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알 낳는 거위라고?… ‘로또사업=대박’ 사실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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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알 낳는 거위라고?… ‘로또사업=대박’ 사실일까
  • 김인수 기자
  • 승인 2020.06.22 14: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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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반도체 품에 안긴 1년 넘게 영업실적은 ‘마이너스 행진’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매년 500억원 수준의 수수료를 챙기는 것으로 전해져 소위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알려진 로또사업이 속내를 들여다보니 그렇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것입니다. 물론 시스템 구축과 사이트 관리 등 초기 투자비용 때문이라는 설명이지만 지난 1년간의 성적표만 보면 '로또는 대박'이라는 등식이 깨진 셈입니다.

로또사업의 제4기 수탁사업자는 나눔로또에 이어 ‘동행복권’이 수행하고 있는데요. 2018년 12월 2일부터 2023년 12월 31일까지 5년간 로또·연금·즉석·전자복권의 발행·판매관리를 맡고 있습니다.

동행복권 컨소시엄은 제주반도체를 주관사로, NICE그룹 산하 한국전자금융, KIS정보통신, 나이스페이먼츠와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 MBC 나눔, 네트워크 통합업체인 에스넷시스템, 국산 복권 시스템 개발사인 오이지소프트와 투비소프트, 메타씨엔에스 등 10개사가 참여했습니다.

동행복권 지분 44.6%를 소유하고 있는 주관사인 제주반도체는 통합복권 개발과 공급을, 제주반도체의 종속기업인 아이지엘(옛 인스턴트게임로지스틱스)이 인쇄복권 판매와 유통을 책임지고 있습니다. 동행복권도 제주반도체의 종속기업으로 속해 있습니다.

종속기업은 회사가 지배하게 되는 시점부터 실적이 연결재무제표에 반영되는데, 제주반도체 역시 이익이 곤두박질치고 있습니다. 업황 부진 영향에 따라 제주반도체 자체 실적도 다소 부진했지만 신사업부(영업손실 97억원), 그리고 동행복권과 아이지엘 등 복권사업부의 실적도 반영되면서 순익에 영향을 끼쳤습니다. 지분법평가손익 역시 손실로 잡혀 있습니다.

제주반도체의 2019년도 실적을 보면 매출액은 전년보다 9% 늘어난 1621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52%나 감소한 61억원에 그쳤습니다. 당기순이익은 2018년 90억원 흑자에서 지난해에는 -49억원 적자로 돌아섰습니다. 지배기업 소유주 기본주당 순이익도 383원에서 -169원으로 손실을 봤습니다. 차입금도 679억원에서 712억원으로 크게 늘어났습니다. 때문에 부채비율 역시 137.43%에서 149.71%로 12% 이상 늘어나면서 재무 건전성도 좋지 않아지고 있습니다.

동행복권의 경우 2018년 12월부터 제주반도체 품에 안겼는데요. 첫달 성적표는 영업이익 -30억원, 당기순이익도 -28억원으로 손실을 기록합니다. 초기 투자비용 때문이라는 분석입니다.

하지만 연결회계 기준 제주반도체 실적에 반영되는 2019년 1분기 매출액은 129억원을 기록하지만 영업이익은 -8억6000만원으로 잇따라 손실을 기록합니다. 2019년 1년간을 따져보면 영업이익이 4억8000만원으로 흑자로 돌아섭니다. 하지만 당기순이익은 -1억1600만원으로 여전히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보통주당 이익도 -30원으로 역시 손실을 이어가고 있는 실정입니다.

올해 1분기에는 더 악화하는 모습입니다. 동행복권의 1분기 순손실이 3억4000만원으로, 전년보다 3배 늘어난 것입니다.

기업영업활동 그 자체의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률을 따져보면 동행복권 등 종속기업의 실적이 반영된 것과 안 된 것의 차이가 확연히 드러납니다.

종속기업의 실적이 반영된 연결기준으로 지난해 1분기 제주반도체의 영업이익률은 0.84%에 불과합니다. 동행복권을 품에 안기 전인 2018년 10.06%에 비해 무려 9.22%p나 쪼그라들었습니다.

종속기업 실적이 반영 안 된 별도기준 1분기 영업이익률은 4.1%입니다. 2018년 10.9%에 비해서는 6.8% 줄어든 수치이지만, 연결기준 하락 폭인 9.22%보다는 적은 감소 폭입니다. 동행복권 등 종속기업이 실적에 끼치는 부분을 제거하면 영업이익률은 크게 개선되는 것입니다. 즉, 제주반도체의 영업실적 부진에 동행복권의 영향이 컸다는 의미입니다.

연결기준 올해 1분기 영업이익률은 2.94%로 지난해에 비해서는 소폭 올랐는데요. 이는 복권 인쇄와 판매를 담당하는 이지아이엘의 순익이 지난해 적자에서 1분기에 8억원 흑자로 돌아서면서 복권사업부의 영업이익이 지난해 적자에서 7억원 흑자로 전환된 데 따른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동행복권의 1분기 당기순손실이 지난해보다 3배 늘어나고 부채도 5.8% 증가하면서 복권사업부는 여전히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동행복권이 제주반도체로 넘어온 지 1년 6개월 밖에 안 돼 시설투자에 따른 영업손실 반영으로 실적이 좋지 않았다는 설명입니다. 하지만 복권사업이 매년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앞으로 안정적으로 흘러갈 것이란 기대도 나옵니다.

실제로 기획재정부 복권위원회에 따르면 2017년 온라인복권(로또)의 연간 판매액은 3조7974억원에서 2018년에는 3조9658억원, 2019년에는 4조3181억원으로 2년새 13.7%나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특히 동행복권은 기재부로부터 수수료를 받아 운영비용으로 사용하는데, 정확한 수수료율은 공개가 되지 않았지만 판매액의 대략 1.4~1.5%로 알려졌습니다. 이를 계산하면 지난해에만 최소 600억원이 넘는 수수료를 동행복권이 챙긴 것입니다.

로또 복권사업이 당장 회사 수익에는 마이너스가 되고 있지만 챙기는 수수료를 따진다면 괜찮은 장사인 것은 분명하네요. 로또 복권사업이 1년이 지난 시점에서는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복권사업이 성장세에 있어 '로또=대박'이라는 등식이 성립할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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