몸싸움을 벌이다 경찰이 출동하는 일까지 벌어졌습니다. 이날 몸싸움 중에 K씨는 전치 3주의 부상을 입었다고 합니다.

특히 두 사람의 불륜 관계를 알게 된 A 부시장의 가족들이 K씨에게 불륜 사실을 다른 곳에 알리지 말라는 위협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심지어 K씨의 집까지 찾아가 불륜 사실을 발설할 경우에는 가만두지 않겠다고 협박까지 했답니다.

A 감사위원장이 기술보증기금 이사장으로 있던 2018년 4월 이 같은 사실이 폭로되자 A 이사장은 “관계를 맺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강제적인 관계는 아니었다”고 해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자신이) 공직자라는 점을 이용해 (K씨가) 오히려 협박을 해왔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불륜 사실이 알려지자 중소벤처기업부는 감사에 들어갔고 불륜 의혹은 대부분 사실로 판명 났습니다. A 이사장은 결국 사의를 표명하고 기술보증기금 이사장 자리에서 내려왔습니다. 2017년 1월 취임해 2018년 4월까지 1년 4개월 만에 불륜이라는 불명예를 안고 기술보증기금 이사장직에서 물러났습니다.

그러다가 올해 5월 수협중앙회 감사위원장에 선출된 것입니다. A 감사위원장의 임기는 2024년 5월까지입니다.

김인수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