툭하면 소송 한화손보, ‘소비자의 피눈물’로 배당하나 [마포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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툭하면 소송 한화손보, ‘소비자의 피눈물’로 배당하나 [마포나루]
  • 최석영 탐사기획에디터
  • 승인 2024.03.28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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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대 손보사 중 민사 조정률 최고, 보험금 축소·지급 회피 의혹… 지난해 2907억 순익에 5년 만에 배당
서울 여의도 한화손해보험빌딩 전경 /사진=한화손보
서울 여의도 한화손해보험빌딩 전경 /사진=한화손보

불의의 사고를 당하거나 질병에 걸렸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보험입니다. 때문에 매달 생활비를 쪼개 보험료를 내면서도 아까워하기보다 든든해 합니다. 그러나 보험금과 관련한 보험사와 소비자 간의 갈등이 꽤 많다고 합니다. 사고나 질병으로 당연하게 보상받을 것으로 알고 보험금을 신청했다가 여러 이유로 지급이 거절되거나 일부만 받는 사례 때문이죠. 소비자는 피해를 호소하며 보험사를 고소하기도 하지만, 역으로 보험사에게 보험사기로 고소당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최근 소비자주권시민회의(이하 소비자주권)가 대형 손해보험사 7곳(메리츠화재, 한화손해보험, 흥국화재, 삼성화재, 현대해상, KB손해보험, DB손해보험)을 조사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4년 동안 발생한 신규 보험금 청구·지급 관련 소송 건수는 1만9150건에 달했습니다. 매일 13건꼴로 보험금 소송이 발생했다는 얘기입니다.

소송에 들어가면 소비자는 보험사에 비해 절대적으로 불리합니다. 특히 본안소송까지 도달하기 전 법원에 민사조정을 신청해 보상액을 줄이는 꼼수도 서슴지 않는 보험사도 있다는 게 소비자주권의 설명입니다. 민사조정은 정식 재판을 거치기 전에 판사가 당사자 간 자율적 분쟁 합의를 유도하는 좋은 취지의 제도입니다. 그러나 보험사가 민사조정을 취지대로 사용하지 않고, 소비자를 압박하고 보험금을 축소 지급하기 위한 도구로 사용한다는 것입니다.

이를 가장 적극적으로 이용한 곳은 한화손보입니다. 최근 4년간 대형 손보사 7곳의 신규 소송 가운데 본안소송 평균 건수는 3040건, 민사조정 평균 건수는 137건이었습니다. 이에 비해 한화손보는 본안소송 건수는 1415건으로 평균의 절반 이하로 적었지만, 민사조정 건수는 평균의 2.3배인 309건에 달했습니다. 한화손보의 민사조정 비중은 17.9%로 7개사 전체 평균(4.3%)의 4배가 넘었습니다. 적극적으로 민사조정을 악용했다는 얘기입니다.

게다가 한화손보는 민사조정에 들어가지 않고 본안소송으로 진행되어 선고까지 간 사건에서 주요 보험사 중 전부패소율이 12.9%에 달해 가장 높았습니다. 7개 손보사 평균 6.6%의 2배에 육박하는 수치입니다. 이에 대해 소비자주권은 “한화손보가 높은 패소율을 감추기 위해 민사조정을 전략적으로 사용하는 것으로 강력히 의심된다”라고 평했습니다.

또 한화손보는 의료자문을 통해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는 비율이 대형 보험사 가운데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손보협회 의료자문 현황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기준 한화손보의 의료자문을 통한 보험금 부지급률은 19.87%였습니다. 의료자문제도는 보험사가 보험금 지급 여부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피보험자(소비자)의 질환에 대해 전문의의 소견을 묻는 것을 말합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의료기관의 자문의가 보험사 의뢰를 받고 보험사의 자문료를 받는 만큼 그 의견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보장하기 어렵다고 하소연합니다. 보험사가 보험금 감액 혹은 지급 거절을 위한 수단으로 악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기 때문이죠.

한화손보의 의료자문을 통한 보험금 부지급 비율은 2019년 하반기 8.91%에서 2021년 하반기 2.87%까지 줄었으나 2022년 상반기 10.91%, 하반기 18.27%까지 늘었습니다. 4년 전과 비교하면 2배 이상 늘어난 수치입니다.

지난해 한화손보는 전년 대비 5.8% 늘어난 290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습니다. 특히 신계약 보험서비스마진(CSM)은 전년보다 31.8% 증가한 6784억원을 기록했습니다. 또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5년 만에 보통주 1주당 200원, 우선주 350원씩 배당을 재개하기로 했다는 소식입니다. 한화손보는 나채범 대표이사 취임 후 여성 특화 건강보험 상품 등으로 인기를 얻으며 매출과 순익이 늘어나는 등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다는 평입니다. 

이젠 부디 소비자들의 입장에서 그들의 사정도 세심하게 살피는 보험사로 거듭나주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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