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경제] 홍콩, DLF사태와 ‘전인후과(前因後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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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경제] 홍콩, DLF사태와 ‘전인후과(前因後果)’
  • 이광희 기자
  • 승인 2019.12.18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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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신문에 보이지 못하는 전인후과’ 전시회 포스터.
‘신문에 보이지 못하는 전인후과’ 전시회 포스터.

‘신문에 보이지 못하는 전인후과’.

어제(17일)까지 사흘간 서울 마포구의 한 갤러리에서는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는 사진전이 열렸습니다. 최루탄 피해를 입고, 피를 흘리고, 핏자국 앞에 놓인 하얀 국화….

이 전시회는 홍콩 유학생 모임이 모국의 ‘송환법 반대운동’의 진상을 알리기 위해 개최한 것이었습니다. 사진전 제목에서 보이는 네 글자, 전인후과(前因後果). ‘원인이 있기에 결과가 있다’는 뜻의 사자성어입니다.

사진전 주최 측은 전시회 제목의 의미를 이렇게 말합니다.

“특정 장면을 찍은 사진만 보고 ‘폭도’라고 부르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 배경에는 송환법의 부조리함과 홍콩경찰의 무력진압이라는 ‘가려진 원인’이 있다.”

2018년도 금융소비자보호 실태평가. /자료=금융감독원
2018년도 금융소비자보호 실태평가. /자료=금융감독원

같은 날, ‘전인후과’의 예는 우리나라에서도 찾을 수 있습니다. 금감원이 17일 발표한 ‘2018년도 금융소비자보호 실태평가’가 그것인데요. 금융회사 68곳 중 우리은행과 하나은행만 종합등급에서 ‘미흡’ 평가를 받았습니다.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시중은행들에게는 낯 뜨거운 결과인데요. 이 같은 결과 뒤에는 바로 ‘파생결합펀드(DLF) 불완전판매’라는 원인이 있었습니다. 막대한 손실을 입은 DLF 투자자들은 지금 이 시간에도 분노를 터뜨리고 있습니다.

“내부통제 부실책임 등 은행책임 배상비율을 모든 투자자에게 일괄 적용하고, 공모규제 회피 반영 등 일괄 배상비율을 상향하라. 또 배상비율 가중·감경사유를 투자자와 협의하고 공개하라.”

금융감독원은 이번 금융소비자보호 실태평가에 대해 “행정지도 차원이기 때문에 금융회사에 직접 불이익은 없다”라며 “금융소비자보호법 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소비자실태평가의 법적 근거가 마련되는 만큼 지금보다 구속력 있는 조치를 취할 수 있다”라고 말합니다.

‘공명지조(共命之鳥)’를 망각하고 있는 국회가 정신 차려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가 생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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