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아 초등학생에 구상권… 한화손보의 ‘뒷북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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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아 초등학생에 구상권… 한화손보의 ‘뒷북 사과’
  • 이경호 기자
  • 승인 2020.03.25 15: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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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국민청원
사진=국민청원

한화손해보험이 고아가 된 초등학생에게 수천만원의 구상권 청구 소송을 제기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지난 23일 유튜브에 이어 24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고아가 된 초등학생에게 소송을 건 보험회사가 어디인지 밝혀주세요’라는 청원글이 올라오면서 보험사의 비도덕성이 도마에 올랐는데요. 해당 보험사는 한화손해보험으로 밝혀졌습니다.

강성수 한화손보 대표이사
강성수 한화손보 대표이사

논란이 일자 강성수 한화손보 대표이사가 25일 직접 나서 사과문을 내고 사과했는데요.

청원글과 한화손보에 따르면 논란이 된 교통사고는 2014년 6월 한화손보 계약자인 자동차 운전자와 초등학생 A군의 아버지 오토바이 사이에 발생한 쌍방과실입니다.

A군의 아버지는 교통사고 당시 사망했고 어머니는 모국인 베트남으로 돌아가 연락이 두절된 상태로, 현재 고아원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A군은 2008년생으로 열두살의 초등학생입니다.

한화손보는 교통사고 사망보험금으로 1억5000만원을 법정비율에 따라 어머니와 A군에게 6:4의 비율로 지급했는데요. 이에 따라 A군에게는 6000만원이 돌아갔고 어머니 몫 9000만원은 연락두절 상태라 한화손보가 가지고 있습니다.

문제는 5년이 지난 후 한화손보가 오토바이 사고 당시 상대차량 동승자 치료비와 합의금으로 보험사가 쓴 돈 5300만원 중 절반인 2700만원을 내놓으라며 고아가 된 2008년생 초등학생에게 구상권 청구 소송을 건 것입니다.

서울남부지방법원은 지난 12일 A군에게 한화손보가 요구한 금액을 갚고, 못 갚으면 다 갚는 날까지 연 12% 이자까지 얹어서 지급하라는 이행권고결정을 내렸다고 합니다. A군이 14일 내로 정식 절차를 밟아 이의신청을 하지 않으면 A군은 평생 연 12%의 이자를 보험사에 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입니다.

한화손보는 A군 어머니의 몫 9000만원은 쥐고 있으면서 구상권 청구는 고아가 된 아이에게 100% 비율로 청구한 것인데요.

청원글 작성자는 “어머니가 오지 않을 것을 뻔히 알고도 ‘모가 와야 준다’며 9000만원을 쥐고 초등학생을 상대로 소송을 거나요? 보험사가 지급할 돈은 비율 따져가며 일부만 주고 구상권은 보육원에 있는 고아에게 100% 비율로 청구하나요? 그리고 이걸 판사는 또 받아주나요?”라며 분개했습니다.

그는 또 “파렴치하고 인간을 자본주의의 도구로 여기는 보험사가 어디인지 공개하길 바란다”라면서 “이 초등학생 아이에 대한 구제책을 고민해주길 바란다”고 호소했습니다.

해당 청원 글은 25일 오후 3시 현재 16만명을 넘어섰습니다.

논란이 커지자 강성수 한화손보 대표이사는 25일 사과문을 통해 “소송에 앞서 소송 당사자의 가정 및 경제적 상황을 미리 당사가 세심하게 살피지 못했고 법적 보호자 등을 찾는 노력이 부족했다”면서 “이러한 점이 확인돼 회사는 소송을 취하했으며 향후에도 해당 미성년 자녀를 상대로 한 구상금 청구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사과했습니다.

어머니 몫으로 가지고 있는 9000만원에 대해서는 “미성년 자녀의 모친이 직접 청구를 하지 않는 이상 배우자에 대한 보험금을 지급할 적절한 방법이 없어 지급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언제라도 정당한 권리자가 청구를 하거나 법적 절차에 문제가 없는 방법이 확인되는 경우에는 즉시 보험금을 지급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강 대표이사는 “여러분의 질책을 겸허히 수용해 회사 내부 시스템을 정비하고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면서 “다시 한번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 사과드린다”고 말했습니다.

만약 해당 사건이 세상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면 한화손보가 소송을 취하했을까요? 사람 목숨을 돈으로만 계산하지 않았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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