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워기 쇠침이 우르르… 2등 현대건설 “헬스테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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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워기 쇠침이 우르르… 2등 현대건설 “헬스테이트”
  • 김인수 기자
  • 승인 2020.09.10 14: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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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 된 새 아파트 샤워 헤드에서 ‘날벼락’… 누리꾼 “명품이라 다르네” 비아냥
올해 입주민과 14건·639억원 규모 소송 중… 지난해 상반기 하자분쟁만 226건
공공임대아파트 가구당 하자 비율 0.74건으로 최고… LH 공급주택 평균보다 5배↑
사진=현대건설 홈페이지
사진=현대건설 홈페이지

“명품 아파트는 달라도 다르네요. 셀프 침 서비스라니.” “헬스테이트” “샤워기 필터 업체 돈버는 소리가 들린다.” “한의원 가서 침 안맞아도 되겠네요.” 여태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화끈한 신기술.”

현대건설이 시공한 경기도 김포시 고촌 향신리의 새 아파트(힐스테이트) 샤워기에서 수돗물과 함께 1㎝ 크기의 날카로운 ‘쇠침’이 쏟아져 나온 사실이 알려지자 누리꾼들의 비아냥 또한 쏟아지고 있습니다. 사건은 지난달 초 입주를 시작한 새 아파트에서 샤워를 하던 한 입주민이 샤워헤드에 걸린 쇠침에 닿아 찰과상을 입으면서 알려지게 됐는데요.

해당 쇳조각은 욕실에 설치된 수전 연결부위에서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인터넷커뮤니티에는 해당 아파트 관련 하자 게시판이 생겼고, 게시판에는 ‘화장실문·방문·변기 뚜껑·수전 마감상태·거실 팬트리문·에어컨 곰팡이’ 등 수많은 하자 문의 글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현대건설 측은 민원이 접수되자 전수조사를 진행하고 후속조치에 나선 상태이고, 관할 지자체도 민원을 접수하고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문제의 아파트는 지하 2층~지상 21층, 52개 동, 3510가구, 2개 단지로 구성된 새 아파트로, 현대건설이 시행·시공에 참여했습니다. 브랜드는 ‘힐스테이트’입니다. 현대건설은 국토부가 발표한 2020 시공능력평가 순위에서 삼성물산에 이은 2위의 1군 아파트인데요. 시공능력평가 순위는 공사실적, 경영상태, 기술능력, 신인도 등 종합덕으로 평가해 순위를 매기고 있습니다. 브랜드 힐스테이트는 한국기업평판연구소의 아파트 브랜드 선호도 순위에서 당당히 1위를 차지한 브랜드입니다.

해당 아파트의 하자 논란은 이뿐이 아닙니다. 아파트 천장에서 쓰레기가 나오는 황당한 일이 벌어지는 가하면 누수에 외벽에는 균열도 생기는 등 부실공사 종합세트인 것입니다.

하자 논란이 일고 있는 해당 아파트 투시도/사진=현대건설
하자 논란이 일고 있는 해당 아파트 투시도/사진=현대건설

또 현대건설과 한림·태영건설이 세종시에 시공 중인 ‘마스터힐스’ 아파트는 준공을 앞두고 벌써부터 하자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지하주차장에 심각한 누수와 건물 내부 균열이 발생했다며 세종시에 민원이 접수된 것입니다. 해당 아파트는 오는 30일 준공예정입니다.

현대건설이 아파트 하자 문제로 입주민들과 갈등을 넘어 소송까지 벌이는 일도 있는데요. 2014년에 준공한 서울 강서구 우현로에 위치한 ‘강서힐스테이트’의 경우가 그렇습니다. 소송은 입주 후 2년 만에 미시공과 오시공이 드러나면서 시작됐는데요. 일부 가구에서 벽면균열로 인한 결로현상 발생, 유비쿼터스시스템 오작동, 조명 오작동 등이 발생했습니다. 이에 입주민들은 현대건설 측에 무상AS를 요구했으나, 현대건설 측이 이를 묵살하자 집단소송을 진행한 것입니다. 무상AS 책임기간은 준공일로부터 10년입니다.

현대건설 측은 뒤늦게 무상AS를 약속했지만 입주민들의 마음을 돌리기에는 늦어버렸습니다. 소송은 진행됐고, 1·2심 재판부는 원고(강서힐스테이트 입주자대표회의)에게 28억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습니다. 현대건설은 하자를 인정하고 28억원을 가지급했는데요. 그러나 현대건설 측은 사업비, 이자비용 등 기타 제반사안에 따라 4억7000만원을 더 줬다며 이를 돌려달라고 항고하면서 대법원의 판단을 기다리는 중입니다.

현대건설이 입주민들과 소송을 벌인 사건은 이뿐이 아닙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올해 입주민들과 14건(계류 포함)의 하자 관련 손해배상 소송을 벌이고 있습니다. 금액상으로 639억5600만원 규모에 해당합니다. 이는 20억원 이상의 소송만을 집계한 것으로, 20억 미만의 소송까지 계산하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소송 중인 입주 아파트는 ▲삼창아파트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 ▲첫마을 6단지아파트 입주자 대표회의 ▲은평뉴타운폭포동 4-2관리소 입주자 대표회의 ▲현대에코르아파트 입주자 대표회의 ▲왕십리뉴타운 제3구역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 ▲강서힐스테이트 입주자 대표회의 ▲화곡3주구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 ▲센트라스아파트 입주자 대표회의 ▲마포펜트라우스 입주자 대표회의 ▲대연힐스테이트푸르지오 입주자 대표회의 ▲엑스포힐스테이트1단지 ▲광주유니버시아드힐스테이트 3단지 ▲광교신도시에듀타운(A12블럭) 입주자 대표회의 ▲창원감계힐스테이트4차 입주자 대표회의 등입니다.

지난해 상반기에도 현대건설은 15건에 485억6700만원 규모의 소송을 기록해 10대 건설사 중 가장 많은 소송가액을 기록했습니다.

현대건설 입주자들과의 하자 분쟁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지난해 유의동 당시 바른미래당 의원이 한국소비자원으로부터 받은 도급 순위 20위권 건설사의 소비자 피해 관련 상담 건수를 분석한 결과 2019년 1~7월 접수된 건수 543건 중 현대건설이 226건이나 됐습니다. 대우건설(341건)에 이은 2위입니다.

국토부 하자심사분쟁조정위원회 공식 통계에서는 31건이 접수돼 9건이 하자 판정을 받기도 했습니다. 건수로만 9건이지만 이는 착시 효과에 불과하다는 의견입니다. 실제 국토부 관계자는 “한 사건에 최대 10개의 하자 부위가 존재한다”고 밝힌 것입니다. 따라서 하자 발생 유형별로 따져보면 소비자들이 실제 건설사들과 분쟁을 벌이는 건수는 훨씬 많아집니다.

피해구제신청의 경우는 2017년부터 2019년 7월까지 12건으로 3위를 차지했습니다.

특히 현대건설은 공공임대아파트에서 하자 발생 비율이 높았습니다. 2018년 국감에서 강훈식 당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15년부터 2017년까지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주택공급 사업에 시공사로 참여한 업체별 주택 하자접수 현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호(가구)당 하자 건수가 0.74건으로 가장 높았습니다. 이는 LH 공급 주택의 2017년 호당 평균 하자 건수 0.15건에 비해 5배나 높습니다. 호당 하자 건수는 전체 공급 가구 수를 하자 건수로 나눈 수치입니다. 때문에 가구수별 하자 건수는 훨씬 많습니다. 실제로 현대건설이 시공해 LH가 공급한 서울 강남구 자곡동 ‘LH 강남 힐스테이트’는 1399가구에서 985건의 하자가 접수됐는데요. 4채 중 3채에서 하자가 접수된 셈입니다.

당시 강훈식 의원은 “대기업이 중소기업보다 최대 15배 많은 하자 건수를 보이고 있다”며 “대형건설사가 자체 브랜드 아파트를 지을 때처럼 공공사업에서도 책임감을 보여준다면 하자율이 낮아질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현대건설은 건설현장에서 사상자도 최다를 기록하고 있는데요. 현대건설이 최근 1년간(2019년 7월 1일~2020년 6월 30일) 국토부에 신고한 건설현장 사망자 누적인원은 7명으로 가장 많은 상태입니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최근 “건설현장이 안전한 일터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상위 건설사들이 솔선수범해 줄 것”을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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