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시장 불신” 전경련, 현대차 멍석 깔아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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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차시장 불신” 전경련, 현대차 멍석 깔아주기?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0.11.09 13: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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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시장진입 긍정적’ 여론조사 발표… “현대차 진출 정당화 언플”
서울 여의도에 자리한 전경련 회관.
서울 여의도에 자리한 전경련 회관.

“굴지의 재벌기업들이 이렇게 단체를 이루어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은 일본(게이단렌)과 우리나라 정도에만 있는 독특한 문화다.”

2011년 6월 30일, 의사이자 경제평론가가 한 일간지에 기고한 <자본의 무서운 교만>이라는 칼럼의 일부분이다. 내년 창립 60주년을 맞는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또 논란을 부추기고 있다. 거대 기업인 현대자동차가 시장 진출을 선언한 중고차 매매시장에 대한 소비자 인식 여론조사 결과를 내놨기 때문이다.

여론조사 결론부터 요약하면 ‘우리나라 소비자 10명 중 8명은 중고차 매매시장을 불신하고, 6명 이상은 국내 완성차 제조 대기업의 중고차 매매시장 진입을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라는 내용이다. 이에 대해 ‘재벌’로 통칭되는 대기업집단의 이익을 대변하는 단체가 현대차의 시장 진출을 위해 멍석을 깔았다는 게 누리꾼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자료=전경련
/자료=전경련

전경련이 시장조사 전문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오늘(9일) 공개한 중고차 매매시장에 대한 소비자 인식 조사 결과, 소비자 80.5%는 우리나라 중고차 시장이 불투명·혼탁·낙후돼 있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고차 매매시장이 투명·깨끗·선진화됐다고 응답한 소비자는 11.8%,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7.7%로 조사됐다.

중고차 매매시장이 불투명·혼탁·낙후됐다고 응답한 소비자들은 그 이유로, 가격산정 불신(31.3%), 허위·미끼 매물(31.1%), 주행거리 조작과 사고이력 등에 따른 피해(25.3%) 순서로 응답했다. 반면 중고차 매매시장이 투명·깨끗·선진화됐다는 응답자들은 사고이력 등 정보 접근 용이(31.4%), 관련 제도 정비와 체계적인 매매단지(각 18.6%) 등을 이유로 들었다.

중고차 매매시장에 완성차 제조 국내 대기업이 진입하는데 대해서는 매우 긍정(40.3%), 다소 긍정(23.1%), 보통(22.0%), 다소 부정(6.0%), 매우 부정(8.6%) 등으로 조사됐다. 대기업의 시장 참여를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응답자들은 성능·품질 안전 및 구매 후 관리 양호(41.6%)와 허위매물 등 기존 문제점 해결 기대(41.4%), 대기업에 대한 신뢰(7.4%)를 이유로 들었다.

대기업의 시장 참여를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소비자들은 기존 매매업자 보호(54.8%), 중고차 가격상승 우려(23.3%), 규제로 중고차시장 문제 해결(15.1%)을 이유로 들었다. 현재 수입차 브랜드에만 허용된 제조사 인증중고차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는 제조사 판매 인증중고차가 일반 중고차 판매 매매업체보다 더 신뢰할 수 있다는 응답(48.0%)이 가장 많았다.

중고차 매매단지.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중고차 매매단지.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이 같은 소식에 누리꾼들은 기존 중고차업계의 횡포를 성토하면서도 대기업의 독점과 갑질을 벌써부터 걱정하고 있다.

“대기업이 활개 치면 가격담합 하겄네” “대기업 편드는 것 보니까 공짜는 절대 아니네!!” “결국 피해는 국민입니다. 차량 가격에 독점, 금융 할부에 독점, 결국은 가격상승. 갑질. 이상과 현실은 다르죠. 제도와 법을 고쳐서 규제하고 올바른 방향으로 나가야 관련 종사자 및 서민들이 살 수 있어요” “성실하고 양심 있는 애꿎은 업체들이 피해를 보겠네~~대기업들이 독점하거나, 아니면 중소 중고업체 위에서 군림하는 갑이 되지나 않을지 염려스럽다” “중고차 매매업계든 대기업이든.... 소비자가 원하고 이익이 되는 쪽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면.. 결국 민심은 그리 따라갈 것이다”.

“중고차시장만큼 엉망인 곳이 없지. 거의 조폭급으로 막장인 곳. 근데 대기업 이익만 대변하는 어용단체 전경련은 아직 해체 안 했냐?” “밑밥이 깔리는 구나 에끼~ 불량품 소비자 책임이라” “현대의 중고차 시장 진출에 대한 포석 깔고 진입을 정당화하기 위한 언플이다. 중고차 팔이들의 자업자득....이후로 중고차도 현대에 종속되는구나. 몹쓸 현대민국”.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지난 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스타트업 최대 행사인 ‘컴업 2020’의 추진계획을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중소벤처기업부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지난 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스타트업 최대 행사인 ‘컴업 2020’의 추진계획을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중소벤처기업부

전경련은 지난 3일에도 산하 연구기관인 한국경제연구원을 통해 ‘법인세율 인하’를 주장했다. ‘법인세 부담을 뜻하는 평균 실효세율이 1%포인트 낮아지면 설비투자가 6.3% 증가한다’라는 결과를 도출했다는 것이다. 이에 누리꾼들은 “사주 일가들 연말 배당액만 재투자해도 기업 활력이 살겠다”라며 “엄청난 사내유보금을 풀어 국민경제를 살려야 한다”라고 입을 모았다.

어제(8일) 문화방송은 <탐사기획 스트레이트>에서 한국타이어 재벌가 남매들의 지배권 다툼을 다루면서 ‘지주회사의 마법’을 언급했다. 대기업들이 지주회사와 자회사(사업회사)로 나누면서 주식 맞교환을 하는데 이 과정에서 오너 일가의 지분이 사실상 납세 없이 2배 이상 껑충 뛴 것이다. 방송은 ‘지주회사법’이 재벌 입김에 대기업집단에 유리하게 바뀐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지난 3일 “중고차 시장 진출 문제와 관련해 현대차와 중고차업계의 상생을 위한 접점을 찾고 있다”라며 “정의선 회장과 이 문제에 대해 좀 더 크게 보고 풀어내는 게 좋겠지 않느냐는 얘기를 몇 번이나 했다”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박 장관은 “중고차매매업 소상공인들과도 일정을 잡고 만나기로 했다”라고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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