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LG그룹 회장과 젠슨 황 회동, 뭣이 중헌디? [조수연 만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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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광모 LG그룹 회장과 젠슨 황 회동, 뭣이 중헌디? [조수연 만평]
  • 조수연 편집위원(뉴스웰경제연구소장)
  • 승인 2026.06.15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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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광모 회장과 젠슨 황. /일러스트=조수연 편집위원
구광모 회장과 젠슨 황. /일러스트=조수연 편집위원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지난주 한국을 다녀갔다. 엔비디아가 AI 생태계의 패권을 유지하기 위해서 젠슨 황은 과거 PC방에서 GPU를 마케팅하던 심정으로 관련 사업 한국 재벌 총수를 만나 친교와 업무 협의를 전략적으로 전개했다. 젠슨 황의 타고난 쇼맨십에 겉으로 보기에는 사소한 자리 같아 보이기는 했지만, 삼성, SK, LG, 두산, 네이버 등 총수는 각각 자신 그룹의 미래 먹거리를 위해 젠슨 황과 무엇을 주고 무엇을 받을지 치열한 전쟁을 치렀다.

특히 지난 5일에는 젠슨 황과 SK그룹 최태원 회장, 네이버 이해진 의장, LG그룹 구광모 회장이 삼겹살과 소주 회동(이하 삼소 회동)을 벌여 주위의 관심을 끌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올해 공정거래위원회 공시대상기업집단 기준 3개 그룹의 공정자산 총액은 637조원에 달하고, 계열회사 수도 264개 달한다. 그야말로 대한민국 경제를 좌우하는 수장과 세계 경제의 부가가치를 독점하는 엔비디아 사장이 만나는 자리였다. 이날 밤 이슈는 AI·로봇 산업 등의 미래 확장 전략을 위해 어떤 얘기가 오갔는지였을 것이다.

구광모 회장을 조롱하는 기사 제목들.
구광모 회장을 조롱하는 기사 제목들.

그러나 이날 회동 이후 예기치 않은 기사가 쏟아지면서 필자는 놀랐다. 이른바 삼소 회동에서 나이가 가장 어린 LG그룹 구광모 회장이 삼겹살 굽는 역할을 자원했는데, 이 모습을 보고 SNS에서 가십거리가 뜨면서 논란이 일었다. 해당 SNS 내용을 전한 언론들은 제목에 ‘LG 회장’과 ‘오너리스크’라는 단어까지 사용했다. 해프닝 내용은 구광모 회장이 삼겹살을 굽고 돼지기름을 잘라 배식해서 삼겹살 구이의 풍미를 모르는 행위를 했다는 것이다. 어떤 보도는 이 내용을 무려 6쪽에 거쳐 장광설을 늘어놓기도 했다. 이들 기사는 다름 아닌 SNS 글을 퍼다 나른 것이었다. 조회 수 등 상업적 목적이 명확한데, SNS의 극히 개인적 취향을 담은 글을 여론을 형성하는 언론, 그것도 대한민국 대표 통신사까지 가세한 것이다.

상당 기간 지켜본 바에 따르면, 국내 재벌가 3세 승계자 가운데 LG 구광모 회장만큼 본인 행동과 관련한 구설이 없는 경영자도 드물다. 2006년 LG그룹에 입사해 차근히 경력을 쌓았고 2018년 구본무 전 회장이 별세하자, 양자 자격으로 범LG가문 가족회의에서 후계자로 선정되며 불과 40세에 일약 회장에 올랐다. 그의 유일한 개인적 스캔들은 양자로 입적한 구본무 회장 친가족이 제기한 상속 관련 법정 다툼이었으나, 최근 1심에서 법원이 원고 청구를 기각하며 구광모 회장은 가족 송사라는 부담을 벗었다. 상속 분쟁에서 구광모 회장은 대화와 타협으로 일관하며 고 구본무 회장 가족에 대한 예의를 다한 것으로 전한다.

구광모 LG 회장도 삼겹살 비계로 엮는 언론 스캔들을 보면서 실소를 금치 못했을 것이다. 필자도 굴지의 언론 다수가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모바일 사업도 접고 AI와 로봇으로 LG그룹 대표 사업 영역 혁신을 차분히 진행하는 구광모 회장이 젠슨 황에 선사한 담백한 삼겹살 고기의 덕을 톡톡히 볼 날이 있을 것이다. 그때 삼겹살 비계 기사로 구광모 회장을 조롱하려던 언론사들이 어떤 평가를 내릴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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