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이재용·신동빈… ‘오는’ 박성하·권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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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는’ 이재용·신동빈… ‘오는’ 박성하·권영수
  • 김인수 기자
  • 승인 2020.03.12 13: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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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농단 사건 관련, 삼성 이재용·롯데 신동빈 ‘사내이사’ 하차
SK 박성하·LG 권영수는 사내이사에 이사회 의장까지… 지각변동

국내 주요 대기업들의 정기 주주총회 시즌이 다가왔는데요. 주총이 3월 셋째주와 넷째주에 몰려 있는 가운데 코로나19 확산방지와 주주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일제히 ‘전자투표제’를 실시하는 것이 특히 눈에 띕니다. 각 기업들은 코로나 증상이 있는 주주들에게 가급적 전자투표를 통해 의결권 행자를 주문하는 동시에 주총장에 열화상 카메라를 설치하는가 하면 손소독제와 마스크를 비치하는 곳도 등장합니다. LG그룹과 롯데그룹은 전자투표제를 도입하지 않고 있습니다. 한편으로 올해 주총은 총수와 총수 자녀들의 사내이사 재선임 그리고 사외이사 선임건이 핵심 키워드로 떠오를 것으로 보입니다. 주요 5대그룹의 주총은 삼성전자 18일, 현대자동차 19일, SK그룹 25일, LG그룹과 롯데그룹이 27일에 개최합니다. 5대그룹의 주총에서 다뤄질 주요 안건들을 살펴봤습니다.

사진 왼쪽부터 이재용, 정몽구, 박성하, 권영수, 신동빈.
사진 왼쪽부터 이재용, 정몽구, 박성하, 권영수, 신동빈.

삼성전자 이재용, 사내이사 연임 'NO'… 박재완 중심 주총

삼성전자는 이재용 부회장이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해 뇌물공여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가운데 주총을 치르게 됐는데요. 이재용 부회장은 이미 지난해 10월 사내이사직을 내려놓았습니다.

이사회 의장 또한 이상훈 전 의장이 노조와해 혐의로 구속된 상황에 사외이사였던 박재완 전 기획재정부 장관이 신임 의장으로 선임되면서 이번 주총을 이끌게 됐습니다. 사외이사가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을 맡은 것은 처음입니다.

이번 주총에서는 사내이사 후보로 한종희 VD사업부장 사장과 최윤호 경영지원실장 사장 등 2명을 추천하기로 결의했습니다. 앞서 지난해 10월 사내이사였던 이재용 부회장이 3년 임기가 만료됐음에도 연임하지 않기로 결정한 데다 구속된 이상훈 사장까지 자진사퇴로 공백이 생긴 사내이사 자리를 메우기 위해서입니다.

한종희 사장은 14년 연속 TV시장에서 세계 1위(IHS마킷 조사 30.9%)를 달성하는데 기여하는 등 탁월한 경영능력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최윤호 사장은 재무분야 전문가로서 사업부의 경영활동을 지원하고 사업부간 의사결정을 조율하는 역할로, 탄탄한 경영체제를 만들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주주들의 신임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현대차 정몽구, 사내이사 사임… 신임 이사회 의장 누구?

현대차 주총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16일 임기가 끝나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안이 다뤄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사회 의장직도 겸했던 정몽구 회장은 이 자리도 물러납니다. 단, 그룹 회장직은 유지합니다.

때문에 새로 선임될 이사회 의장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한때 정의선 부회장이 오를 것이란 관측도 나왔지만 현재 재계에서 투명성과 독립성을 높이기 위해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하는 추세를 따를 것이란 전망에 따라 사외아사가 맡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입니다. 이사회 의장은 주총을 통해 꾸려진 이사진이 주총 후 선출할 예정입니다.

이번 주총이 끝나면 이사회 의장과 최고경영자가 분리된 지배구조 체제로 개편돼 정의선 부회장 체제가 공고히 될 것으로 보입니다. 즉, 세대교체 수순이라는 것이죠.

정 회장이 떠난 사내이사 자리는 김상현 재경본부장(전무)을 선임하는 안건이 상정됐습니다. 김 전무가 선임되면 정의선 부회장, 이원희 사장, 알버트 비어만 사장, 하언태 사장 등 총 5명의 사내이사진으로 구성됩니다. 사외이사로는 최은수 법무법인 대륙아주 고문변호사가 추천됐습니다.

SK 박성하, 사장 승진 후 첫 사내이사… 4인 체제

SK그룹은 오는 20일 SK하이닉스를 시작으로 30일까지 각 계열사별로 주총이 열리며 지주사인 SK는 25일 진행됩니다.

1사 2체제인 SK는 이번 주총에서 장동현 사장과 박성하 SK C&C 사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합니다. 장동현 사장은 재선임이고, 박성하 사장은 지난해 조직개편을 통해 수펙스추구협의회에서 지주사 사장으로 승진했던 인물로, 이번에 신규 사내이사 선임안이 상정됐습니다.

박성하 사장이 선임되면 SK 사내이사는 최태원 회장과 조대식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장동현 사장 등 기존 3명에서 4명으로 늘어나게 됩니다. 이사회도 8명에서 9명 체제로 바뀝니다.

박성하 사장은 SK텔레콤 사업개발전략본부장, SK 포트폴리오 매니지먼트부문장, SK 수펙스 전략지원팀장 등 주요 요직을 거치면서 정보통신기술(ICT)과 디지털 영역에 대한 이해와 전문지식을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박 사장은 신년사에서 “디지털 중심의 비즈니스모델 혁신”을 밝힌 바 있어 SK C&C의 디지털 사업모델 혁신 가속화에 기여할 것으로 보입니다.

사외이사로는 장용석 연세대학교 행정학과 교수가 재선임될 예정입니다. 장용석 사외이사는 미국 스탠퍼드대학에서 사회학 박사학위를 받고 국무총리실 정부업무평가 전문위원, 한국행정학회 국제협력 위원 등을 지냈습니다. 장용석 사외이사는 감사위원으로 후보로도 이름을 올렸습니다.

LG 권영수, LG화학 이사회 의장 선임?… 사외이사에 조성욱

LG그룹은 이번 주총에서 권영수 부회장을 LG 사내이사로 재선임 안건을 상정했습니다. 오는 8월 임기가 만료되는 권 부회장은 재선임 시 오는 2023년 3월까지 연장됩니다.

권 부회장은 LG화학이 기타비상무이사로도 추천했는데요. 권 부회장은 박진수 LG화학 이사회 의장이 보유 주식을 매도하면서 물러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맞물려 LG화학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권 부회장은 앞서 지난해에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유플러스의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된 뒤 각 사 이사회 의장으로 선출된 이력도 있기 때문입니다.

LG는 사외이사로 대전고검 검사장 출신의 조성욱 법무법인 화우 대표변호사를 신규 선임한다는 안도 상정했습니다. ‘기업 형사’ 전문 법조인으로 알려진 조성욱 변호사는 서울중앙지검 형사4부장, 대검찰청 범죄정보기획관·대통령실 민정2비서관, 대전고등검찰청 검사장, 광주고등검찰청 검사장, 대전고검장 등을 역임했습니다.

롯데 신동빈, 4개 계열 사내이사 사임… 후임은 미정

롯데그룹은 신동빈 회장이 지난해 말과 올해 초에 잇따라 롯데쇼핑, 롯데칠성, 호텔롯데, 롯데건설 사내이사직에서 사임하면서 후임자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금융감독원에 공시를 하지 않아 아직 베일에 싸여 있습니다.

신동빈 회장이 그룹 핵심 계열사인 롯데쇼핑에서 등기임원직에서 물러난 것은 20년 만입니다. 이는 신동빈 회장이 지난해 10월 국정농단으로 대법원 판결에서 집행유예를 받은 것에 대한 후속조치입니다.

특히 롯데쇼핑은 신동빈 회장과 함께 이원전 전 유통BU장이 사내이사직에서 물러나면서 두 명의 사내이사 자리가 공석이 됐지만 후보는 미정입니다.

신 회장은 아직 롯데지주, 롯데제과, 롯데케미칼 대표이사직은 그대로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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