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 압수수색 이어 GS건설과 유착 의혹까지 수사 가능성
송파권 정비사업 지침 위반 전력 알려지며 ‘GS 불신’ 확대
18일 서울 성동경찰서에 따르면, 성수전략정비구역 1지구(성수1지구) 조합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이 지난 12일 진행됐다. 이날 오후 약 1시간 30분 동안 진행된 압수수색은 성수1지구 조합장이 공사비는 조정하지 않은 채 마감자재를 하향해 차익을 편취하려 했다는 배임 혐의로 조합원들이 고발한 데 따른 조치다. 경찰은 조합 사무실 내 컴퓨터와 각종 사업 관련 문서를 확보해 본격적인 사실관계 규명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성수1지구 조합원들에 따르면, 조합장은 이미 성동구청과 조합원들에게 제시된 마감 자재를 대의원회 표결을 통해 갑작스럽게 낮추는 방식으로 변경했고, 이 과정에서 공사비 하향이나 차액 처리에 대한 설명이 없었다. 조합원들은 공사비는 그대로 두고 자재만 하향해 차익을 편취하려 했다는 의심을 하고 있다. 한 정비업계 관계자는 “자재 수준이 낮아지면 통상 공사비 조정이나 설계 재검토가 뒤따르는데, 그런 절차 없이 그대로 진행됐다면 의혹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GS건설과의 사전 교감 또는 결탁 의혹까지 겹치고 있다는 점이다. 조합원들은 마감자재 변경을 둘러싼 여러 정황을 근거로 “조합장이 특정 건설사의 이해와 맞물리는 방향으로 의사결정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라며 문제를 제기해 왔다.
논란의 한 축에는 과거부터 이어진 해당 건설사의 영업 행태에 대한 불신도 자리 잡고 있다. GS건설은 한동안 스스로 ‘클린 영업’을 내세우며 ‘조합원에게 5000원짜리 식사도 제공하지 않겠다’라고 강조해 왔다. 그러나 실제 현장에서는 이와 다른 행태가 드러났다는 지적이 여러 차례 나왔다.
대표적으로 송파권 정비사업에서는 해당 건설사가 조합원과 사전 개별접촉을 한 사실이 확인돼 관할 구청이 이를 ‘시공자 선정 지침 위반’으로 판단한 사례가 있다. 해당 사건 이후 업계 일각과 조합원들 사이에서는 “겉으로는 클린 영업을 내세우지만 실제로는 지침을 넘나드는 영업이 반복된다”라는 의혹의 시선마저 생겨났다.
성수1지구에서도 이와 비슷한 패턴이 반복됐다는 지적이 조합 안팎에서 나온다. 조합과 비공식 접촉이 이어졌다는 소문과 정황이 꾸준히 제기됐고, 시공자 선정 구조가 GS건설에 유리하게 설계된 것 아니냐는 문제 제기도 뒤따랐다. 한 조합원은 “조합장의 일방적 의사결정이 누적된 상황에서 특정 건설사와의 관계까지 불투명하니 조합원 입장에서는 모든 게 의심스러워 보일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조합 운영 방식에 대한 비판도 만만치 않다. 주요 안건이 조합원 전체와 충분히 공유되기보다는 소수 집행부 중심으로 처리돼 왔다는 지적이 많았고, 조합원 의견 수렴이 형식에 그쳤다는 불만이 반복돼 왔다. 한 업계 전문가는 “정비사업은 ‘돈이 많이 걸린 행정’인 만큼 절차와 정보 공개가 생명인데, 이 부분이 흔들리면 유착 의혹은 자연스럽게 따라붙는다”라고 지적했다.
법조계는 이번 압수수색을 통해 ▲마감자재 하향 결정이 구체적으로 어떤 경로로 이뤄졌는지 ▲조합장과 특정 건설사 간 사전 조율이 있었는지 ▲조합원 재산상 손해 가능성이 어느 정도인지가 핵심 쟁점으로 부각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변호사는 “자재 변경이 단순한 품질 선택 문제가 아니라 조합원 부담과 직결된 사안인 만큼, 의사결정 과정의 투명성과 이해관계 연결 여부에 대한 면밀한 검증이 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
성수1지구는 한강변 핵심 입지로 높은 사업성이 기대되는 정비사업이지만, 최근 ▲조합장 배임 의혹 ▲특정 건설사와의 유착 논란 ▲댓글 조작 제기 ▲정보 비공개와 독단적 운영 등 여러 문제가 누적되며 조합 내 신뢰가 크게 흔들린 상태다. 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는 “이번 수사가 단순히 개인의 책임 규명을 넘어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는 계기로 이어지기를 바라는 조합원 요구가 크다”라고 강조했다.
경찰은 압수물 분석을 마치는 대로 조합장과 관련자들에 대한 조사에 나설 예정으로 알려졌다. 정비업계는 성수1지구 수사 결과가 향후 다른 대형 정비사업의 영업 관행과 의사결정 구조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