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참배 지원’ 한국오츠카제약, 불매운동 비웃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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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참배 지원’ 한국오츠카제약, 불매운동 비웃다
  • 김인수 기자
  • 승인 2020.05.14 14: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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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년간 배당금·로열티 1051억원 꿀꺽… 기부금은 15% 수준에 불과
‘우르오스’ 불매운동에도, 야스쿠니신사 참배 지원 논란에도 최대 실적
우르오스 공식 홈페이지 위치 정보 지도는 ‘일본해’와 ‘리앙쿠르암초’ 표기

전범들을 합사한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한 일본 정치인들을 지원했다는 논란에 휩싸인 일본 오츠카제약의 한국법인 한국오츠카제약이 지난해 사상 최대의 실적을 내면서 불매운동을 비껴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실적에 따라 거액의 배당금과 로열티 또한 일본으로 유출됐습니다.

특히 우르오스의 경우 ‘노노재팬’ 사이트에서 대표적 불매운동 대상 제품으로 지목돼 한국오츠카제약이 일본제품 불매운동 영향으로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 보기 좋게 빗나갔습니다.

우르오스는 공식 홈페이지 위치정보 지도에서 ‘동해’를 ‘일본해’로 ‘독도’를 ‘리앙쿠르암초’로 표기까지 하고 있었습니다.

한국오츠카제약은 소화성 궤양치료제 ‘무코스타’, 조현병 치료제 ‘아빌리파이’, 건강기능식품 ‘네이처 메이드’ 그리고 남성용 스킨케어 ‘우르오스’(UL·OS) 등을 수입·양산하고 있는데요.

한국오츠카제약은 1982년 7월 9일 설립됐고, 1983년 11월 8일자로 등록된 외국인 투자기업인데요. 지분은 일본 본사 법인 오츠카제약(대총제약)이 70%, 한국의 제일파마홀딩스(옛 제일약품)가 22.5%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습니다.

한국오츠카제약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1999년부터 감사보고서를 제출했는데요. 단, 2010년부터 2011년까지 2년간은 첨부정정만 올라와 있어 실적을 알아 볼 수 없었습니다. 14일 본지가 감사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한국오츠카제약이 1999년부터 2019년까지 19년간(2010~2011년 제외) 올린 매출액은 1조7052억원입니다. 해당기간 당기순이익은 2682억430만원을 기록했습니다.

이 기간 동안 일본 오츠카제약으로 나간 현금배당액은 709억7580만원이나 됩니다. 당기순이익 대비 26.5%로, 이익의 4분의 1 이상을 일본으로 가져간 것입니다. 특히 2012년과 2013년에는 당기순이익이 각각 64억7700만원, 49억7900만원을 기록했는데, 이 중 일본 오츠카제약으로 지출된 현금배당금은 각각 36억6800만원, 33억120만원인데요. 당기순이익 대비로 따지면 56.6%, 66.3%입니다. 이익의 절반이상을 가져간 셈입니다.

여기에 일본 오츠카제약에 해마다 로열티로 또 현금이 유출되고 있습니다. 한국오츠카제약은 감사보고서에 ‘2008년 7월 1일자로 일본국 법인인 대총제약주식회사와의 로열티 계약에 따라서 무코스타와 프레탈의 국내 순매출액에 대해 3개월마다 정산하여 로열티를 지급하고 있으며, 동 금액을 지급수수료로 처리하고 있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감사보고서에는 2009년부터 일본 오츠카제약에 로열티를 지급한 항목이 나옵니다. 2009년부터 2019년까지(2010~2011년 제외) 9년간 오츠카제약으로 지출된 로열티는 341억9539만9000원입니다. 매출액 대비 2%이며, 당기순이익 대비로는 12.8%나 됩니다.

그동안 오츠카제약이 우리나라에서 한국오츠카제약이라는 이름으로 사업을 하면서 배당금과 로열티로만 1051억7120만원을 챙긴 것인데요. 감사보고서가 제출이 안 된 2010~2011년을 합치면 일본으로 유출된 돈은 더 늘어납니다. 여기에 일본 오츠카제약으로터 원부재료매입액과 상품매입액을 더하면 일본으로 나가는 금액은 더 커집니다.

반면 사회공헌 척도로 읽혀지는 기부금은 그야말로 ‘쥐꼬리’입니다. 19년간 총 기부금은 158억8446만원인데요. 하지만 최대 실적을 거둔 지난해에는 전년보다도 22%나 줄였더군요. 반면 배당금은 전년보다 20% 늘렸습니다.

한국오츠카제약이 19년간 지출한 기부금을 매출액 대비로 따지면 0.9%, 당기순이익 대비로는 5.9% 수준에 그칩니다. 19년간 기부금이 9년간 챙긴 로열티의 절반도 안 되며, 배당금에 비하면 5분의 1 수준에 가깝습니다. 배당금과 로열티를 더한 금액(1051억7120만원) 대비로는 15% 수준에 불과합니다.

한편 일본 오츠카제약은 야스쿠니신사에 참배한 일본 정치인에게 간접적으로 지원했다는 논란에 휩싸여 시끄러웠는데요.

인재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17년 “일본 총무성 ‘정치자금수지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한국오츠카제약의 모기업인 일본 오츠카제약이 제약산업정치연맹을 통해 아이사와 이치로, 누쿠가 후쿠시로 등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일본 국회의원 14명에게 간접 후원했다”고 밝힌 것입니다.

결국 한국오츠카제약이 한국에서 번 돈으로 일제 전범들을 추앙하는데 제공한 꼴이 됐다는 비난을 면키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에서 장사를 하면서 한국민들의 주머니를 털어 결국은 자신들의 배만 채우는 듯한 모양새를 보이는 한국오츠카제약. 한국을 단지 돈 버는 수단으로만 보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듭니다.

사진=우르오스 공식 홈페이지
사진=우르오스 공식 홈페이지

한편 우르오스는 공식 홈페이지 위치정보 지도에서 동해와 독도 대신 일본해와 리앙쿠르암초로 표기하고 있는데요. 본사와 전국 매장별 모든 지도가 이같은 표기를 한 것으로 확인돼, 국민정서에 반하며 역사의식을 의심케 하는 행태에 비난이 거셀 것으로 보입니다.

해당 지도는 크기를 확대해야만 ‘일본해(동해)’로 표기되지만 독도는 여전히 리앙쿠르암초로 표기하고 있습니다.

구글지도에서 표기하고 있는 리앙크루암초는 1849년 독도를 처음 발견한 프랑스 포경선 리앙쿠르(Liancourt)호의 이름을 본 따 불렸던 데서 기인하는데요. 문제는 리앙쿠르 암초는 일본이 독도를 다케시마로 표기하기 앞서 국제사회에 한·일간 중립적 명칭을 사용한다는 핑계로 퍼뜨린 용어라는 것입니다.

구글은 글로벌 사이트에서 일본해와 리앙크루암초 표기가 논란이 일자 2012년부터 ‘구글 지도 한국 사이트’(.co.kr/maps)에 동해와 독도로 표시되게끔 개정한 바 있는데, 우르오스는 이를 무시하고 글로벌 사이트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한국오츠카제약의 한국을 대하는 태도를 확인하는 대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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