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3연임 윤종규’ 견제장치 물 건너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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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3연임 윤종규’ 견제장치 물 건너가나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0.11.10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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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사주조합 ‘사외이사 안건’에 의결권 자문사들 잇단 “반대” 권고
KB금융 우리사주조합이 지난 9월 29일 사외이사 후보 추천에 대한 주주 제안서를 제출하고 있다. /사진=KB금융 우리사주조합
KB금융 우리사주조합이 지난 9월 29일 사외이사 후보 추천에 대한 주주 제안서를 제출하고 있다. /사진=KB금융 우리사주조합

KB금융지주 우리사주조합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전문가’가 필요하다며 주주 제안으로 추천한 2명의 사외이사 선임에 빨간불이 켜졌다.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 ISS에 이어 국내 의결권 자문사인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도 KB금융 우리사주조합이 추천한 2명의 사외이사에 대해 공식적으로 반대 의견을 냈기 때문이다.

ESG는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의 약자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 투자 및 경영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는 이달 20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3연임을 확정할 것으로 보이는 윤종규 KB금융 회장이 강조해온 경영방침이다. 사실상 KB금융 노동조합인 우리사주조합이 같은 날 주총에서 사외이사를 제안한 것도 이 같은 윤 회장 경영의 감시 및 견제장치이다.

오는 20일 임시 주총에서 3연임을 확정지을 것으로 보이는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사진=KB금융지주
오는 20일 임시 주총에서 3연임을 확정지을 것으로 보이는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사진=KB금융지주

오늘(10일) 금융권에 따르면 KCGS는 전날 고객사에 보낸 KB금융그룹 보고서에서 20일 열리는 임시 주총의 제3호(윤순진 사외이사 선임안)와 제4호(류영재 사외이사 선임안) 안건에 대해 반대표를 던지라고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순진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와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는 KB금융 우리사주조합이 지난 9월 29일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한 인사이다.

KCGS는 보고서에서 “KB금융은 우수한 지배구조와 사회적책임을 이행하고 있으므로 주주 제안에 의한 사외이사 선임이 주주가치 제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작다”라고 반대 이유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KCGS는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기업의 주총 안건을 분석해 의결권 행사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자문 전문기관이다. 국민연금을 포함해 국내 기관투자자들이 고객이다.

KB금융지주 우리사주조합이 지난 9월 10일 국민은행 본점 앞에서 사외이사 후보 추천 주주제안권 행사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KB금융 우리사주조합
KB금융지주 우리사주조합이 지난 9월 10일 국민은행 본점 앞에서 사외이사 후보 추천 주주제안권 행사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KB금융 우리사주조합

앞서 지난 6일에는 ISS와 함께 세계 양대 의결권 자문사인 글래스 루이스도 사외이사 후보 선임 안건에 대해 ‘반대’를 권고했다. 이에 따라 20일 KB금융 주총에서 우리사주조합은 사외이사 선임에 충분한 찬성표를 얻는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사주조합은 어제 676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해 5대 주주에 올랐다고 발표했지만 분위기 반전은 힘겨워 보인다.

KB금융 노조는 앞서 2017년과 2018년에도 각각 하승수 비례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와 권순원 숙명여대 교수를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지만 선임에 실패했다. 지난해에는 백승헌 변호사를 추천했지만 백 변호사가 소속된 법무법인이 KB손해보험에 법률자문을 수행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해 상충 문제로 자진 철회하기도 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왼쪽 2번째)은 지난달 23일 국정감사에서 “이사회나 주주를 믿지 못하니 금융위나 금융감독원이 지주사 인선에 개입해야 한다고 하려면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자료사진=금융위원회
은성수 금융위원장(왼쪽 2번째)은 지난달 23일 국정감사에서 “이사회나 주주를 믿지 못하니 금융위나 금융감독원이 지주사 인선에 개입해야 한다고 하려면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자료사진=금융위원회

한편 금융위원회는 20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던 금융회사지배구조법 개정안을 21대 국회에 다시 제출했다. 개정안에는 금융지주사 회장을 포함한 임원추천위원회 임원은 본인을 임원 후보로 추천하는 임추위 결의에 참석하지 못하고 회장은 사외이사와 감사위원을 추천하는 임추위에 참석하지 못한다. ‘회장-사외이사-회장’으로 연결되는 ‘셀프연임’ 고리를 차단한 것이다.

지난달 23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강민국 의원은 도덕성에 문제가 있는 금융지주사 회장들의 연임에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금융회사지배구조법 개정안을 냈다며 “이사회나 주주를 믿지 못하니 금융위나 금융감독원이 지주사 인선에 개입해야 한다고 하려면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윤석헌 금감원장도 덧붙였다.

“(금융지주사 회장들이) 셀프연임 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로 조금 더 강하게 규제하는 것은 필요하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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