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무제한 돈풀기’, 시장은 울고 웃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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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첫 ‘무제한 돈풀기’, 시장은 울고 웃고
  • 이경호 기자
  • 승인 2020.03.26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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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면식 한국은행 부총재(왼쪽 2번째)가 26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안정방안 실시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윤면식 한국은행 부총재(왼쪽 2번째)가 26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안정방안 실시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한국은행이 다음달부터 석달동안 금융회사에 유동성을 무제한 공급하기로 했다. 한은이 사상 처음으로 ‘한국판 양적완화’에 돌입한 것이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을 해소하고 실물경제 악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다.

한은은 오늘(26일) 오전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공개시장운영규정과 금융기관대출규정’ 개정안을 의결했다. 이에 따라 4월부터 3개월간 매주 한차례 정례적으로 한도 없는 전액공급방식의 RP매입으로 시장의 유동성 수요 전액을 공급한다. RP매입 금리 상한선은 기준금리 연 0.75%에 0.1%p(포인트)를 가산한 0.85%로 설정했다. 모집금리는 입찰 때마다 공고한다.

한은은 매주 화요일 입찰을 실시하기로 했다. 다만 RP매매 대상기관과 대상증권 확대 시기 등을 감안해 4월 첫 입찰은 4월2일에 진행할 예정이다. 7월 이후에는 그동안 입찰 결과, 시장상황 등을 고려해 이번 조치의 연장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사상 첫 전액공급방식의 RP매입 제도 도입으로 한은은 한국판 양적완화에 돌입했다. 한은 역시 이를 부인하지 않았다. 윤면식 부총재는 ‘해당 조치를 한국판 양적완화로 볼 수 있느냐’는 질문에 “꼭 아니라고 할 수밖에 없고, 틀린 건 아니다”라고 답했다. 사실상 양적완화라는 것이다.

이날 금통위는 공개시장운영 대상기관에 증권회사 11곳을 추가하고, 대상 증권도 8개 공공기관 특수채로 확대했다. 공개시장운영 대상기관은 기존 17개 은행과 5개 증권회사로 한정돼 있었으나 이번 통화안정증권과 증권단순매매 대상 7개 증권사와 국고채전문딜러 4개 증권사를 추가했다. 유효기간은 4월1일부터 7월31일까지 4개월간이다.

추가되는 7개 통화안정증권‧증권단순매매 대상기관은 신한금융투자, 현대차증권, KB투자증권, 하이투자증권, 키움증권, 한국투자증권, 유진투자증권이다. 4개 국고채전문딜러는 교보증권, 대신증권, DB투자증권, 메리츠종금증권이다.

RP매매 대상증권에는 8개 공공기관 특수채를 추가했다. 대출 적격담보증권에도 이들 공공기관 특수채와 은행채를 추가했다. 해당 대상증권 유효기간은 4월1일부터 2021년 3월31일까지 1년간이다.

추가된 공공기관 특수채는 한국전력공사, 한국도로공사, 한국가스공사, 한국토지주택공사, 한국철도공사, 한국철도시설공단, 한국수자원공사,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이 발행하는 채권이다. 해당 채권에 대한 증거금률은 신용등급별, 잔존만기별로 차등 적용한다.

/자료=한국거래소
/자료=한국거래소

한은이 사상 첫 ‘양적 완화’를 선언한 이날 양 주식시장은 희비가 갈렸다. 26일 코스피 지수는 전거래일보다 1.09% 하락해 1686.24로 장을 마감했다.

코스피는 5.65P(0.33%) 내린 1699.11에서 출발, 등락을 반복하다가 ‘무제한 돈풀기’에 나선다는 한은 발표에 힘입어 장중 1730선을 넘기도 했지만 상승 전환에 실패했다.

코스닥 지수는 전거래일보다 10.93포인트(2.16%) 오른 516.61로 마감해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지수는 0.83포인트(0.16%) 오른 506.51로 출발해 장 초반 하락 전환했지만 이후 상승세를 되찾았다.

한편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4.5원 오른 1234.4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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