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수 일가 일감 몰아준’ 한화, 과징금 취소 소송 또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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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수 일가 일감 몰아준’ 한화, 과징금 취소 소송 또 졌다
  • 서중달 기자
  • 승인 2023.09.05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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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법, 공정위 손 들어줘… 한화솔루션 이어 한익스프레스도 패소
한화솔루션, 한익스프레스에 부당 지원… 10년간 178억원 이익 제공

한화솔루션이 김승연 회장 친누나(김영혜) 일가 회사 한익스프레스에 ‘일감 몰아주기’를 통한 부당 지원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230억원대 과징금 처분을 받고 불복했지만, 법원에서 잇따라 패소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서울고등법원은 지난 7월 한화솔루션이 제기한 시정명령 및 과징금 납부명령 취소소송에서 공정위 승소를 선고한데 이어 한익스프레스가 제기한 소송에서도 공정위의 손을 들어줬다.

한화솔루션은 김승연 한화 회장의 친누나 일가가 지배주주로 있는 한익스프레스에 물량을 몰아주고 통행세를 수취하도록 지원한 행위로 2020년 12월 공정위로부터 229억7000만원(한화솔루션 156억8700만원, 한익스프레스 78억8300만원)의 과징금과 시정명령 처분을 받은 바 있다.

당시 공정위는 한화솔루션이 자사의 수출컨테이너 물동량 전량(830억원 상당)과 탱크로리 운송물량 전량(1518억원 상당)을 관계사라는 이유로 한익스프레스에 몰아주면서 상당히 높은 운송비를 지급하고, 탱크로리 운송 거래에서 실질적인 역할이 없는 한익스프레스를 거래 단계에 추가해 통행세를 수취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고 판단했다.

공정위는 또 한화솔루션이 이런 부당지원 행위를 2009년부터 2019년 3월까지 10년 이상 지속하며 한익스프레스에 178억원의 과다한 이익을 안겨준 것으로 봤다.

이에 공정위가 2020년 12월 시정명령과 함께 한화솔루션에 과징금 156억8700만원, 한익스프레스에 72억83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하자, 두 회사는 공정위 처분에 불복해 서울고법에 행정소송을 각각 제기했으나 결국 모두 원고 패소 판결이 나온 것이다.

서울고법은 한화솔루션이 운송물량을 다른 운송사업자와의 합리적인 비교나 검토없이 수의계약 방식으로 한익스프레스에 제공한 것이 거래기간이나 거래규모, 거래조건, 계약 방식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이례적인 면이 존재한다고 판시했다. 또 탱크로리 운송 거래에서 한익스프레스가 실질적인 역할을 수행했다고 볼 수 없어 공정거래법상 부당 지원행위에 명백히 해당한다고 밝혔다.

한익스프레스가 공정위의 과징금 부과 처분에 불복, 소송을 제기했지만 서울고법에서 패소했다. 사진은 한익스프레스 물류차량.
한익스프레스가 공정위의 과징금 부과 처분에 불복, 소송을 제기했지만 서울고법에서 패소했다. 사진은 한익스프레스 물류차량.

재판부는 이런 지원행위로 한익스프레스가 안정적 매출과 영업이익을 확보해 관련 시장의 잠재적 경쟁기반이 저해되고 경제력 집중이 강화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봤다. 그리고 한화솔루션의 물동량이 사실상 경쟁영역에서 제외돼 기존 또는 잠재적 경쟁자인 비계열 독립회사들은 화물운송 시장의 특성상 대체 거래선 확보가 쉽지않아 사업을 지속적으로 영위하기 어려워지는 등 관련 시장에서 공정 거래가 저해될 우려가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판결 내용을 분석해 대법원 상고심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1979년 한화그룹 계열사로 설립된 한익스프레스는 1989년 한화가 보유 주식 전량(33.3%)을 태경화성에 매각하며 그룹에서 분리됐다. 태경화성은 김승연 회장의 차명 회사로 2009년 검찰 수사 과정에서 비자금 조성 창구로 지목받은 바 있다.

한익스프레스는 2009년 김 회장 누나인 김영혜씨와 그의 차남인 이석환 한익스프레스 대표가 장외매입을 통해 경영권 지분을 확보하며 한화그룹의 특수관계기업으로 묶이게 됐다. 한익스프레스는 현재 유인철 대표와 이석환 대표가 공동으로 운영하고 있지만 사실상 ‘이석환 체제’로 접어든 상태다. 2021년 이석환 대표의 부친인 이재헌 전 한익스프레스 대표가 경영에서 물러났고, 지난해에는 김영혜씨가 본인의 지분 전량을 이 대표 등에게 증여함으로써 경영 승계를 마쳤다.

김영혜씨는 지난해 자신이 보유한 한익스프레스 지분 18.4%를 넘겨줬고, 며느리와 손녀들에게 1.6%를 증여했다. 이로써 이 대표의 한익스프레스 지분은 20.6%에서 39.04%로 늘어 최대주주가 됐고, 5.77%를 보유한 동일석유가 2대주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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