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06’을 실패라 부르지 못하는… 큐라클 유재현의 ‘홍길동 간담회’ [이슈&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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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06’을 실패라 부르지 못하는… 큐라클 유재현의 ‘홍길동 간담회’ [이슈&웰스]
  • 최석영 기자
  • 승인 2024.02.14 07:00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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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지표로 보면 ‘사실상 실패’인데 유재현 대표 “2차지표로 큰 성공”
기자간담회 이튿날 주가 한때 상한가… 이후 하락세에 주주들 분통
/자료=네이버증권
/자료=네이버증권

“‘CU06’의 미국 임상 2a상 결과가 2b상에서도 그대로 유지되면 4.3조(원) 시장을 차지하게 된다.” 바이오 벤처기업 큐라클 유재현 대표의 공언이다.

이런 유 대표의 지난 5일 기자간담회 발언이 업계와 투자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유 대표의 공언으로 큐라클의 주가는 6일 한때 상한가까지 치솟았으나 같은 날 10% 상승에 그쳤고, 다음날부터 하락세로 돌아선 것. 연휴가 끝난 13일에도 2.01% 떨어진 1만1210원으로 마감했다.

‘CU06’은 당뇨병성 황반부종(시력 저하를 유발하는 당뇨병 합병증) 치료제다. 큐라클은 지난 5일 ‘CU06’의 당뇨병성 황반부종 미국 임상 2a상 탑라인 결과를 공시하고,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유대표가 직접 나와 기자들의 질문에 답했는데 ‘CU06’의 임상 2a상 결과에 대해 사실상 ‘실패’라는 공시를 뒤집고, 정작 다른 지표를 이용해 뛰어난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실패를 실패라고 규정하지 않고 되레 자사에 유리한 내용만 골라 설명하면서 임상이 성공인 것처럼 포장한 했다는 얘기다.

큐라클의 설명에 따르면 CU06의 미국 임상 2a상은 2022년 12월부터 2023년 10월 30일까지 진행됐다. 참여자는 67명으로 모두 당뇨병성 황반부종 환자다. 이들을 세 개의 환자군으로 나눠 CU06 100mg, 200mg, 300mg씩을 12주 동안 하루 1회 경구 투여했다.

여기에서 얻고자 하는 1차 지표는 황반부종 환자의 안구 붓기의 개선을 확인하는 황반 중심 두께(CST)의 변화였다. 다만 임상 디자인에 위약군이나 대조군은 없이 CU06을 투약하는 환자군만 있었다. 따라서 유효성 데이터는 CU06을 투약하기 전과 투약 시작 이후 12주차를 비교했다.

그 결과 베이스라인과 12주차 간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결과는 관찰되지 않았다. 사실상 실패라는 의미다.

CU06 당뇨병성 황반부종 미국 임상 2a상 Topline 발표 자료 발췌. /자료=큐라클
CU06 당뇨병성 황반부종 미국 임상 2a상 Topline 발표 자료 발췌. /자료=큐라클

이에 대해 유 대표는 “총 임상 참여 환자가 67명으로 세 그룹으로 나눠졌다”며 “2a상은 워낙 환자 수가 적었고, 플라시보 그룹(위약군)도 없었기 때문에 통계를 낼 수 없다”고 변명했다.

그러면서도 “공시에는 2차 지표를 넣지 못했지만, 이번 탑라인 데이터에서 주목할 만한 데이터는 2차지표이다”라고 기자들의 눈을 다른 곳으로 돌렸다.

2차 지표는 시력개선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최대교정시력(BCVA) 점수의 변화를 측정한 것인데, 기존 시판 중인 안구 주사제 대비 뛰어난 일부 결과를 확보했다는 결과를 강조한 것이다.

유 대표는 “최대교정시력(BCVA) 검사에서 시력 0.5 미만의 임상시험군에 CU06 300㎎를 투여한 결과 투약 전과 비교해 시력검사표에서 평균 5.8글자를 더 볼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BCVA 점수는 일반 시력 검진시 사용하는 글자를 얼마나 많이 읽는지 측정하는 것으로 0.5 시력인 사람은 통상적으로 70개 글자를 읽을 수 있는데 5.8글자를 더 읽을 수 있게 됐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런 결과가 글로벌 블록버스터 주사 치료제와 비교해서도 손색이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매년 20조원씩 매출을 올리는 ‘아일리아’의 경우 6.8~13.1글자가 개선되는데, 이를 위해선 1년에 안구에 7회에서 최대 12.2회까지 주사를 찔러 넣어야 한다고 비교 우위를 자랑했다.

그러나 업계에선 큐라클이 임상 2a상 디자인 설계 당시 1차지표에 시력 개선과 관련된 데이터를 넣지 않은 것과 관련해 의문을 제기한다.

큐라클은 왜 임상 2a상을 디자인할 때 임상적으로 가장 중요한 BCVA 점수 변화를 1차 평가지표로 설정하지 않았느냐는 것이다. 게다가 2차 평가지표는 공시에 아예 기재도 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 유 대표는 “원래 임상 2a상의 1차 지표에 시력 개선을 넣었어야 했다”면서 “주사제도 아닌 경구용으로 3개월 만에 시력 개선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에 2차지표로 했다”라고 해명했다.

한편 큐라클은 연내 CU06의 당뇨병성 황반부종 미국 임상 2b상에 착수할 계획이다. 다만 임상 2b상 비용은 프랑스 떼아가 지급한다. 큐라클은 2021년 10월 떼아와 비임상 단계이던 CU06의 글로벌 판권(아시아 제외)을 넘기는 기술수출 계약을 선급금 600만달러, 개발 진행 단계별 마일스톤 1억5750만달러, 로열티 8%의 조건으로 맺은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큐라클이 임상 설계에서 1차지표를 개선하지 못하면 해당 임상은 엄연한 실패이며 적어도 투자자에게 이를 상세히 설명해야 했다”면서 “회사 발표대로 2차 지표가 중요했다면 이를 1차 지표로 넣고 임상을 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회사측 발표에서 임상 2b상에서는 시력 개선을 주요 지표로 진행할 것 같다”며 “이런저런 잡음이 있더라도 국내 제약계의 위상을 감안해 성공했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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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현 2024-02-15 20:41:45
아니. 당신께물어볼께요 실패입니까? 당신은 이렇게 실패되는 글만적는 기자가 되었는데. 그럼 어머님은 실패입니까 ?실패인지 아닌지. 공론화되었습니까? 행복하세요 진짜

김환 2024-02-15 20:34:24
최기자 께서는 실패라고 단정된 기사를 내셨군요.
기사 캡쳐후 성공시 주주 민.사 소.송재기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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