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는 떼돈 버는데… 택배기사들은 ‘젖은 수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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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는 떼돈 버는데… 택배기사들은 ‘젖은 수건’
  • 김인수 기자
  • 승인 2020.06.18 12: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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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 사회적 분위기에 온라인쇼핑 폭증… “배송 지연” 안내 문구 다반사
배송물량 폭증에 택배기사들은 ‘녹초’… ‘과로사’ 의심 사망사건까지 발생
택배 빅3, 다른 사업 부진 속에 택배사업부문만 매출·영업익 모두 수직상승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코로나19 여파로 대부분의 산업이 죽을 쑤고 있지만 택배회사들은 되레 함박웃음을 짓는 모습입니다. 사람 간의 접촉을 꺼리는 사회적 분위기에 언택트, 즉 비대면 소비가 늘어나면서 온라인 쇼핑 또한 급증한데 따른 것인데요.

하지만 택배기사들은 몸살을 앓고 있어 뒷맛이 씁쓸합니다. 실제로 지난 5월 4일 새벽에 광주에서 CJ대한통운 택배기사로 일하는 40대 정모씨가 돌연 숨지는 일이 생겼습니다. 유족과 동료 택배기사들은 “코로나19로 폭증한 배송물량을 홀로 감당하려다 벌어진 비극”이라면서 과로사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택배노조에 따르면 코로나19 이전에는 월 평균 7000~8000개를 배송했는데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시작한 2월에는 9960개, 3월에는 1만1330개, 4월에는 1만288개를로 폭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루 평균 400개에 달하는 물량을 배송한 것입니다.

최근 통계청이 집계한 올해 3월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12조582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8%나 늘었습니다. 4월 온라인쇼핑 거래액 또한 3월보다는 약간 줄어들었지만 지난해보다는 12.5% 증가하는 등 온라인쇼핑이 계속해서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특히 로켓배송으로 유명한 쿠팡의 경우 지난 2월에 대구지역 코로나19 확산으로 지역 사회전파 가능성이 제기되자 온라인 주문량이 급증해 배송지연 사태까지 벌어졌는데요. 쿠팡은 자사 홈페이지에 “주문량 폭주로 로켓배송이 지연될 수도 있다”는 내용의 안내 공지문까지 띄울 정도였습니다.

로켓배송의 일일 평균 배송량이 코로나19 사태 전에는 180만건이던 것이 코로나19 확산 뒤에는 330만건까지 치솟았던 것입니다. 이같은 배송 전쟁은 쿠팡 뿐이 아니라 다른 온라인 쇼핑몰도 마찬가지 였는데요. 11번가의 경우에도 마스크 거래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15% 급증했고, 기타 생필품도 최대 100%까지 늘었습니다.

이 때문에 배송기사들이 담당할 몫이 늘어나고 배송기사들이 몸살을 앓면서 처우에 대한 논란도 일고 있지만 택배회사들은 실적 개선에 미소를 짓고 있습니다. 본지가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빅3 택배회사(CJ대한통운, 한진, 롯데글로벌로지스)들의 실적을 수치로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큰 폭으로 증가한 것입니다.

CJ대한통운의 연결기준 올해 1분기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기간 대비 3.4% 늘어난 2조5154억원으로 3조원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영업이익은 28.3% 오른 582억원 기록한데 이어 당기순이익은 114억원을 달성해 흑자로 돌아섰습니다.

CJ대한통운의 이같은 호실적은 택배사업부문이 이끈 것으로 나왔습니다. 택배부문의 1분기 매출액은 727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5% 늘었습니다. 이는 영업목표액 6859억원 대비 106.1% 늘어난 금액입니다. 영업이익은 354억원을 기록하면서 지난해 적자에서 흑자전환했습니다.

반면 나머지 사업부문들은 모조리 전년 같은 기간보다 부진을 면치 못했습니다. 전체 매출액의 40% 정도를 차지하면서 CJ대한통운의 실적을 이끌던 글로벌사업부문의 매출액은 전년보다 4.7% 줄었고, 영업이익은 74억원 손실을 보면서 적자전환했습니다. CL(하역)사업부문 역시 매출액은 3.2% 즐어 들었는데, 영업이익은 5.1% 늘었습니다. 온라인 쇼핑 증가로 인한 동반상승이라는 분석입니다. 건설사업부문 역시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13, 58.8% 축소됐습니다.

CJ대한통운 측은 “최근 택배 물량 증가와 전사적 수익성 제고 노력, 코로나19에 따른 각 사업별 영향 등이 실적에 종합적으로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습니다.

종합물류기업인 한진의 실적도 좋았습니다.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같은 기간보다 12.9, 38.5% 오른 5365억원, 영업이익 254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실적 개선은 역시 택배사업이 견인했습니다. 택배사업의 매출액은 전년보다 23.5% 오른 2336억원을, 영업이익은 무려 87.7%나 껑충 뛴 103억원을 기록했습니다. 반면 육운사업은 매출액은 2% 줄어들었고, 영업이익은 -3억원을 기록하면서 적자로 돌아섰습니다. 가장 큰 매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하역사업은 매출액은 전년보다 1.8%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6.3% 줄어들었습니다. 해운사업은 매출 16.8%, 여업이익 14.9% 늘었지만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도 안돼 실적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진 측은 “전자상거래 활성화로 택배물량이 증가했고 원클릭 택배서비스와 무인택배함 확대 등으로 실적이 개선됐다”고 전했습니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1분기 매출액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5.4% 증가한 6769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영업이익은 무려 4배 가까운 58억원을 올렸고, 당기순이익도 -40억원에서 -4000만원으로 확 줄이면서 흑자를 코앞에 두고 있습니다.

롯데글로벌로지스의 이같은 실적은 지난해 3월 택배부문에서 만성적자였던 롯데글로벌로지스가 롯데로지스틱스와 합병하면서 실적에 개선이 이뤄지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실제로 롯데글로벌로지스의 3개 사업부문 가운데 택배사업부문의 실적개선이 뚜렷합니다. 1분기 택배사업부문 매출액은 2140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3.3% 늘었고, 영업손실도 지난해 43억7500만원에서 5억200만원으로 확 줄였습니다. SCM사업부문(공급망 관리)도 실적이 꽤 좋습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2577억, 1365억원으로, 88.7, 155.3% 늘었습니다. 하지만 글로벌사업부문은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4.4, 26.4% 감소했습니다.

택배사업의 이같은 호실적은 앞으로도 계속 진행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합니다. 업계는 온라인·모바일 쇼핑 시장이 점점 확대됨에 따라 택배 시장이 앞으로 수년간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하이투자증권은 “코로나19로 언택트 소비의 편리함을 경험한 소비자들은 계속해서 온라인으로 생필품과 식료품을 구매할 것”이라며 “택배 물동량 증가율은 코로나19가 종식돼도 연간 10% 이상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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