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편 안 드는’ 손해사정사, ‘보험금 불만’ 잠재울까 [사자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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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편 안 드는’ 손해사정사, ‘보험금 불만’ 잠재울까 [사자경제]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1.09.09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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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금융당국은 지난 5월 보험금을 빨리, 제대로 지급할 수 있도록 손해사정 제도를 손질한다고 밝혔다. /사진=픽사베이
금융당국은 지난 5월 보험금을 빨리, 제대로 지급할 수 있도록 손해사정 제도를 손질한다고 밝혔다. /사진=픽사베이

“보험사만 유리한 ‘셀프 손해사정’ 확 뜯어고친다.”

지난 5월 24일, 금융당국은 보험소비자의 불만이 가장 많은 ‘손해사정’ 제도를 손질한다고 발표합니다. 특히 손해사정 업체를 자회사로 둔 공룡 보험회사가 타깃입니다. 지난해 상반기 삼성, 한화, 교보 등 생명보험회사 빅3는 손해사정 위탁수수료의 100%인 831억원을 모두 자회사에 지급했습니다. 이들 생보사 가입자가 유독 보험금에 대한 불만이 많은 까닭입니다.

‘손해사정’. 발생한 손해가 보험의 목적에 맞는지 따져보고, 손해액을 평가 및 결정하여 적정한 보험금을 계산하는 업무를 일컫는 네 글자입니다. 앞으로 손해사정 업무를 담당하는 손해사정사를 보험소비자가 직접 고를 수 있도록 보험사의 의무가 강화됩니다. 이에 따라 보험사가 보험금을 깎도록 유도하는 행위도 줄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금융위원회는 9일 손해사정사 제도를 개선하기 위한 <보험업법 시행령 및 감독규정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습니다. 그동안 손해사정사 대부분은 보험사 자회사 소속으로, 고객들의 보험금을 잘 깎는 곳이 좋은 평가를 받는 게 관행이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보험금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는 소비자들의 불만이 컸던 게 사실입니다.

앞으로 손해사정 업무를 담당하는 손해사정사를 보험 소비자가 직접 고를 수 있도록 보험회사의 의무가 강화된다. /자료=금융위원회
앞으로 손해사정 업무를 담당하는 손해사정사를 보험 소비자가 직접 고를 수 있도록 보험회사의 의무가 강화된다. /자료=금융위원회

실제 지난달 19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1년 상반기 금융 민원 동향>에 따르면, 생명, 손해보험 권역에서는 ‘보험금 산정 및 지급’에 관한 민원이 많았습니다. 생명보험권은 이에 대한 민원이 전체의 16.1%를 차지했습니다. 특히 손해보험권은 절반 가까운 45.1%를 차지해 가장 많은 민원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에 따라 금융위는 보험업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소비자가 직접 선임하는 독립 손해사정사 제도를 활성화한다는 목표입니다. 먼저 소비자가 손해사정사를 직접 선임할 수 있다는 내용 설명과 함께, 이 경우 발생하는 비용은 보험사가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또 ‘손해사정사 선임 동의기준’을 설명해야 합니다.

아울러 손해사정 업무의 공정성과 책임성 강화를 위해 손해사정협회가 ‘표준업무 기준’을 마련해 손해사정업자에 권고토록 했습니다. 100인 이상 대형 손해사정 업체에 대해서는 금융당국이 정하는 업무 기준과 요건을 의무적으로 갖춰야 합니다. 법률 개정안을 통해 손해사정 업무 위탁을 할 때 보험금 삭감을 성과 지표로 사용하지 못하도록 조치도 할 계획입니다.

또 보험사 자회사와 비자회사를 똑같은 기준에 따라 객관적으로 비교·평가해 선정하고, 위탁 건수의 50% 이상을 자회사에 위탁할 때 선정·평가 결과를 이사회에 보고 후 공시하도록 의무화합니다. 전문성 강화를 위해 손해사정사가 2년마다 보수교육을 받도록 의무화하고 체계적인 실무수습·교육 프로그램도 운영한다는 게 당국의 방침입니다.

올해 상반기 금융 민원 동향에 따르면 ‘보험금 산정 및 지급’에 관한 민원이 여전히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금융감독원
올해 상반기 금융 민원 동향에 따르면 ‘보험금 산정 및 지급’에 관한 민원이 여전히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금융감독원

이 같은 내용의 ‘손해사정사 제도 수술’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두 손 들어 환영하고 있습니다. 보험사들에게 법적인 장치가 제대로 작동할지 걱정하는 목소리도 많습니다.

“이건 꼭 필요한 제도다. 손해사정사 대부분이 보험사 자회사 소속으로 모회사 수익에 기여하기 위해 고객들의 보험금을 잘 깎는 곳이 좋은 평가를 받다 보니 수술비 한 등급 차이 50만원 삭감하기 위해 보험조사 나와서 심신이 고통스러운 암환자 불편하게 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보험금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소비자들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 “손해사정사들은 원청업체에게 이득이 되게 처리하지 고객에게 이득이 되게 하지 않아요. 그들을 고용하는 건 엄밀하게 고객들인데. 이제라도 다행입니다” “진작에 이렇게 했어야지”.

“몇몇 사기 보험단의 악용 우려를 제외하면 대부분 소비자에게 희소식이고 다행인 점이다. 악용을 막으려면 법 제정 시부터 보험금 거액 청구 이력 있거나 빈번한 경우 등 몇몇 보험금 타내는 프로들이나 사기가 의심되는 경우는 여기서 제외조항 마련해야 한다. 그리고 선의의 일반적인 보험가입자들에게 보험사가 얼렁뚱땅 정보를 주지 않고, 웃으며 제가 좋은 손해사정인 붙여드리겠다 구두나 작은 글씨로 대강 소비자들을 현혹 못 하게 해야 한다. 보이스피싱도 내버려 두는 현정부가 하는 일이 못 미덥다. 소비자들도 자기 이익에만 눈 붉히지 말고 정보와 정당한 권리에 눈떠야 한다”.

“자회사 만들어놓고 월급으로 손해사정 하면 얼마나 싸게 먹히는데~ 수백 수천건을 처리해도 월급만 주면 되고 진급 때 손해감소 많이 하면 진급시켜주면 다들 열심히 하는데 고객이 손해사정사를 선임하게 가만히 있을까?” “독립손사 선임청구권 한 번 행사해보려니까 보험사 자체 기준의 손해사정 비용이 안 맞아서, 손사 보수교육 안 들어서 등등 갖가지 이유로 튕기더만.. 실제 이유는 사실 알지만. 현실과 괴리가 너무 큼” “둘이 유착관계로 윈윈하겠지. 뻔하지 뭐. 밥그릇 앞에서는 정의고 나발이고 필요 없어. 제일 청렴해야 하는 사법부도 그런디 다른 분야야 뭐 볼 거 있나. 안 그런 분야가 없지”.

금융위는 보험사가 자체적으로 구축한 헬스케어 플랫폼에서 고객들이 포인트를 지급받고 건강용품 등을 구입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보험업법 시행령도 입법 예고했다. /사진=픽사베이
금융위는 보험사가 자체적으로 구축한 헬스케어 플랫폼에서 고객들이 포인트를 지급받고 건강용품 등을 구입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보험업법 시행령도 입법 예고했다. /사진=픽사베이

한편 금융위는 이날 보험사가 자체적으로 구축한 헬스케어 플랫폼에서 고객들이 포인트를 지급받고 건강용품 등을 구입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함께 입법 예고했습니다. 살을 빼는 등 건강관리를 하는 소비자에게 포인트를 지급하고, 소비자는 이 포인트로 건강용품을 사거나 보험료를 낼 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아플 때나 건강할 때나 책임을 지는 보험을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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