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쏟아붓는데 불량·결함… 삼성·LG전자 ‘미스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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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쏟아붓는데 불량·결함… 삼성·LG전자 ‘미스터리’
  • 김인수 기자
  • 승인 2020.07.22 14: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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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국내외 연구조직에 매년 수십조원 투자하는데… 갤노트7 폭발로 국제 망신
LG전자는 쿠키폰 결함 은폐 의혹까지… CES 혁신상 받은 ‘트롬 스타일러’도 누수 논란
해마다 국민 혈세로 국내외 연구조직 운영하면서… 제품 결함때마다 연구비 축소 드러나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세계적인 전자기업이자 우리나라 IT산업 양대산맥을 형성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에서 세계적인 명성에 걸맞지 않는 잇단 제품 결함 문제가 발생하면서 체면을 구기고 있습니다. 특히 제품 결함 논란이 일었던 전후에 연구개발 비율을 줄이고 있어 그 배경에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습니다.

두 기업 중 ‘가전 명가’로 명성이 자자한 LG전자에서 제품결함 논란이 많았지만, 특히 삼성전자의 경우는 2016년 야심차게 내놓은 갤럭시노트7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해 국제적인 망신살이 뻗쳤습니다. 휴대폰 분야에서 미국의 애플사와 1, 2위를 다투는 삼성으로서는 뼈아픈 상처로 남아 있습니다.

논란이 일었던 LG전자의 의류건조기(왼쪽)와 트롬 스타일러 /사진=인터넷커뮤니티
논란이 일었던 LG전자의 의류건조기(왼쪽)와 트롬 스타일러 /사진=인터넷커뮤니티

최근 LG전자는 국내에 판매한 올레드(OLED) TV 6만대를 자발적 리콜한다고 밝혔는데요. 18개 모델의 파워보드에서 열이 발생할 가능성이 발견된 것입니다. TV 파워보드에는 전류의 노이즈를 줄이기 위한 부품을 적용하는데 특정 기간 생산한 일부 OLED TV모델에서 이 부품의 성능 저하 등으로 파워보드 내 전류 증가 현상이 일어나자 무상 교체 서비스를 실시하기로 한 것이라는 게 LG전자 측의 설명입니다.

지난해에는 의류건조기에서 악취·곰팡이 논란이 일면서 소비자집단분쟁으로까지 확산됐습니다. 소비자들은 “광고와 달리 자동세척 기능을 통한 콘덴서 세척이 원활히 되지 않는다”, “내부 바닥에 고인 잔류 응축수가 악취 및 곰팡이를 유발한다”, “구리관 등 내부 금속부품 부식으로 인체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등을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LG전자 측은 “콘덴서 먼지 쌓임 현상이 건조기 자체 성능에 영향을 미치지 않아 ‘건조기의 하자’로 판단할 근거가 없다”며 제품에는 문제가 없다면서도 ‘10년간 무상수리’를 약속한다는 애매한 해명을 내놓았습니다.

지난해 곰팡이 건조기로 홍역을 앓았던 LG전자가 올해 초에는 시장을 선도하는 트롬 스타일러인 ‘수水스타일러’에서 물고임과 누수현상이 발생한다는 민원이 제기됩니다. LG트롬 스타일러는 2018년 세계 최대 가전쇼 CES에서 ‘혁신상’을 수상한 제품입니다. 삼성전자 ‘에어드레서’가 베끼기했다는 논란을 일으킨 제품이기도 합니다.

LG전자 측은 “의류관리기라는 제품 특성상 발생할 수 있는 일반적인 현상”이라며 “제품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경쟁사인 삼성전자 측은 실험을 근거로 “자사제품인 에어드레서에서는 물고임 현상이 나타나지 않았다”라고 밝히면서 LG전자의 기술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뉘앙스를 풍깁니다. 이에 LG전자 측은 “상식과 상도를 넘어선 범법해위”라고 맹비난합니다.

2016년에는 공기청정기 필터에서 유해성 물질인 ‘옥타이리소시아콜론’(OIT)이 검출돼 판매를 중단하기도 했는데요. LG전자 측은 초기에는 “3M의 특정 필터(초미세 먼지 필터)에서 극소량의 OIT 성분이 포함된 것을 확인했다”며 “해당 필터의 유해성이 입증되지 않았지만 고객이 원할 경우 OIT가 포함되지 않은 필터로 무상으로 교체하겠다”고 밝혔다가 논란이 커지자 판매를 중단한 것입니다.

앞서 2009년에는 풀터치폰 ‘쿠키’(모델명 LG-KU9100) 결함이 생겨 문제가 되기도 했는데요. LG전자 측은 오류를 인정했습니다. 당시 피해 소비자는 한 언론에 “수십억원의 돈을 들여 광고를 하는 회사가 이런 오류조차 모르고 팔았다니 말이 되느냐”고 항의를 쏟아냈습니다. 하지만 쿠키폰에 오류가 있었던 사실을 공지조차 하도 않고 어물쩍 넘어가려다 또 비난에 휩싸입니다.

폭발사고가 일었던 삼성전자의 갤노트7/사진=인터넷커뮤니티
폭발사고가 일었던 삼성전자의 갤노트7/사진=인터넷커뮤니티

삼성전자의 경우 기술력의 신뢰가 금이 가는 치명타를 입은 사건이 있었는데요. 바로 2016년 발생한 갤럭시노트7 폭발사건입니다. 해당 사건은 피해를 본 소비자가 2016년 8월 24일 오전 8시 유명 인터넷커뮤니티에 타버린 갤럭시노트7 사진과 글을 올리면서 언론을 통해 알려졌는데요. 이 사건은 우리나라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발생하면서 세계적인 망신을 샀습니다.

삼성전자 측은 초기에는 기기에 있는지 고객의 과실인지 판단을 유보하며 시간 끌기를 하다가 결국에는 해를 넘긴 2017년 1월 23일 ‘배터리 자체 결함’으로 최종 분석됐다고 공식 발표합니다.

당시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은 “배터리 설계와 제조 공정상의 문제점을 제품 출시 전 최종적으로 확인하고 제대로 검증하지 못한 데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며 제품에 문제가 있었음을 시인했습니다. 갤노트7에는 삼성SDI와 중국ATL 배터리를 사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문제는 세계적인 기술력을 가지고 있는 기업에서 왜 이런 품질 문제가 발생하냐는 것입니다. 연구개발에 소홀해서였을까요. 본지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분석해 봤습니다. 양사 모두 연구개발비용으로 투자하는 비율이 매년 매출액 대비 4~10%로, 금액으로 따지면 수조원에서 수십조원을 쏟아 붓고 있었습니다.

일반적인 기업들의 1~3% 수준을 훨씬 웃도는 수준입니다. 재계 2위인 현대자동차의 지난해 연구개발비용은 매출액 대비 2.9%, 올해 1분기에는 2.4% 수준에 불과했습니다.

삼성전자가 최근 10년간(2010~2019년)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용으로 투자한 비율은 7.03%, LG전자는 6.092%입니다. 이들 두 기업의 연구개발비용 격차는 0.938% 차이가 납니다.

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에 쏟아 부은 연구개발비용은 매출액 대비 9.7%로 역대 최고 기록입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1% 늘렸습니다. LG전자는 지난해보다 1.1% 줄어든 6.3%에 그쳤습니다.

삼성전자가 최근 10년간 연구개발에 투자한 비용을 보면 2010년에는 전년보다 0.6% 늘어난 매출액 대비 6.1%를 지출합니다. 금액상으로는 9조4108억원에서 2011년에는 10조2867억원(6.2%)으로 처음으로 10조원을 돌파합니다. 2012년에는 매출액대비 5.9%로 조금 줄어들다가 2013년 6.5%, 2014년 7.4%, 2015년 7.4%로 늘려가는 추세입니다.

그러다가 갤럭시노트7이 폭발하는 사건이 벌어진 2016년에는 오히려 전년보다 0.1% 줄인 7.3%를 투자합니다. 금액도 14조8487억원에서 14조7923억원으로 줄입니다. 이듬해인 2017년는 7.0%로 더 축소됩니다. 제품에 하자가 생기면 연구개발에 더 투자하는 게 기본인데, 삼성전자는 되레 줄이는 거꾸로 행보를 보인 것입니다. 2018년과 2019년에는 각각 7.7, 8.8%로 늘리고 있습니다. 지난해 연구개발 총비용은 20조2076억원으로, 사상 첫 20조원을 돌파합니다. 올해 1분기에도 전년(9.6%)보다 늘어난 9.7%를 투자했습니다. 금액상으로는 6.4% 증가한 5조3606억원입니다.

LG전자는 삼성전자보다는 매출액 대비 상대적으로 적은 비율을 연구개발비용으로 지출했습니다. 문제는 삼성전자와 마찬가지로 제품에 문제가 생겼을 때 연구개발비용을 줄였다는 것입니다.

2009년 풀터치폰 쿠키 제품에 결함이 생긴 2009년 LG전자가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로 투자한 비율은 전년보다 0.3%포인트 줄인 6.2%입니다. 이듬해인 2010년에는 더 축소한 4.45%를 연구개발비용으로 지출합니다. 이후 2011년부터 2016년까지는 꾸준히 늘립니다. 해당기간 각각 매출액 대비 지출한 연구개발비율은 5.13%, 5.74%, 6.10%, 6.7%, 7.0%를 보입니다. 그러다가 2016년 공기청정기 필터에 문제가 생긴 이듬해인 2017년에는 6.6%로 줄입니다.

2018~2019년 역시도 각 6.5%로 또 줄어듭니다. 특히 2019년에는 의료건조기에 악취·곰팡이 논란이 일었던 해입니다. 게다가 올해 초에는 CES에서 혁신상까지 수상한 LG전자의 자랑 트롬 스타일러에서 제품 결함 논란도 일었지만 올해 1분기 연구개발 비율은 전년 7.4%에서 6.3%로 대폭 삭감됩니다. 금액으로도 1조931억원에서 9440억원으로 감소됐습니다. 매출액은 1.3% 줄은 반면 연구개발비는 10배가 넘는 13.6%를 줄여버린 것입니다.

삼성전자는 국내외에 연구개발 조직을 구축하고 있는데요. 국내에는 종합기술원을, 해외에는 미국, 영국, 러시아, 이스라엘, 인도, 일본, 중국, 방글라데시 등에서 연구개발 조직을 운영 중입니다.

LG전자 또한 국내의 서초, 양재, 가산, 인천, 창원, 마곡 등의 R&D 조직을 비롯해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인도, 유럽 등지의 해외 연구개발 조직과 협력체계를 통해 연구 활동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이런 거대 연구개발 조직에 천문학적인 금액을 쏟아 부으며, 최종적으로 제품을 출시하기에 앞서 각종 상황에서 수많은 실험과정을 거쳤는데도 끊임없이 품질에 문제가 생기는 것은 미스터리합니다.

한편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정부로부터 매년 100억원대의 연구개발비용을 받고 있습니다. 이는 국민들의 혈세로 지출되는 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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