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에 “다양한 경험”?… DB그룹 새 조타수 김남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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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에 “다양한 경험”?… DB그룹 새 조타수 김남호
  • 김인수 기자
  • 승인 2020.07.02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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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중반에 입사해 11년 만에 초고속 회장 취임… 창업 51년 만에 2세 경영
금융·제조부문 지주회사 장악… “검증 안 돼” vs “경영자 되겠다 목표로 준비”
혼인 통해 삼양그룹·차그룹·농심과 인연… 범 LG가·아모레퍼시픽과도 사돈관계
김남호 DB그룹 회장
김남호 DB그룹 회장

DB그룹(옛 동부그룹)이 김준기 전 회장의 성폭행 혐의로 불명예 퇴진 후 전문경영인 체제를 유지하다가 다시 오너경영 체제로 돌아갔습니다. DB그룹은 그간 3년 가까이 전문경영인이었던 이근영 회장의 뒤를 이어 김준기 전 회장의 장남인 김남호 DB금융연구소 부사장을 1일 신임 회장에 선임한 것인데요. 이에 따라 DB그룹을 이끌 새 수장인 김남호 회장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김남호 신임 회장은 1975년생으로 올해 46세입니다. 국내 명문고와 미국유학을 마치고 글로벌컨설팅회사와 MBA과정 등을 거쳐 아버지 회사인 DB그룹에 30대 중반에 뒤늦게 합류를 했는데요.

김 회장은 경기고(90회)를 졸업 후 미국 미주리주에 위치한 웨스트민스터대학에서 경영학 학사를 받은 후 귀국해 강원도 육군 3포병여단에서 병역을 마칩니다. 그 후 2002년부터 글로벌경영컨설팅회사인 AT커니에서 3년간 근무하다, 2007년 워싱턴대학교 입학해 경영학석사(MBA) 학위를 취득한 뒤 캘리포니아대학교 버클리캠퍼스(UC버클리)에서 파이낸스 과정을 수료합니다.

이런 일련의 과정을 마치고 김남호 회장이 DB그룹에 몸담기 시작한 해는 2009년부터입니다. 당시 35세였던 김 회장은 동부제철 차장으로 입사해 실무경험을 쌓기 시작합니다. 이후 동부건설, 동부팜한농 등에서 근무하다 동부제철, 동부건설, 동부팜한농 등이 매각된 뒤인 2015년 DB생명(옛 동부생명) 소속 DB금융연구소 부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주력사업인 금융업 수업을 본격적으로 받기 시작합니다. 이어 이듬해인 2016년에 DB손해보험(옛 동부화재)으로 소속이 변경됐다가 2017년 상무로 승진 후 1년 만인 2018년에는 부사장으로 초고속 승진을 합니다.

2년 만에 다시 그룹의 총수인 회장직에 오르면서 창업주이자 아버지인 김준기 전 회장의 뒤를 이어 2세 경영의 닻을 올린 것입니다. 김남호 회장이 입사부터 회장에 오르기까지 11년 만의 초단기 승진입니다. 김준기 전 회장이 24세 때인 1969년 DB그룹(전신 미륭건설)을 창업했으니, 51년 만에 오너 2세 경영시대를 맞은 것입니다.

김남호 회장은 자신의 결혼과 아버지의 혼인으로 인해 재계와 넓은 혼맥도를 그리고 있는데요. 농심, 삼양그룹, 차그룹(옛 차병원그룹)과 인연입니다.

김남호 회장의 외가는 삼양그룹이고, 처가는 차그룹입니다. 김 회장은 고모의 결혼을 통해서는 농심과 인연이 맺어집니다.

김남호 회장의 어머니인 김정희 여사가 삼양사그룹 창업주 故 김연수의 장남 김상준 삼양염업 회장의 둘째딸입니다. 현재 김윤 삼양그룹 회장과 김량 삼양사 부회장은 김남호 회장의 어머니와 사촌관계인 것입니다. 결국 김남호 회장은 김윤 회장의 외가 쪽 5촌 조카가 되는 것이죠.

김남호 회장의 처가는 차그룹입니다. 부인 차원영씨의 아버지는 차광렬 차그룹 글로벌종합연구소장의 장녀인데요. 차광렬 소장은 차병원 설립자인 고 차경섭 차그룹 명예회장의 장남입니다. 김남호-차원영 부부는 유학시절 김 회장 누나인 김주원씨의 소개로 결혼했습니다.

김남호 회장은 농심과도 혼맥도가 그려지는데요. 김 회장의 고모인 김희선씨의 남편이 신춘호 농심그룹 회장 차남인 신동윤 율촌화학 부회장입니다.

이 외에도 차병원그룹 오너 3세인 차원태 미국 차병원 상무가 범 LG가인 아워홈가의 차녀와 결혼한 것으로 전해지며 범 LG가와도 사돈으로, 신춘호 농심 회장의 막내 딸인 신윤경씨가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과 결혼하면서 아모레퍼시픽과도 사돈관계로 맺어집니다. 최근 서경배 회장의 큰 딸인 서민정씨 홍석준 보광창업투자 회장의 큰 아들 홍정환씨와 약혼해 화제를 모았는데, 만약이 이들이 결혼에 골인한다면, 김남호 회장은 범 삼성가와도 연이 맺어지게 됩니다. 홍석준 회장의 누나가 이건희 삼성 회장의 부인인 홍라희 여사입니다.

한편 김남호 회장은 2000년대 초반부터 그룹 지배구조상 정점에 있는 주요계열사들의 최대주주를 확보하면서 경영을 준비해왔는데요. 금융부문 지주회사인 DB손해보험 지분은 9.01%로, 최대주주로 있으며, 아버지 김준기 5.94%, 누나 김주원 3.15% 등을 가지고 있습니다. DB손해보험은 DB금융투자, DB생명보험, DB캐피탈을 지배하고 있으며, DB금융투자는 DB저축은행, DB자산운용을 지배하는 구조입니다.

제조부문 지주회사인 DB Inc 지분은 김남호 회장이 16.83%로 역시 최대주주이며, 아버지 김준기 11.2%, 누나 김주원 9.19%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습니다. DB Inc는 DB하이텍과 DB메탈을 지배합니다.

때문에 김남호 회장은 금융과 제조부문 지배사인 DB손해보험과 DB Inc를 통해 그룹 전반을 지배하는 것입니다. 특히 김남호 회장은 6월 25일 ‘주식등의대량보유상황보고서’ 공시를 통해 김준기 전 회장이 가지고 있던 최대 계열사인 DB손해보험 주식 0.71%를 취득하면서 금융계열사에 대한 지배력을 더욱 강화했습니다.

김남호 회장은 내년 초 정기주주총회를 거쳐 그룹의 제조부문 지주사인 DB Inc의 이사회 의장도 겸임할 예정입니다.

김남호 회장은 취임사에서 “저는 기업인 가문에서 태어나 오래전부터 경영자가 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부족한 부분들을 채우기 위해 노력했다”며 “다양한 경영현장에서 많은 배움과 경험을 얻어왔다”고 말해 일각에서 ‘경영능력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우려에 대해 반박했습니다.

또 “앞으로 많은 부분에서 변화하게 될 것이다. 그 변화는 지속성장하는 기업이 되기 위한 일관된 과정이며 피할 수 없는 도전이 될 것”이라면서 “변하지 않는 것은 저와 임직원 여러분들의 열정과 헌신”이라고 밝혀 DB그룹의 대대적인 지형도 변화를 예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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