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규환·장석춘·송희경… LG는 ‘통합당 의원’ 좋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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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환·장석춘·송희경… LG는 ‘통합당 의원’ 좋아해?
  • 김인수 기자
  • 승인 2020.09.08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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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자문역 재취업’ 김·장, 20대 국회서 관련 상임위원회 활동 전력
경제연구원 취업 송희경은 ‘과방위’ 이력… 정의당 출신 추혜선은 사임
LG와 관련 있는 상임위 경력에 ‘이해충돌 소지’… “국회에 영향력 우려”
인물사진 왼쪽부터 김규환, 장석춘, 송희경
인물사진 왼쪽부터 김규환, 장석춘, 송희경

김규환, 장석춘, 송희경.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전직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의원입니다. 그리고 모두 9월 LG에 재취업한 인물들입니다. 여기에 더해 추혜선도 있습니다. 전직 정의당 국회의원으로, LG로 향했다가 철회한 인사입니다. 이들은 국회의원 재직 시절 모두 기업과 관련 상임위원회에서 활동한 인물들이기도 합니다.

최근 LG에서는 전직 국회의원 모시기에 분주한 모습인데요. 특히 전 미래통합당 의원들이 표적(?)인 모양새입니다. 대표적인 인물들이 앞서 언급한 김규환, 장석춘, 송희경입니다. 이해충돌 소지가 있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나옵니다. 그래서 이들이 국회에서 어떤 일을 했는지 살펴봤습니다.

김규환 전 의원(64세·비례대표)은 LG전자에서 제품기술 자문으로 재취업했는데요. 20대 국회에서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위원과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 활동했습니다. 자유한국당 시절에는 당무위원 겸 원내부대표도 역임했습니다. 김 전 의원은 독특한 이력도 가지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국가품질명장 1호’(1992년)가 그것입니다.

김 전 의원은 1977년 대우중공업에 입사해 전임이사까지 지내면서 제11회 국제 품질관리 교류회 한국대표로 나서기도 했는데요. 이후 인제대학교 석좌교수로 입사 후 곧바로 새누리당의 20대 국회의원 비례대표로 영입됩니다. 제20대 국회 평창동계올림픽 및 국제경기대회지원 특별위원회 위원도 역임합니다.

여기에 자유한국당 대구시당 동구(을) 당협위원장, 자유한국당 미세먼지특별위원회 위원, 자유한국당 인재영입위원회 위원을 지냈고, 올해 3월에는 미래한국당 선거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기도 했습니다. 21대 총선 경선에서 배제됐던 김 전 의원은 지난 1일 LG전자 제품기술 자문역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같은 당 출신인 장석춘 전 의원(63세·경북 구미시을)은 LG전자 비상근 자문으로 영입됐는데요. 제20대 국회에서는 환경노동위원회와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습니다. 장석춘 전 의원은 ‘LG맨’입니다. 1981년 10월 금성사(현 LG전자)에 입사해 LG전자 노동조합 위원장과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 위원장,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 등을 거친 노사관계 전문가입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 재임시에는 대통령실 고용노동특별보좌관을 지내기도 했습니다. 그러다가 자유한국당 경북 구미시을 지역구로 제20대 국회의원을 지냅니다. 자유한국당 원내부대표와 자유한국당 노동위원장을 맡았습니다. 21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던 장 전 의원은 지난 1일 LG전자 비상근 자문으로 영입됩니다. LG전자도 노사관계 전문성을 고려해 비상임 자문역으로 영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송희경 전 의원(56세·비례대표)은 LG경제연구원으로 재취업해 정보통신기술(ICT) 관련 프로젝트를 맡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송 전 의원은 제20대 국회에서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습니다. KAIST 경영학 석사인 손 전 의원은 대우정보시스템 기술연구소 소장을 지내다가 KT로 자리를 옮깁니다. KT에서 평창동계올림픽지원단 단장과 KT GiGA IoT사업단장 등을 거쳐 2016년 새누리당 20대 비례대표 국회의원으로 영입됩니다. 제20대 국회에서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습니다. 새누리당 후신인 자유한국당 원내부대표와 원내대변인 등을 거쳤고, 국민의힘 미래산업일자리특별위원회 위원을 지내는 중 LG경제연구원으로부터 러브콜을 받았습니다.

추혜선
추혜선

한편 추혜선 정의당 전 의원(49세·비례대표)도 LG유플러스로부터 비상임자문역 영입을 제안 받아 지난 4일 취임했으나 정의당 내부의 반발과 언론연대에서 비난이 쏟아지자 결국 사임했습니다. 추 전 의원은 20대 국회에서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간사로 활동했습니다. 21대 총선에서는 안양 동안을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뒤 LG유플러스로부터 영입 제안을 받은 것입니다.

조혜민 정의당 대변인은 추혜선 전 의원이 LG유플러스 자문위원으로 취임한 지난 4일자 논평을 통해 “추 전 의원이 LG유플러스 비상임자문역을 맡은 것은 정의당이 견지해온 원칙과 어긋난다”면서 “정의당 의원으로서 신뢰를 저버리는 행위”라며 취임 철회를 요청했습니다.

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총장을 지낸 추 전 의원은 이곳으로부터도 비난을 받았는데요. 언론개혁시민연대는 “불과 100여일 전까지 자신이 속했던 상임위의 유관기업에 취업한 것이다. 이는 공직자윤리에 명백히 어긋나는 것으로 언론개혁시민연대는 추 전 의원의 LG행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 의원직에서 물러난 지 석달여 만에 통신재벌로 자리를 옮긴 것은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할 수 없는 일”이라고 비난했습니다.

문제는 이해충돌 소지가 있다는 비판입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지난해 11월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 및 윤리에 관한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고, 추 전 의원 역시 이 법안에 공동발의자로 이름을 올린 것입니다.

법안은 ‘취업심사대상자가 퇴직일부터 3년간 퇴직 전 5년 동안 소속했던 부서 또는 기관의 업무와 밀접한 관련성이 있는 기관에 취업할 수 없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 적용 대상에 국회도 포함된 것입니다.

특히 추 전 의원은 20대 국회에서 과방위원으로 활동하면서 ‘LG유플러스 저격수’로 통할 만큼 감시 활동에 적극적이었습니다. 정의당 안팎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컸던 이유입니다.

비난이 커지자 추 전 의원은 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당원 여러분과 시민들께 큰 실망을 드려 죄송하다”며 “앞으로 뼈를 깎는 성찰과 자숙의 시간을 보내겠다”고 말했습니다.

이해충돌 소지는 앞서 언급한 전직 미래통합당 의원 3명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들 모두 자신들이 재취업한 LG와 관련이 있는 상임위에서 활동한 것입니다. 사실상 자신들이 감시했던 기업에 취업하는 셈이죠.

일각에서는 “이들이 기업에서 국정감사나 입법 활동 등의 국회 활동에 로비나 비공식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우려가 있다”는 조심스러운 반응도 보입니다.

LG는 이 외에도 국회의원의 자녀를 특혜 채용했다는 논란에 휩싸이는 등 국회의원과 깊은 연관이 있는 기업인데요. 윤후덕 당시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13년 9월 자신의 딸이 LG디스플레이의 경력 변호사로 입사 지원한 사실을 한상범 대표에게 알려, 취업청탁 특혜 의혹을 받았습니다. 결국 LG디스플레이는 기존 정원보다 한명을 더 채용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논란이 일자 윤 의원은 자신의 블로그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딸이 회사를 정리하기로 했다”고 사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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