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나무’라 두배?… ‘기부 짠지’ 업비트의 배당 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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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나무’라 두배?… ‘기부 짠지’ 업비트의 배당 잔치
  • 김인수 기자
  • 승인 2020.04.29 14: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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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이익 85% 쪼그라들었지만 현금배당금은 2배로 확대… 업계 ‘나홀로 배당’
송치형 의장 53억원 챙겨, 회원권도 업계에선 유일하게 보유… 63억원 규모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암호화폐 열풍이 사그라들면서 암호화폐 거래소의 매출도 쪼그라들었는데요. 하지만 배당은 큰 폭으로 늘리고 회원권도 대폭 사들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4개 암호화폐 거래소 중 유일합니다. 바로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 얘기입니다. 특히 국내 4개 암호화폐 거래소들은 사회공헌에는 별 관심이 없는 듯하더군요.

두나무의 지난해 매출액은 1327억원을 기록했는데요. 이는 전년보다 무려 71.8%나 쪼그라든 수치입니다. 영업이익도 81.3%나 축소된 538억원에 그쳤습니다. 당기순이익 또한 전년대비 85%나 줄어든 217억원을 올리는데 머물렀습니다. 그마나 흑자기조는 유지했습니다.

업비트의 순이익이 급감한 것은 지난해 11월 27일 발생한 590억원 규모의 암호화폐 ‘이더리움’(ETH) 탈취 사건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입니다. 탈취당한 ETH는 34만2000개인데요. 해당 금액을 모두 업비트 회사 자산으로 충당했기 때문입니다.

회사 상황이 이렇게 좋지 않지만 두나무는 배당을 큰 폭으로 늘렸습니다. 1주당 배당금은 전년 310원에서 626원으로 2배 늘렸는데요. 총 배당금은 199억8700만원입니다. 당기순이익의 3분의 1 이상을 배당으로 지출해 버린 것입니다. 전년에는 당기순이익의 7% 수준인 98억6400만원을 현금 배당했습니다.

이렇게 배당된 금액은 두나무의 오너이자 최대주주인 송치형 의장에게 상당수 흘러들어갔는데요. 송치형 의장은 업비트의 창업자이자 핀테크 업체 두나무(2012년 설립)의 대표인데요. 두나무는 2017년 10월 미국 암호화폐 거래소 ‘비트렉스’와 손잡고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를 출범했습니다. 송치형 의장이 보유한 두나무 지분은 26.8%입니다. 지분율에 따라 송치형 의장이 챙긴 배당금은 53억5600만원입니다.

카카오와 관계기업 사이인 두나무의 배당금은 카카오에게도 지출됐는데요. 카카오 계열사의 지분은 케이큐브1호 벤쳐투자조합 11.7%, 카카오 8.1%, 카카오청년펀드 2.7% 등 총 22.5%입니다. 지분율에 따라 카카오는 44억9700만원을 챙겼네요.

두나무는 2012년 4월 뉴스요약 서비스 ‘뉴스메이트’로 시작해 카카오 투자를 받은 뒤에는 카카오톡 기반의 증권 정보 공유 플랫폼 ‘증권메이트 포 카카오’로 성장한 회사입니다. 때문에 카카오와 돈독한 사이일 수밖에 없는 관계죠.

사진=업비트 홈페이지
사진=업비트 홈페이지

송치형 의장은 2018년 미국 포브스가 선정한 19대 암호화폐 부자에 선정되기도 했는데요. 암호화폐 부자 명단에는 리플 창업자, 이더리움 창시자 등이 이름을 올렸으며 우리나라에서는 19위에 송치형 두나무 대표가 유일하게 선정됐습니다. 포브스에 따르면 송치형 의장이 보유한 암호화폐 보유 자산은 최소 3억5000만달러(한화 약 3800억원)에서 최대 5억달러(약 54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두나무 측은 “송치형 의장은 암호화폐를 갖고 있지 않다”고 반박했습니다. 두나무는 이해충돌 방지 차원에서 임직원의 암호화폐 투자를 금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두나무 측 해명이 사실이라면 포브스가 오보를 낸 것입니다. 실제로 송치형 의장의 암호화폐 보유 여부는 알 수 없습니다.

한편으로 두나무는 회원권도 더 사들였는데요. 4개사 중 회원권을 가지고 있는 기업은 두나무가 유일합니다. 2018년에는 11억7530만원어치의 회원권을 취득한데 이어 지난해에는 51억1583만3000원어치의 회원권을 더 샀습니다. 두나무가 보유한 회원건은 총 62억9113만3000원이나 됩니다.

반면 사회공헌 척도로 읽혀지는 기부금은 2018년 10억원에서 지난해에는 20억원을 지출하는데 그쳤습니다. 배당금의 10분의 1 수준입니다.

다른 암호화폐 거래소들도 기부에 인색한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지난해 흑자로 돌아선 빗썸코리아는 지난해에 5억9400만원을 기부했습니다. 코인원은 그나마 있던 기부금도 지난해에는 사라졌습니다. 전년도에는 300만원을 했습니다. 코빗은 아예 기부금 항목조차도 없습니다.

한편 빗썸코리아는 지난해에 37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려 흑자 전환하는데 성공했습니다. 반면 코인원과 코빗은 적자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했는데요. 코인원은 120억5700만원의 당기순손실로, 전년(-57억5300만원)보다 적자가 2배 늘어났고, 코빗은 전년 -457억9100만원 당기순손실에서 -128억8000만원으로 적자 폭을 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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