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정’ 엔진 단 이스타항공, 10월에 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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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정’ 엔진 단 이스타항공, 10월에 날 수 있을까
  • 이경호 기자
  • 승인 2021.06.17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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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권 기반 중견건설사… 관계사로 백제컨트리클럽과 대국건설산업 보유
자금력은 베일… “오너 일가 보유 부동산 팔아 이스타항공 인수 자금 마련”
사진=이스타항공
사진=이스타항공

저비용항공사(LCC) 이스타항공의 새 주인이 사실상 ‘성정’으로 확정됨에 따라 이 회사의 실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성정은 알짜회사로 평가 받고 있지만 자금력 등 실상에 대해서는 알려진 것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들여다보면 성정에 대한 실체를 짐작할 수 있다. 성정이 제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성정은 2014년 충청남도 부여군에 본사를 두고 설립된 회사로 골프장관리용역업, 토공사업, 철근콘크리트공사업, 부동산임대업, 부동산개발 및 부동산매매업, 포장공사업 등을 영위하고 있다.

성정의 지분은 형남순 회장(4.05%)을 비롯해 자녀인 형동훈 대표(48.32%), 형선주씨(47.63%) 등 오너 일가가 100% 지분을 소유한 개인회사다. 지난해 매출액은 59억원, 영업이익 5억5000만원, 당기순이익 2억원을 기록했다. 성정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3억원 수준이다.

성정은 관계사로 백제컨트리클럽과 건설 자회사 대국건설산업을 가지고 있다. 백제컨트리클럽은 1994년도 설립된 골프장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이다. 지분은 형남순 회장을 비롯한 오너 일가가 100%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178억원, 영업이익 59억원, 당기순이익 41억원을 기록했다.

대국건설산업은 2008년 설립된 토목·건축·조경회사로, 백제컨트리클럽이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다. 대국건설산업의 지난해 매출액은 146억원, 영업이익 6800만원, 당기순이익 2억3000만원을 기록했다.

성정과 계열사들은 부채가 거의 없어 재무건전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지만 자본 동원력에는 의구심이 남는다. 본입찰에 단독으로 참여한 쌍방울그룹 3사 컨소시엄의 올해 1분기 현금성자산 900억원에 비하면 턱 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특히 성정은 오너가의 자본력을 동원해 이스타항공을 인수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오너 일가의 자본력 동원력에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오너 일가의 자본력은 베일에 싸여 있어 알 수가 없다.

일부 밝혀진 것은 성정이 이스타항공 인수를 위해 자가 보유 부동산을 매각해 투자금을 확보하는 등 준비를 해왔다는 것뿐이다. 이마저도 정확한 금액은 알려지지 않았다.

이스타항공을 인수해 정상적으로 운영하는 데에는 2000억~3000억원이 투입돼야 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스타항공의 공익채권인 체불임금과 퇴직금 등은 700억원대로 추산되며, 여기에 채권자가 법원에 신고한 회생채권은 약 1850억원이다. 성정이 떠안아야할 이스타항공의 부채는 2500억원 가량인 것이다. 항공운항증명(AOC) 재발급에 따른 일회성 비용으로 100억원 가량도 투입돼야 한다. 성정으로서는 큰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이스타항공 인수가 ‘승자의 저주’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 ‘스토킹 호스’로 우선매수권을 보유한 성정은 본입찰에 단독 참여한 쌍방울그룹 컨소시엄이 제시한 가격에 맞춰 이스타항공을 인수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스토킹 호스는 인수 예정자를 선정해 놓고 별도로 공개 경쟁 입찰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만약 성정이 제시한 입찰가 1000억원대를 밑도는 등 입찰이 무산되면 이스타항공은 인수 예정자인 성정에게로 넘어가는 입찰방식인 것이다.

상정은 가계약 당시 1000억원의 입찰가를 제시했지만 쌍방울그룹 컨소시엄이 이보다 100억~200억원 높은 가격을 제시하자 이 가격에 맞춰 이스타항공을 인수하기로 했다.

이스타항공 매각은 정밀실사와 회생계획서 제출 등의 절차를 거쳐 7월 말쯤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AOC 발급이 정상적으로 추진된다면 이스타항공은 이르면 10월쯤 국내선 운항을 재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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