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림그룹 3세 이도균의 ‘지분취득 미스터리’ 풀릴까
상태바
무림그룹 3세 이도균의 ‘지분취득 미스터리’ 풀릴까
  • 김인수 기자
  • 승인 2020.03.24 14: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학생 신분’으로 무림그룹 2대주주 입성… 금감원에 보고 없어 취득과정 불투명
추가 지분 매수 시 자금 차입처 ‘KFB 뉴브리지 홀딩스’, 조세 피난처와 같은 이름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한솔제지와 함께 우리나라 양대산맥을 이루는 무림그룹은 그동안 일감몰아주기 논란으로 따가운 눈총을 받았는데요. 일감몰아주기는 오너 일가의 사익편취로 이어지고 이로 이뤄진 자금은 승계를 위한 지렛대로 사용하는 것이 통상적인 재벌들의 승계방식입니다. 오너의 3세 또는 4세의 지분율을 늘려 승계를 진행하는 것이죠.

무림그룹의 경우 3세인 이도균 사장이 그룹 계열사의 막대한 지분율을 바탕으로 3세경영의 막이 오른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도균 사장의 지분 취득 과정입니다. 금융감독원에 보고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베일에 싸여 있는 것입니다.

무림그룹은 이동욱 회장과 아들인 이도균 사장 등 오너→무림SP(옛 무림제지)→무림페이퍼(엣 신무림제지)→무림P&P(옛 동해펄프) 등으로 지배구조를 구성하고 있는데요. 무림SP를 지배하면 그룹을 지배하는 셈이죠.

이도균 사장. /사진=무림그룹
이도균 사장. /사진=무림그룹

무림SP는 1999년 첫 공시를 하는데요. 이때 이도균 사장이 무림SP의 주주에 이름을 올립니다. 이때 이도균 사장의 나이는 22세입니다. 학생 신분이죠.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보고된 이 사장의 지분율은 20%입니다. 이로써 이 사장은 당시 최대주주이자 아버지인 이동욱 회장(20.8%)에 이은 2대 주주로 단숨에 올라섭니다.

당시 지분구조는 이동욱(20.8%), 이도균(20%), 이 회장 동생 이동근(19.2%)·이동윤(10.4%), 조카 이준석(9.6%) 등 특수관계인이 80%입니다.

하지만 이 사장이 취득한 지분 20%에 대한 설명은 어디에도 나타나지 않습니다. 지분율 변동원인은 ‘신주공모’라고만 기술돼 있을 뿐입니다. 무림그룹 측은 언론에 “故 이무일 선대 회장이 타계하면서 손자인 이도균 사장에게 회사 지분을 물려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한 바 있지만 명확한 내용은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2002년 분기보고서 때까지 이도균 사장의 지분율은 20%로 보고됩니다. 그러다가 이도균 사장이 표면적으로 지분을 사들이는 것은 2003년 2월 12일 ‘일반투자자-주식등의대량보유(변동)보고서’를 통해 나타납니다. 이때 인적사항 직업란에 ‘학생’으로 표기 됩니다.

KFB 뉴브리지 홀딩스 리미티드가 대주주로만 표기된 곳으로부터 1억5736만5360원을 차입해 장내매수로 2만1933주(1.09%)를 2월 7일부터 11일까지 3차례에 걸쳐 사들이면서 지분율 21.09%로 최대주주로 올라섭니다. 이후 2월 12일부터 3월 4일까지 4차례에 걸쳐 장내매수로 지분을 취득하면서 3월 21일 현재 21.37%까지 지분을 끌어올립니다. 이동욱 회장의 지분율은 20.8%를 유지합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이도균 사장이 지분을 사들이기 위해 차입한 곳입니다. 전자공시에 차입처명은 ****로만 표기돼 정확한 명칭은 알 수 없으며, 업종은 ‘은행업’, 대표자는 ‘로버트 에이코헨’, 대주주는 ‘KFB Newbridgs Holdings (private) Limited’로 돼 있더군요.

KFB 뉴브리지 홀딩스는 제일은행을 사서 2005년 되팔았던 사모펀드 ‘뉴브리지캐피탈’의 지주사로 알려져 있습니다. 당시 금융계와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제일은행에 투자한 뉴브리지캐피탈의 정확한 투자주체는 말레이시아 라부안에 설립된 ‘페이퍼컴퍼니’인 KFB 뉴브리지홀딩스 리미티드입니다. 뉴브리지캐피탈은 제일은행 매각으로 1조1500억원이라는 천문학적인 차액을 거두고도 세금을 한 푼도 내지 않아 논란이 일었습니다.

국세청은 KFB 뉴브리지 홀딩스가 실체가 있는 회사인지에 대해 사실 관계를 조사까지 했었습니다.

KFB 뉴브리지 홀딩스는 IMF 외환위기 시절인 1999년 12월 23일 제일은행을 5000억원에 사들여 2005년 영국계 유한회사 스탠다드차타드(SC)에 1조6510억원에 팔아, 1조1500억원의 차익을 봤는데요.

2010년 SC가 낸 법인세 소송 과정에서 서울행정법원은 “KFB 뉴브리지 홀딩스는 조세피난처에 설립된 페이퍼 컴퍼니에 불과하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만약 이도균 사장이 무림SP 지분을 사들일 때 차입한 자금이 지금까지 언급한 KFB 뉴브리지 홀딩스에서 나왔다면, 페이퍼 컴퍼니와 거래를 했다는 문제에 직면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에 무림SP가 1999년에 첫 공시에서 나타난 이도균 사장의 지분 20%에 대한 취득 과정도 명확히 밝혀지지 않는 등 이 사장의 지분 취득 과정이 미궁 속에 있습니다.

한편 이도균 사장은 23일 무림페이퍼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 사장에 선임된데 이어 25일까지 열리는 주총을 통해 무림SP, 무림P&P 대표이사에도 선임될 예정입니다. 이렇게 되면 그룹의 핵심 계열 3개사에서 모두 대표이사를 맡게 됩니다. 3세 승계 본격화에 대한 신호탄입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