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시간에 왔다고 대출 거절한 NH농협은행 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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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시간에 왔다고 대출 거절한 NH농협은행 직원
  • 이경호 기자
  • 승인 2020.09.07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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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은행 직원 “넌 거절이다 이X아… 엿먹어라, 이X아. 니 무덤 니가 팠다”
타사 직원 “점심시간 미리 공지했어야” “악의적이고 감정적인 대응” 비판
사진=픽사베이, 농협은행 CI
사진=픽사베이, 농협은행 CI

NH농협은행 직원이 예약도 안하고 점심시간에 방문했다는 이유로 고객의 대출을 거절했다는 직장인 익명 앱 블라인드 글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커지고 있다.

지난 4월 NH농협은행 직원 A씨는 블라인드에 ‘점심시간 문제로 말들 많은데’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렸다. 글은 “점심을 먹는데 (은행에서) 전화가 왔다. 대출상담 진상고객이 왔으니 빨리 (들어)오라고. 그래서 숟가락 놓고 ㅅㅂㅅㅂ(욕을) 하면서 들어왔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미 나도 짜증은 나 있었지만 고객에게 양치만 좀 하고 오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랬더니 고객이 “빨리빨리 좀 다니세요. 왜 고객을 기다리게 하세요”라고 짜증냈다고 한다.

글=블라인드
글=블라인드

A씨에 따르면 해당 고객은 부동산분양 잔금 대출을 받으러 온 고객으로, 잔금일자 일주일을 남기고 왔다. 이에 A씨는 “이런 고객들은 게을러 터져서 늦게 온 것이 뻔하다”는 투로 비아냥댔다.

그러면서 “지금 제 점심시간이다. 상담예약하고 오는 게 기다리지 않고 좋다”면서 “오늘처럼 이렇게 어긋나면 전 그냥 하루 종일 양치를 못하고 밥도 거르게 된다”라고 설명했다. 그러자 고객이 “그건 내부사정이고 알아서 해결할 문제가 아니냐”고 하자, A씨는 “네 죄송합니다. 맞네요라고 하면서 속으로 넌 거절이다 이X아”라고 했다고 한다.

그리고 나서 A씨는“신청서 받고 신용조회 다하고 구비서류 안내했다”면서 “이틀 후 다시 고객이 왔길래 대출서류 받고 심사해보겠다고 하고 보냈다”면서 “그리고 잔금일 하루 전에 (대출) 거절통보를 했다. 엿먹어라. 이X아. 니 무덤 니가 팠다”며 자랑하듯 말했다.

그러면서 “이 고객 중도금 대출 연체이자 내고 있을거다. 저축은행이라 비쌀텐데. 안됐다”라며 비아냥대기까지 했다.

이 글이 올라오자 다른 은행 직원이 “멋있다. 형”이라고 거들자, A씨는 ”우리도 당하고만 살순 없잖아“라고 자랑스러운 일을 한 듯 맞장구를 쳤다.

그러자 또 다른 은행 직원이 “시스템 승인 났을텐데…책임을 물으면 어떡할거냐”며 걱정스럽게 말하자, A씨는 “채무가 많고 고금리업권 대출 보유중이어서 안 된다는 등 이유로 거절했다. 승인 난다고 다 해줘야 한다는 규정 없잖냐. 난 해주기 싫으면 안 해. 우리 지점장 팀장 나를 굉장히 좋아해”라고 자랑했다.

이어 “관상이 안 좋다. 100% 연체진입이다. 불성실 채무자감이다 라고 얘기하면 그냥 수긍해준다”면서 “심지어 나한테 자꾸 반말해서 저X 건달 같은데 껄렁껄렁 맘에 안 들어 해주기 싫다고 말 한 적도 있다”라고 주장했다.

글=블라인드
글=블라인드

이런 글이 올라오자 A씨가 잘못했다는 비판 글이 댓글로 잇따라 달렸다. 한 저축은행 직원은 “솔직히 말하면 그 고객이 잘못한 건 없는거 같다. 점심시간에 대한 해결은 회사 몫이고 점심시간 때문에 고객이 느끼는 불편함은 거의 없이 운영하는 게 맞다”고 A씨에게 핀잔을 줬다. 그러면서 “만일 점심시간에 일을 피해야만 한다면 고객에게도 그걸 미리 공지했어야만 한다고 본다”면서 “그런 이런 응대는 프로페셔널 하지 않다고 본다. 진짜 진상인 사람도 있겠지만 글에서 고객이 했던 말만 들어보면 선을 넘지는 않은 거 같다”고 A씨를 비판했다.

NH농협은행과 같은 계열인 NH농협생명 직원도 “무엇보다 하루 전날 대출심사 거절 통보를 한 것도 굉장히 악의적인, 감정적인 대응이라고 본다. 그 고객 인성에 문제가 있는건 맞지만 그에 대한 대응이 저게 과연 맞나 싶냐”며 의구심을 표하면서 “그 사람 아마 그 대출 때문에 엄청 곤란을 겪었을 수 있을 것 같다”며 안타까워했다.

해당 글은 논란이 되자 현재 삭제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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